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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매물사이트만 믿고 임장 갔다가 허탕 친 날의 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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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매물사이트만 믿고 임장 갔다가 허탕 친 날의 진짜 이야기

사진은 넓어 보였는데 현장은 달랐다

얼마 전 수도권 외곽에 나온 다세대 경매 물건을 보러 갔습니다. 부동산매물사이트에는 같은 단지 비슷한 평형이 2억 4천만 원에서 2억 6천만 원 사이로 올라와 있더군요. 사진도 깔끔했습니다. 방 3개, 욕실 2개, 남향, 역 도보 10분. 초보 투자자라면 숫자만 보고 “감정가 2억 3천이면 괜찮네” 하고 바로 입찰표 쓰기 쉬운 물건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가보니 느낌이 확 달랐습니다. 역 도보 10분은 성인 남자가 빠르게 걸었을 때 얘기였고, 실제로는 언덕을 타야 했습니다. 주차장은 세대수 대비 턱없이 부족했고, 1층 필로티 천장에는 누수 흔적이 있었습니다. 매물사이트 사진에는 안 보이던 부분이죠. 사이트가 거짓말을 했다기보다, 매물은 원래 잘 팔리는 쪽으로 보이게 올라옵니다.

제가 부동산매물사이트를 안 믿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매일 봅니다. 다만 사이트는 출발점이지, 입찰가를 결정하는 근거가 되면 안 됩니다. 특히 경매에서는 1천만 원 잘못 쓰면 낙찰받는 순간부터 손실이 시작됩니다.

부동산매물사이트에서 먼저 보는 숫자들

저는 물건을 처음 볼 때 네이버부동산, 직방, 다방, 호갱노노, 아실 같은 곳을 같이 엽니다. 아파트는 실거래가가 비교적 잘 잡히지만, 빌라나 다세대는 매물 호가와 실제 거래 가능 가격 차이가 큽니다. 그래서 저는 올라온 가격을 그대로 믿지 않고 세 가지로 나눠 봅니다.

  • 현재 올라온 매물 호가
  • 최근 6개월 실거래가
  • 현장에서 중개사가 말하는 급매 가능 가격

예를 들어 어떤 빌라가 부동산매물사이트에 2억 5천만 원으로 5개 올라와 있다고 합시다. 최근 실거래는 2억 1천만 원, 현장 중개사는 “급하면 2억에도 던질 사람 있다”고 말합니다. 이 경우 제 기준 시세는 2억 5천이 아닙니다. 보수적으로 2억에서 2억 1천 사이로 잡습니다.

경매 초보들이 자주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매물사이트 최고가를 보고 “이 정도에는 팔리겠지”라고 계산하는 겁니다. 그런데 최고가는 팔린 가격이 아닙니다. 그냥 집주인이 받고 싶은 가격일 뿐입니다. 시장이 안 받쳐주면 몇 달이고 그대로 떠 있습니다.

사이트별로 쓰임새가 다르다

부동산매물사이트를 하나만 보면 시야가 좁아집니다. 저는 사이트마다 역할을 다르게 둡니다. 네이버부동산은 현재 호가와 중개업소 분포를 보는 데 좋고, 호갱노노나 아실은 아파트 흐름, 입주 물량, 거래량을 확인할 때 씁니다. 직방과 다방은 원룸, 오피스텔, 임대 수요를 대략 보는 데 유용합니다.

공매나 경매 물건 중 오피스텔은 특히 임대료 확인이 중요합니다. 분양가 1억 8천짜리가 지금 매물사이트에 1억 3천으로 보여도, 월세가 45만 원인지 60만 원인지에 따라 수익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관리비가 높으면 임차인 구하기도 어려워집니다. 사이트에 월세 60만 원 매물이 하나 있다고 해서 전부 60만 원에 맞춰 계산하면 위험합니다.

제가 실제로 낙찰받았던 오피스텔 하나는 사이트 호가가 1억 2천만 원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확인해보니 같은 라인 급매가 1억 500만 원에 협의 중이었습니다. 월세도 광고에는 55만 원이 많았지만 실제 계약은 48만 원 선이었습니다. 그 차이를 반영해서 입찰가를 낮췄고, 결국 욕심내지 않은 덕분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사이트에 없는 정보가 나온다

권리분석은 등기부와 매각물건명세서로 하고, 가격 판단은 시세조사로 합니다. 그런데 시세조사는 모니터 앞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현장 중개업소 세 곳만 돌아도 부동산매물사이트에 없는 얘기가 나옵니다.

  • 그 건물에 누수가 잦은지
  • 주차 문제로 민원이 많은지
  • 세입자가 잘 들어오는 평형인지
  • 같은 단지 안에서도 선호 동과 비선호 동이 갈리는지
  • 급매가 실제로 얼마에 협의되는지

특히 빌라는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층, 방향, 도로 접면, 불법 확장 여부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큽니다. 사이트에서는 전용 59제곱미터라고 똑같이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2천만 원 이상 차이 나는 경우도 흔합니다. 지하주차장이 있는 신축급 빌라와 골목 안쪽 구축 빌라를 같은 표로 비교하면 안 됩니다.

명도 리스크도 사이트에는 안 나옵니다. 점유자가 협조적인지, 관리비 체납이 있는지, 내부 상태가 어떤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경매 물건은 싸게 사는 게 전부가 아닙니다. 싸게 산 줄 알았는데 수리비 2천만 원, 명도 비용 500만 원, 대출 이자 몇 달이 붙으면 계산이 바로 틀어집니다.

초보라면 이렇게만 걸러도 큰 사고는 줄어든다

제가 초보 투자자에게 부동산매물사이트를 쓰라고 말할 때는 늘 순서를 정해줍니다. 먼저 관심 지역을 좁히고, 같은 평형의 현재 호가를 봅니다. 그다음 실거래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현장 중개업소에 전화하거나 방문해서 “실제로 거래되는 가격”을 물어봅니다.

전화할 때도 그냥 “시세 얼마예요?”라고 물으면 대충 답이 옵니다. 저는 보통 이렇게 묻습니다. “이 라인 이 층이면 급매로 얼마까지 봐야 팔릴까요?” 또는 “지금 손님이 실제로 계약하는 가격이 어느 정도예요?” 이렇게 물으면 광고용 가격과 체감 가격이 갈립니다.

입찰가를 계산할 때는 매도가에서 비용을 먼저 빼야 합니다. 취득세, 법무비, 이사비나 명도비, 수리비, 중개보수, 보유 기간 이자, 양도세 가능성까지 넣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도가를 2억 1천만 원으로 보고 총비용이 1천500만 원 정도 예상된다면, 1억 9천500만 원에 낙찰받아도 남는 게 거의 없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시장이 조금만 밀리면 손실입니다.

부동산매물사이트는 좋은 도구입니다. 하지만 좋은 도구도 쓰는 사람이 욕심을 섞으면 위험해집니다. 화면에 보이는 호가는 참고자료이고, 현장에서 확인한 거래 가능 가격이 더 중요합니다. 저는 지금도 입찰 전날 밤에 사이트를 다시 열어보지만, 최종 입찰가는 늘 현장 메모와 비용표를 보고 씁니다. 경매는 싸게 낙찰받는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틀린 가격을 피하는 일이 더 오래 살아남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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