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특례대출 전세 집을 골라보니 대출보다 등기부가 먼저였다

얼마 전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부부와 전셋집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처음에는 금리가 얼마나 낮은지 묻더군요. 그런데 가져온 집의 등기부를 보니 근저당이 잡혀 있었습니다. 경매 물건을 오래 보다 보면 순서가 바뀌었다는 생각부터 듭니다. 대출이 나오는 집인지와 보증금을 돌려받기 좋은 집인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출산 요건을 맞춰도 한도가 2억 4천만원인 이유
흔히 신생아 특례대출 전세라고 부르는 상품의 이름은 신생아 특례 버팀목대출입니다. 주택도시기금 안내 기준으로 대출 접수일에서 2년 안에 출산한 무주택 세대주가 대상입니다. 2023년 1월 1일 이후 태어난 아이부터 적용되고, 임신 중인 태아는 아직 대상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어도 신청할 수 있지만, 아이의 가족관계증명서에 올라간 부모의 소득과 자산 등을 함께 심사합니다.
2026년 기준 부부 합산 연소득은 1억 3천만원 이하, 맞벌이는 2억원 이하입니다. 맞벌이라면 부모 각자의 소득도 확인해야 합니다. 부부 합산 순자산 기준은 3억 4,500만원 이하입니다. 숫자만 듣고 곧바로 계약금을 보내기보다, 출생신고와 가족관계증명서 등재 여부부터 챙겨야 합니다. 접수일이 기준이니 아이가 두 돌에 가까워졌다면 날짜도 여유 있게 계산해야 하고요.
대출한도는 최대 2억 4천만원, 임차보증금의 80% 이내입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3억원짜리 집은 80%가 2억 4천만원이므로 최소 6천만원을 자기 돈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보증금 4억원이면 80%는 3억 2천만원이지만 상품 한도에 걸려 최소 1억 6천만원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중개보수, 이사비, 보증료와 잔금일까지 쓸 생활비도 별도로 남겨둬야 합니다. 실제 승인액은 소득, 신용, 보증 심사와 집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금리표를 보기 전에 집의 숫자부터 맞춰봤다
이 상품의 안내 금리는 연 1.3~4.3%입니다. 내게 적용될 금리는 소득과 보증금 등 심사 결과로 정해집니다. 가령 2억 4천만원을 연 2.5%로 빌리면 단순 계산한 이자는 한 달 약 50만원입니다. 대출 기간은 기본 2년이고 요건을 충족하면 최장 12년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자가 싸다는 이유로 보증금이 비싼 집을 고르면, 계약이 끝날 때 돌려받아야 할 돈도 그만큼 커집니다.
집 자체에도 기준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이나 주거용 오피스텔이어야 하고, 수도권을 제외한 도시지역 밖 읍·면 지역은 100㎡ 이하까지 허용됩니다. 임차보증금은 수도권 5억원, 그 밖의 지역 4억원 이하입니다. 이 범위에 들어와도 보증기관의 담보 심사에서 거절되면 대출을 받기 어렵습니다. 부동산에서 ‘특례대출 되는 집’이라고 말하는 것과 은행이 실제 승인하는 것은 다른 얘기입니다.
등기부 한 줄이 낮은 이자보다 비쌌다
경매 현장에서는 선순위 권리를 먼저 봅니다. 전세 계약도 같습니다. 계약 전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서 소유자,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압류·가압류, 신탁등기 여부를 확인합니다. 다가구주택이라면 등기부에 드러나지 않는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과 순서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집주인이 알려준 대출 잔액만 받아 적으면 위험합니다. 은행 빚은 실제 잔액과 등기된 채권최고액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숫자로 보면 감이 옵니다. 어떤 집의 시세를 3억 5천만원으로 보고, 선순위 근저당 채권최고액이 1억원, 내가 넣을 전세보증금이 2억 4천만원이라고 해봅시다. 둘을 더하면 3억 4천만원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인정 주택가격의 90%에서 선순위채권 등을 뺀 금액을 보증한도로 봅니다. 인정 주택가격이 3억 5천만원이라면 90%는 3억 1,500만원이니, 이 사례는 그 기준을 넘습니다. 실제 인정 가격과 다른 보증 조건은 별도 심사 사항입니다. 그래도 이 정도 차이가 보이면 계약부터 할 일은 아니죠.
여기서 많이 헷갈리는 게 있습니다. 전세대출을 위한 보증과 계약 종료 때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반환보증은 확인 목적이 다릅니다.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으면서 해당 집의 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도 별도로 물어봐야 합니다. 반환보증이 가능하다는 말만 듣고 끝내지 말고, 신청 시점과 필요한 서류까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계약금 보내기 전후로 확인할 순서
저라면 먼저 은행에 출산·소득·자산 요건과 예상 한도를 상담하고, 마음에 든 집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와 건축물대장을 가져가 담보 취급 가능 여부를 묻겠습니다. 그다음 실거래가와 주변 매물을 비교해 보증금이 과하지 않은지 봅니다. 신축 빌라처럼 거래 사례가 적으면 호가 하나만 믿기 어렵습니다. 경매에서 감정가만 믿고 입찰가를 쓰지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계약할 때는 임대인이 등기부상 소유자인지, 대리 계약이라면 권한을 증명하는 서류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임차보증금의 5% 이상을 지급해야 대출 신청 요건을 갖출 수 있으니 계약금도 일정에 맞춰 준비해야 합니다. 대출이나 보증이 집의 권리관계 때문에 불가능할 때 계약금을 어떻게 돌려받을지, 잔금 전 새 근저당이 설정되면 어떻게 할지도 계약서 특약으로 협의해 적어두는 게 좋습니다. 특약 문구만으로 모든 분쟁이 막히는 것은 아니어서 등기부는 잔금 직전에도 다시 봅니다.
신청 기한은 신규 계약의 경우 잔금지급일과 전입일 중 빠른 날부터 3개월 이내입니다. 보증 신청 기한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잔금을 치르고 집을 인도받은 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도 미루지 않습니다. 보증금을 지키는 절차와 대출 신청을 한 장의 일정표에 적어두면 빠뜨릴 일이 줄어듭니다.
아이와 살 집이라면 월 이자 몇만원 차이보다 계약이 끝났을 때 보증금이 제때 돌아올 가능성을 먼저 보겠습니다. 저는 경매장에서 권리 한 줄을 놓친 대가가 얼마나 큰지 봤습니다. 전셋집을 고를 때도 마음에 드는 집을 찾은 다음이 아니라, 마음이 기울기 전에 그 한 줄을 읽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