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고정금리 변동금리 낙찰 뒤 다시 비교해봤다

입찰장에서 낙찰가를 적어낼 때는 몇백만 원 차이에 손이 떨립니다. 그런데 낙찰받고 나서 대출 금리를 고를 때는 ‘당장 낮은 쪽’만 보고 넘어가는 분이 꽤 많더군요.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명도가 늦어지고 매도가 밀리면 이자 몇 달 치가 수익을 깎아 먹는다는 걸 겪고 나서야 계산표를 바꿨습니다.
주담대 고정금리 변동금리는 앞으로 금리가 오를지 내릴지를 맞히는 문제처럼 보입니다. 경매 물건에서는 돈을 언제 빌리고, 몇 달이나 들고 있으며, 언제 갚을 수 있는지가 더 급합니다. 같은 금리라도 점유자와 협의가 끝난 물건과 명도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물건의 부담은 다릅니다.
낙찰가보다 먼저 적어둔 숫자들
가령 낙찰가 3억 원인 아파트에 자기자금 1억 원, 대출 2억 원을 넣는다고 해보죠. 금리가 연 4.2%이고 이자만 낸다는 단순한 가정이면 한 달 이자는 약 70만 원입니다. 6개월이면 420만 원입니다. 여기에 취득세, 등기 비용, 관리비 체납 여부, 명도 비용, 수리비가 붙습니다. 이 숫자들은 금리 유형을 고르기 전에 이미 자금계획에 들어 있어야 합니다.
특히 경락잔금대출은 낙찰가의 일정 비율이 반드시 나온다고 생각하면 위험합니다. 금융기관의 담보평가, 소득과 기존 부채, 적용 규제, 물건 상태에 따라 실행 금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입찰 전에는 물건 자료를 들고 금융기관에 가능 금액과 실행 시점을 확인합니다. 잔금 납부일이 정해져 있는데 대출 상담을 낙찰 뒤에 시작하면, 금리 선택보다 잔금 마련이 먼저 문제가 됩니다.
저는 대출 상담을 받을 때 ‘2억 원까지 가능합니까’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실제 적용 금리, 우대 조건, 상환 방식, 만기, 중도상환수수료를 한 장에 적습니다. 제시된 최저 금리는 급여 이체나 카드 사용 같은 조건을 모두 채웠을 때의 숫자일 수 있습니다. 우대 조건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같이 봐야 합니다.
고정이라고 적혀 있어도 끝까지 고정은 아닐 수 있다
상품 설명에 고정금리라는 말이 보이면 금리가 유지되는 기간부터 읽습니다. 만기까지 같은 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이 있고, 처음 몇 년만 고정한 뒤 변동금리로 바뀌는 혼합형도 있습니다. 일정 주기마다 금리를 다시 정하는 주기형도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도 대출 유형을 구분해 안내합니다. 이름만 보고 30년 내내 같은 금리라고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변동금리는 기준금리의 움직임이 약정한 주기에 따라 대출 금리에 반영됩니다. 처음 제시받은 금리가 낮을 수 있지만, 다음 조정 때 납입액이 늘 수도 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만기까지 고정되는 상품은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을 예측하기 쉽습니다. 다만 처음 금리가 더 높다면 그 차액을 실제 보유 기간 내내 지불하는 셈입니다.
숫자로 보면 감이 옵니다. 같은 대출 2억 원에서 변동금리 연 4.3%, 고정금리 연 4.8%를 제시받았다고 가정해보죠. 이자만 내는 방식으로 단순 계산하면 첫 달 이자 차이는 약 8만 3천 원, 1년이면 약 100만 원입니다. 실제 원리금 상환액은 상환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적어도 ‘고정이니까 마음 편하다’는 말의 가격은 보입니다.
이번엔 변동금리가 연 4.3%에서 5.8%로 오른 상황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해봅니다. 월 이자가 약 71만 7천 원에서 96만 7천 원으로, 25만 원 늘어납니다. 집이 비어 있고 수리비까지 나가는 달에는 이 차이가 크게 느껴집니다. 금리 상승을 예언할 수는 없어도, 이 정도 추가 지출을 버틸 현금이 있는지는 지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명도 기간이 길어지면 싼 금리도 비싸진다
예전에 명도 협의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물건을 보면서 계산이 얼마나 쉽게 틀어지는지 배웠습니다. 입찰 전 계획은 두 달 뒤 수리, 그다음 달 매도였습니다. 실제로는 점유자와의 협의와 수리 일정이 밀려 보유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었습니다. 월 이자 70만 원인 대출이라면 세 달 지연만으로 210만 원이 추가됩니다. 그 사이 관리비와 보유 비용도 나갑니다.
그래서 단기 매도를 생각할 때는 금리 차이만큼 중도상환수수료를 봅니다. 예를 들어 2억 원을 일찍 갚을 때 남은 수수료가 원금의 0.6%라면 120만 원입니다. 앞의 금리 차이 1년치 약 100만 원보다 큽니다. 실제 수수료는 상품과 상환 시점에 따라 다릅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안내에도 조기상환 시점에 따른 수수료 조건이 따로 적혀 있습니다.
명도 뒤 임대를 놓을 계획이라면 계산이 또 달라집니다. 예상 월세에서 이자만 빼고 남는 돈을 수익으로 잡으면 안 됩니다. 공실, 수선, 재산세, 임대 관련 세금과 원금 상환액까지 놓고 봐야 합니다. 변동금리를 택한다면 금리가 1~2%포인트 올랐을 때도 매달 돈을 보탤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보증금을 받을 예정이라도 입주 전까지 버틸 현금은 별도로 필요합니다.
제가 입찰 전 대출 상담에서 확인하는 순서
- 이 물건과 내 소득·기존 부채 기준으로 잔금일에 실행 가능한 금액
- 우대 조건을 반영한 실제 적용 금리와 우대가 끊기는 조건
- 고정 기간 또는 금리 조정 주기, 조정 때 적용되는 기준
- 원리금 상환 방식과 첫 납입액, 금리 상승 시 예상 납입액
- 예상 매도 시점에 대출을 갚을 경우의 중도상환수수료
상담 결과는 가능하면 두 곳 이상에서 같은 조건으로 받아 비교합니다. 대출 가능 금액이 다르면 금리 0.2%포인트 차이보다 준비해야 할 자기자금 차이가 훨씬 클 수 있습니다. 규제와 상품 조건은 바뀔 수 있으니, 예전에 받은 상담 결과를 다음 입찰에 그대로 쓰지도 않습니다.
제가 변동금리를 고르는 경우는 금리가 더 올라도 잔금과 보유 비용을 감당할 현금이 있고, 조기 상환 계획까지 숫자로 맞을 때입니다. 오래 보유할 물건이고 월 납입액이 늘면 생활비나 다음 물건 자금까지 흔들린다면 고정금리 쪽의 예측 가능성을 더 높게 봅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금리 전망보다 내 돈이 묶이는 기간과 버틸 수 있는 현금이 먼저 말해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