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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계약서 쓰기 전 등기부부터 뒤져봤더니, 사기 냄새 나는 집은 패턴이 비슷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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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계약서 쓰기 전 등기부부터 뒤져봤더니, 사기 냄새 나는 집은 패턴이 비슷했습니다

얼마 전 지인이 전셋집 계약 직전에 등기부를 들고 왔습니다. 보증금은 2억 4천만 원, 집주인은 급매처럼 말이 빠르고, 중개사는 “요즘 다 이렇게 해요”라고 했다더군요. 그런데 등기부를 보니 근저당이 1억 8천만 원, 시세는 주변 실거래 기준으로 넉넉히 잡아도 3억 초반이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전세로 들어가면 집값이 10%만 흔들려도 보증금이 위험권에 들어갑니다. 전세사기예방은 거창한 법률 지식보다, 계약 전에 귀찮은 확인을 끝까지 하는 습관에서 갈립니다.

전세사기 물건은 대개 숫자가 먼저 이상합니다

제가 경매장에서 본 위험한 전세 물건들은 이야기가 비슷했습니다.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너무 작고, 집주인은 여러 채를 갖고 있고, 등기부에는 근저당이나 압류가 슬쩍 끼어 있습니다. 초보자는 “신축이라 깨끗하다”, “보증보험 된다더라”는 말에 마음이 놓이는데, 현장에서는 그런 말보다 숫자가 먼저입니다.

예를 들어 빌라 시세가 2억 8천만 원인데 전세보증금이 2억 6천만 원이면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여유가 2천만 원뿐입니다. 취득세, 중개보수, 대출이자, 경매로 넘어갔을 때의 유찰 가능성까지 생각하면 그 2천만 원은 방석이 아니라 종이 한 장입니다. 경매에서는 감정가 100%에 바로 팔린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한 번 유찰되면 20~30%씩 빠지는 지역도 많습니다.

등기부등본은 세 번 봐야 합니다

등기부는 계약 당일 한 번만 보면 부족합니다. 저는 최소 세 번을 봅니다. 가계약금 보내기 전, 계약서 쓰는 날, 잔금 치르기 직전입니다. 등기부는 인터넷등기소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고, 몇 분이면 됩니다. 돈 몇 천 원 아끼려다 보증금 몇 억이 걸리는 장면을 저는 너무 많이 봤습니다.

표제부에서는 주소와 건물 종류를 봅니다. 내가 계약하려는 집이 다세대인지, 오피스텔인지, 근린생활시설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갑구에서는 소유자가 누구인지, 압류·가압류·가처분·신탁등기가 있는지 봅니다. 을구에서는 근저당권, 전세권, 임차권등기가 있는지 봅니다. 특히 신탁등기는 초보자가 많이 놓칩니다. 신탁회사 동의 없이 임대인이 마음대로 전세계약을 하면 나중에 임차인 지위가 애매해질 수 있습니다.

  • 갑구 소유자 이름과 계약서 임대인 이름이 같은지 확인
  • 압류, 가압류, 가처분, 경매개시결정 등 위험 표시 확인
  • 을구 근저당 채권최고액 확인
  • 신탁등기가 있으면 신탁원부와 동의서 확인
  • 잔금 직전 등기 변동이 없는지 다시 확인

시세조사는 중개사 말만 믿으면 안 됩니다

전세사기예방에서 제일 많이 빠지는 부분이 시세입니다. 중개사가 보여주는 매물 호가만 보면 안 됩니다. 호가는 팔고 싶은 가격이고, 실거래가는 실제로 거래된 가격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네이버 부동산 매물, KB시세, 주변 중개업소 2~3곳 통화를 같이 봐야 합니다. 빌라나 다세대는 아파트보다 비교가 어렵기 때문에 같은 동네라도 연식, 층, 면적, 주차, 엘리베이터 여부를 따져야 합니다.

제가 보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보증금과 선순위 채권을 합친 금액이 보수적으로 잡은 매매가의 70~80%를 넘으면 초보자에게는 부담스럽습니다. 지역과 물건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여유가 없는 전세는 작은 사고에도 바로 위험해집니다. 특히 신축 빌라는 분양가, 감정가, 전세가가 한 덩어리로 부풀려지는 경우가 있어 더 조심해야 합니다.

계약서 특약은 말보다 강합니다

현장에서 문제 생기면 “그때 그렇게 말했잖아요”는 힘이 약합니다. 계약서에 적힌 문장이 남습니다. 그래서 전세 계약서에는 최소한 몇 가지 특약을 넣는 게 좋습니다. 임대인이 거부하면 그 자체로 신호입니다. 정상적인 집주인이라면 임차인 보증금 보호를 위한 기본 특약을 과하게 불편해하지 않습니다.

  • 임대인은 잔금일 다음 날까지 근저당권 등 제한물권을 설정하지 않는다.
  • 위반 시 임차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임대인은 손해를 배상한다.
  • 계약 당시 고지하지 않은 압류, 체납, 선순위 임대차가 확인되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불가한 사유가 임대인 또는 목적물에 있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 잔금은 등기부 재확인 후 소유자 명의 계좌로 송금한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도 바로 처리해야 합니다.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하면 대항력이 생기는데, 일반적으로 전입신고 다음 날 0시부터 효력이 문제됩니다. 그래서 잔금일 당일 집주인이 근저당을 새로 잡아버리는 사고가 무섭습니다. 이 부분 때문에 잔금 다음 날까지 제한물권 설정 금지 특약을 넣는 겁니다.

보증보험은 방패지, 면죄부가 아닙니다

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같은 제도는 분명 필요합니다. 다만 “보증보험 되니까 안전하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가입 조건이 있고, 집값 산정 방식이나 선순위 채권, 임대인 상태에 따라 거절될 수 있습니다. 계약하고 나서 안 된다는 말을 들으면 이미 늦습니다. 계약 전 단계에서 보증 가입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또 하나, 세금 체납도 봐야 합니다. 임대인의 국세·지방세 체납은 보증금 회수 순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 납세증명서 확인을 요구하고, 임대인이 계속 피하면 저는 그 물건을 접습니다. 좋은 물건은 세상에 또 나옵니다. 하지만 한 번 묶인 보증금은 내 삶을 몇 년씩 묶어버립니다.

제가 초보자라면 이런 집은 피합니다

현장에서 오래 굴러보면 수익 나는 물건보다 피해야 할 물건이 먼저 보입니다. 전세도 똑같습니다. 초보자일수록 애매한 물건으로 실력 테스트를 하면 안 됩니다. 권리관계가 깨끗하고, 시세 확인이 쉽고, 보증보험 가능성이 높고, 임대인의 설명이 투명한 집을 고르는 게 먼저입니다.

  •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지나치게 작은 집
  • 등기부에 근저당, 압류, 신탁등기가 있는데 설명이 흐린 집
  • 소유자가 자주 바뀐 신축 빌라
  • 임대인이 납세증명서나 선순위 임대차 내역 확인을 피하는 집
  • 계약을 급하게 밀어붙이며 가계약금부터 요구하는 집
  • 잔금 계좌가 소유자 명의가 아닌 집

참고할 공식 경로도 남겨둡니다. 등기 확인은 인터넷등기소, 실거래가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보증 관련 내용은 HUG 주택도시보증공사, 임대차 기본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하는 게 가장 낫습니다. 블로그 글이나 중개사 설명은 판단 재료일 뿐이고, 마지막 확인은 공식 자료로 해야 합니다.

전세사기예방은 겁먹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내 보증금을 남의 말에 맡기지 말자는 얘기입니다. 계약 전 하루만 더 귀찮아지면, 나중에 법원·경찰서·보증기관을 몇 년씩 오가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저는 경매장에서 무너진 전세계약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전세는 좋은 집을 찾는 일보다, 위험한 집을 걸러내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전세 계약서 쓰기 전 등기부부터 뒤져봤더니, 사기 냄새 나는 집은 패턴이 비슷했습니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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