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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경매 입찰장에 10년 다녀봤더니 초보가 잃는 돈은 거의 비슷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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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경매 입찰장에 10년 다녀봤더니 초보가 잃는 돈은 거의 비슷했습니다

처음 법원경매장에 갔던 날 아직도 기억납니다

얼마 전 지인이 법원경매를 시작해도 되겠냐고 물었습니다. 유튜브에서 낙찰가율 낮은 물건을 보고 왔다고 하더군요. 저는 딱 한마디 먼저 했습니다. 입찰표 쓰기 전에 등기부등본 한 줄을 제대로 읽을 자신이 있냐고요.

저도 처음에는 법원경매가 싸게 사는 기술인 줄 알았습니다. 시세보다 20%, 30% 낮게 낙찰받으면 이미 번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현장에서 10년 넘게 입찰장을 다녀보니, 돈을 버는 사람은 싸게 사는 사람이 아니라 위험을 돈으로 계산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법원경매는 공개된 시장입니다. 감정가,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임대차관계, 등기부등본이 다 나옵니다. 문제는 자료가 공개되어 있다는 것과 그 자료를 제대로 해석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라는 겁니다.

낙찰가보다 먼저 봐야 할 건 권리와 점유입니다

초보 분들이 가장 많이 보는 숫자는 감정가와 최저가입니다. 감정가 3억짜리가 두 번 유찰돼서 최저가 1억9천만 원까지 내려왔다, 이런 숫자에 눈이 먼저 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최저가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누가 살고 있는지, 그 사람이 나갈 의사가 있는지, 보증금은 누가 책임지는지입니다.

예전에 서울 외곽 다세대 물건을 본 적이 있습니다. 감정가 2억4천만 원, 최저가 1억5천만 원대였습니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였습니다. 역까지 도보 10분, 주변 실거래도 2억 초반. 그런데 매각물건명세서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전입일과 확정일자를 맞춰 보니 낙찰자가 보증금 일부를 떠안을 수도 있는 구조였습니다.

그 물건은 결국 누군가 낙찰받았습니다. 낙찰가만 보면 싸게 산 것처럼 보였는데, 인수 가능 보증금과 명도 비용을 넣으면 주변 급매보다 비싸졌습니다. 법원경매에서 무서운 건 입찰 당일에는 박수받을 수 있어도, 잔금 치르고 열쇠 받기 전까지 진짜 손익이 안 나온다는 점입니다.

권리분석에서 제가 꼭 확인하는 것

  •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선 권리가 있는지
  •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는지
  • 배당요구를 했는지, 못 했는지
  • 매각물건명세서에 특별매각조건이 붙었는지
  • 유치권, 법정지상권, 분묘기지권 같은 특수권리 문구가 있는지

이 다섯 가지 중 하나라도 애매하면 저는 입찰가를 깎거나 아예 빠집니다. 돈은 다음 물건에서 벌면 됩니다. 그런데 잘못 낙찰받은 물건은 몇 달, 길면 몇 년을 잡아먹습니다.

시세조사는 부동산 앱만 보면 반쪽입니다

요즘은 실거래가 앱이 좋아져서 누구나 시세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법원경매에서 앱 시세만 믿으면 위험합니다. 같은 아파트라도 동, 층, 향, 수리 상태, 전세 낀 여부에 따라 실제 매도가가 달라집니다. 빌라나 상가는 더 심합니다.

제가 시세조사를 할 때는 최소 세 가지를 봅니다. 첫째, 최근 6개월 실거래가. 둘째, 현재 나와 있는 매물 호가. 셋째, 인근 중개업소 통화입니다. 특히 빌라는 중개업소 두세 군데 전화해서 “이 라인 매도하면 얼마쯤 보느냐”를 물어봐야 감이 옵니다. 앱에는 2억2천만 원으로 보이는데 실제로는 1억9천만 원에도 거래가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번은 수도권 구축 아파트를 검토했습니다. 실거래가는 4억1천만 원이었고 최저가는 3억2천만 원이었습니다. 숫자로는 매력적이었죠. 그런데 현장에 가 보니 단지 바로 앞 도로 공사 소음이 컸고, 해당 동은 저층에 조망도 막혀 있었습니다. 중개업소에서는 급매로 내놓으면 3억7천만 원 선을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취득세, 법무비, 명도비, 이자까지 넣으면 남는 게 거의 없었습니다. 저는 입찰하지 않았고, 나중에 낙찰가를 보니 3억6천만 원대였습니다. 그 가격이면 실거주 목적이 아니고서는 버티기 힘든 금액이었습니다.

입찰가는 감으로 쓰면 안 됩니다

법원경매 입찰장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입찰봉투 넣기 직전입니다. 이상하게 마음이 흔들립니다. “이 정도면 되겠지”, “천만 원만 더 쓰면 받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이 올라옵니다. 그런데 그 천만 원이 수익 전부일 때가 많습니다.

저는 입찰가를 정할 때 거꾸로 계산합니다. 예상 매도가에서 취득세, 법무비, 체납관리비 가능분, 수리비, 명도비, 대출이자, 중개수수료, 보유기간 리스크를 뺍니다. 그리고 최소 기대수익을 다시 뺍니다. 그렇게 남은 금액이 제 상한가입니다. 현장에서 분위기가 뜨거워도 그 금액을 넘기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예상 매도가가 3억 원인 빌라가 있다고 해보죠. 취득세와 부대비용 700만 원, 수리비 1천만 원, 명도비 500만 원, 이자와 보유비 600만 원, 매도 중개수수료와 기타비용 300만 원을 잡으면 이미 3천100만 원이 빠집니다. 여기에 최소 수익 2천만 원을 원한다면 입찰 상한가는 2억4천900만 원 근처가 됩니다. 최저가가 2억3천만 원이라도 경쟁이 붙어 2억7천만 원에 낙찰받으면 겉으로는 싸 보여도 실제로는 손해가 날 수 있습니다.

초보가 피해야 할 물건은 분명히 있습니다

법원경매를 처음 시작한다면 어려운 물건으로 실력을 증명하려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유치권 신고가 있는 공장, 선순위 임차인이 애매한 다가구, 지분경매, 도로 없는 토지, 법정지상권 가능성이 있는 땅은 공부용으로 보는 건 괜찮지만 실전 첫 물건으로는 부담이 큽니다.

초보에게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건 권리관계가 단순한 아파트나 오피스텔입니다. 물론 이것도 무조건 쉽다는 뜻은 아닙니다. 관리비 체납, 점유자 성향, 내부 상태, 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도 구조가 단순하면 실수했을 때 피해 범위를 계산하기가 낫습니다.

그리고 경락잔금대출은 입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낙찰받고 나서 대출이 덜 나오면 정말 난감합니다. 특히 소득, DSR, 지역 규제, 물건 종류에 따라 한도가 달라집니다. 감정가의 몇 퍼센트 나온다는 말만 믿고 들어가면 잔금일이 다가올수록 잠을 못 잡니다.

제가 초보라면 첫 입찰 전에 이렇게 움직입니다

  • 관심 지역을 2곳 이하로 좁힌다
  • 아파트나 오피스텔 위주로 30건 이상 모의 권리분석을 한다
  • 입찰 전 현장 방문과 중개업소 통화를 반드시 한다
  • 입찰 상한가를 종이에 써서 가져간다
  • 애매한 문구가 있으면 전문가에게 비용을 내고 확인한다

법원경매는 잘 쓰면 좋은 매입 통로입니다. 하지만 싸게 낙찰받는 게임은 아닙니다. 권리, 점유, 대출, 세금, 매도 가능성까지 한꺼번에 보는 작업입니다. 저는 아직도 입찰 전날에는 자료를 다시 봅니다. 10년을 해도 한 줄 놓치면 돈이 나갑니다. 처음 시작하는 분이라면 빨리 낙찰받는 것보다 오래 살아남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게 훨씬 현실적입니다.

법원경매 입찰장에 10년 다녀봤더니 초보가 잃는 돈은 거의 비슷했습니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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