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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본 재건축 현장 분위기 직접 보니,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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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본 재건축 현장 분위기 직접 보니,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들

얼마 전 산본역 근처에서 약속이 있어 한 바퀴 돌았는데, 예전보다 재건축 이야기가 훨씬 노골적으로 들렸습니다. 부동산 사무실 유리창에는 선도지구, 통합정비, 특별정비구역 같은 단어가 붙어 있고, 단지 안에서는 동의율 얘기가 자연스럽게 오갑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오래 굴러본 사람 입장에서는 이런 분위기일수록 더 조심해서 봅니다. 재건축은 기대감으로 시작하지만, 돈은 숫자와 일정에서 갈립니다.

산본 재건축이 갑자기 뜬 게 아닙니다

산본은 1기 신도시입니다. 입주한 지 30년 안팎 된 단지가 많고, 주차장 부족, 배관 노후, 층간소음, 엘리베이터 문제 같은 생활 불편이 이미 오래 쌓였습니다. 그래서 재건축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예전에는 사업성이 애매하다는 말이 많았습니다. 기존 용적률이 낮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근데 노후계획도시 정비 제도가 본격화되면서 판이 달라졌습니다. 산본은 기본계획상 아파트 기준 용적률을 330% 안팎까지 보는 흐름이 나왔고, 선도지구도 선정됐습니다. 군포시 발표 기준으로 11구역과 9-2구역이 선도지구에 들어갔고, 합치면 4,600가구가 넘는 규모입니다. 이 정도면 그냥 동네 소문이 아니라 행정 절차가 실제로 움직이는 단계라고 봐야 합니다.

다만 여기서 착각하면 안 됩니다. 선도지구에 들어갔다고 바로 새 아파트 입주권이 눈앞에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특별정비계획, 사업시행자, 시공사 선정, 이주, 철거, 착공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경매장에서 보면 이 구간을 너무 짧게 잡고 들어왔다가 자금 계획이 꼬이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산본은 입지가 작고 단단한 대신, 선택지가 좁습니다

산본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지하철 4호선 산본역 중심 상권이 있고, 평촌·금정·안양권과 생활권이 붙어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 직결은 약하지만, 과천·사당·서울역 방향 이동 수요가 꾸준합니다. 단지들이 역과 상권, 학교를 끼고 촘촘하게 배치된 것도 강점입니다.

반대로 단점도 뚜렷합니다. 도시 면적이 넓지 않고, 기존 주거 밀도가 높습니다. 이 말은 재건축을 하더라도 이주 수요를 받아낼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1기 신도시 재건축에서 제일 어려운 게 공사비보다 이주입니다. 주민들이 같은 생활권 안에서 움직이고 싶어 하는데, 전세 물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임대료가 튈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자로 보면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산본 재건축 기대감만 보고 오래된 단지를 잡았는데, 막상 이주 시점에 전세가가 급등하거나 대출 한도가 줄면 버티는 비용이 확 늘어납니다. 경매로 낙찰받는 경우라면 취득세, 명도비, 수리비, 대출 이자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감정가보다 싸게 받았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경매 물건으로 산본 재건축 단지를 볼 때

제가 산본 쪽 노후 단지를 경매로 본다면, 제일 먼저 권리관계보다 사업 구역부터 확인합니다. 같은 산본이라도 선도지구에 포함된 단지와 후속 구역 후보 단지는 속도가 다릅니다. 또 같은 구역 안에서도 대지지분, 평형 구성, 조합원 분양 가능성, 임대주택 비율, 상가 포함 여부에 따라 체감 가치는 달라집니다.

초보가 특히 조심해야 할 물건은 대충 이런 쪽입니다.

  • 점유자가 버티고 있는데 명도 비용을 너무 낮게 잡은 물건
  • 관리비 체납이 크고 장기수선충당금 확인이 안 된 물건
  • 대지지분이 작아 추가분담금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물건
  • 재건축 호재만 강조되고 실제 구역 진행 단계가 불명확한 물건
  • 낙찰 후 바로 전세를 맞출 수 있다고 가정해야 수지가 맞는 물건

특히 재건축 기대 물건은 감정가가 이미 호재를 어느 정도 반영한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 감정평가서가 항상 최신 시장 분위기를 따라가는 건 아니지만, 입찰자들이 미래 가치를 얹어 쓰기 시작하면 낙찰가는 금방 올라갑니다. 그러면 경매의 장점이 사라집니다. 싸게 사서 기다리는 투자가 아니라, 비싸게 사서 오래 버티는 투자가 됩니다.

330% 숫자만 보고 계산하면 위험합니다

산본 재건축 이야기에서 용적률 330%라는 숫자가 자주 나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숫자가 반갑습니다.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생기고, 사업성이 좋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 돈 계산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공사비가 3.3㎡당 900만 원을 넘는 현장도 드물지 않은 시대입니다. 금융비용도 무시 못 합니다. 조합 운영비, 설계비, 감리비, 이주비 이자, 기반시설 부담, 기부채납까지 들어가면 조합원이 생각한 추가분담금보다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용적률이 올라가도 공사비와 분양가, 기부채납 조건이 같이 움직이면 기대수익은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6억 원대에 낡은 아파트를 매수했는데, 추가분담금이 2억 원 이상 나오고, 사업 기간이 8년 이상 걸린다면 실제 투자금 묶임이 상당합니다. 그 사이 금리가 오르거나 전세가가 빠지면 버티는 힘이 필요합니다. 재건축 투자는 종이에 적힌 예상 수익보다 현금흐름이 먼저입니다.

제가 산본을 본다면 이렇게 봅니다

산본 재건축은 분명히 관심 가질 만한 시장입니다. 선도지구가 움직였고, 후속 특별정비구역 추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1기 신도시 중에서 규모는 작지만, 그래서 행정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느껴지는 면도 있습니다. 실거주 수요가 있는 도시라 허공에 뜬 호재만 있는 지역은 아닙니다.

하지만 초보 투자자라면 선도지구 이름만 보고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저는 최소한 세 가지를 봅니다. 첫째, 해당 단지가 어느 구역에 들어가는지. 둘째, 지금 가격에 추가분담금과 보유 기간을 넣어도 버틸 수 있는지. 셋째, 낙찰 후 명도와 임대 세팅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입니다.

산본 재건축은 빠른 돈을 주는 물건이라기보다 오래 들고 갈 수 있는 사람에게 기회가 생기는 시장에 가깝습니다. 현장에서는 늘 분위기가 먼저 달아오르고, 숫자는 나중에 따라옵니다. 저는 그 숫자가 따라오기 전까지는 조금 재미없어 보여도 보수적으로 계산합니다. 경매장에서 오래 살아남은 사람들은 대개 대박을 맞혀서가 아니라, 크게 다칠 자리를 피해 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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