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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 전매제한 끝난 줄 알고 계약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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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 전매제한 끝난 줄 알고 계약할 뻔했다

경매 물건은 매각기일을 잘못 적으면 그날 입찰을 못 합니다. 분양권도 날짜 하나를 잘못 읽으면 돈이 묶입니다. 분양계약일만 보고 ‘이제 팔 수 있겠네’라고 판단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저는 그럴 때 입주자모집공고부터 다시 펼칩니다. 전매제한은 날짜만 세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계약한 날이 아니라 선정된 날부터 센다

분양권 전매제한은 일정 기간 동안 분양받을 권리나 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못하게 하는 규정입니다. 매매뿐 아니라 증여처럼 권리가 바뀌는 행위도 포함됩니다. 주택법 시행령 별표 3은 제한기간을 해당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날’부터 계산하도록 정합니다. 일반적인 청약 당첨이라면 당첨자 발표일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가령 당첨자 발표가 2026년 5월 10일이고 분양계약을 5월 25일에 했다면,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날을 출발점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입주 예정일을 출발점으로 생각해 필요 이상 오래 기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날짜 계산에 앞서 그 물건이 어떤 공급 유형이고 어느 규정을 적용받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서류를 볼 때는 입주자모집공고의 전매제한 항목, 당첨자 발표일, 분양계약서의 특약을 나란히 놓습니다. 오래된 공고라면 당시 적용 규정과 이후 개정 규정의 적용 여부도 확인합니다. 인터넷에서 본 ‘요즘은 1년’ 같은 말보다 해당 단지 공고가 먼저입니다.

같은 수도권 분양권도 기간이 다르다

2026년 9월 기준 주택법 시행령 별표 3을 보면,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은 전매제한 3년이 기본입니다. 공공택지가 아닌 수도권 택지라면 과밀억제권역은 1년, 성장관리권역과 자연보전권역은 6개월로 나뉩니다. 수도권의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중 과열지역에 해당하면 3년 규정도 봐야 합니다. 두 가지 이상에 걸리면 원칙적으로 더 긴 기간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수도권이니까 1년’이라고 외워 두면 위험합니다. 같은 시 안에서도 택지의 성격이 다를 수 있고, 규제지역 여부나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에 따라 계산이 달라집니다. 비수도권도 모두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공공택지의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은 1년이고, 비수도권 광역시의 도시지역에 공급되는 민간택지 주택은 6개월 규정이 있습니다.

기간 안에 해당 주택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면 제한기간이 지난 것으로 보는 규정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입주만 하면 바로 팔 수 있다’는 말로 바꾸면 안 됩니다. 입주와 등기는 다른 절차입니다. 등기 상태와 그 밖의 거주의무가 있는지까지 따로 확인해야 실제 매도 가능 시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전매가 풀려도 손에 남는 돈은 따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분양가가 5억 원이고 매도인이 낸 계약금과 중도금이 2억 원, 웃돈이 3천만 원인 거래를 생각해 보죠.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지급할 돈만 준비하면 되는 게 아닙니다. 남은 분양대금 3억 원의 납부 일정, 중도금 대출의 승계 가능 여부, 발코니 확장비와 유상 옵션 미납액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 숫자는 계산 방법을 보여 주기 위한 예시입니다.

저는 분양권을 볼 때 매도인이 실제 납부한 금액과 웃돈을 구분해서 적습니다. 그다음 미납 분양대금, 옵션비, 대출 관련 비용, 중개보수, 취득 후 보유비용을 한 장에 올립니다. 매도인이라면 양도소득세와 필요경비도 별도로 계산해야 합니다. 세금은 취득 시기와 보유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웃돈 3천만 원이 그대로 수익이라는 계산은 믿기 어렵습니다.

시세도 호가 한두 개로 잡지 않습니다. 같은 단지의 실제 거래와 주변 입주 물량을 보고, 잔금일 무렵 얼마에 팔리거나 임대될지 보수적으로 가정합니다. 전매 가능 날짜가 가까워도 그 사이 중도금이나 잔금을 감당할 현금이 부족하면 좋은 가격은 의미가 없습니다.

급매라는 말보다 명의변경 절차를 먼저 본다

매도인이 ‘한 달만 기다리면 제한이 풀리니 지금 계약금을 달라’고 하면 저는 바로 돈부터 보내지 않습니다. 먼저 사업주체에 전매 가능 시점과 명의변경 접수 조건을 확인합니다. 대출이 있다면 금융기관에 승계 가능 여부를 묻고, 매도인이 제시한 납부내역도 사업주체 발급 자료와 맞춰 봅니다. 전매가 가능한 시점과 실제로 명의변경을 마칠 수 있는 시점이 어긋나면 계약 일정이 꼬입니다.

제한기간 중에도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전매가 허용되는 경우는 있습니다. 하지만 ‘사정이 급하다’는 설명만으로 되는 일은 아닙니다. 주택법 시행령은 이사, 이혼, 경제적 어려움, 일정한 경매·공매 등 사유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으며, 해당 경우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동의 절차를 확인해야 합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우선 매입 문제도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경매·공매 물건을 보던 감각으로 분양권을 다루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경매로 나왔으니 전매제한과 무관하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시행령의 예외는 주택 유형과 채권자 요건 등이 붙어 있습니다. 권리의 성격, 매각 조건, 사업주체의 명의변경 가능 여부를 물건별로 확인해야 합니다.

전매제한을 어기면 주택법상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분양권 거래 자체도 큰 분쟁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제가 입찰 전에 말소기준권리부터 확인하듯, 분양권 앞에서는 공고문과 명의변경 조건부터 봅니다. 그 두 장에서 답이 흐리면 웃돈이 싸다는 말은 제게 아직 매수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분양권 전매제한 끝난 줄 알고 계약할 뻔했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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