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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매매 계약서 도장 찍기 전, 내가 현장에서 꼭 다시 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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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매매 계약서 도장 찍기 전, 내가 현장에서 꼭 다시 보는 것들

얼마 전 후배가 38억짜리 꼬마빌딩을 보러 간다며 임대차 현황표를 들고 왔습니다. 겉으로는 1층 카페, 2층 미용실, 3~4층 사무실이라 깔끔해 보였죠. 그런데 숫자를 하나씩 뜯어보니 월세가 센 게 아니라 보증금이 과하게 들어가 있었고, 실제 수익률은 중개사가 말한 것보다 꽤 낮았습니다. 빌딩매매는 건물 모양보다 숫자와 권리관계가 먼저입니다.

사진 좋은 건물보다 임대차가 먼저입니다

초보 분들이 제일 먼저 보는 게 외관, 역세권 거리, 엘리베이터 유무입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그런데 빌딩매매에서 돈을 물어오는 건 결국 임차인입니다. 임대차계약서 원본, 보증금, 월세, 관리비, 연체 여부, 갱신 가능성부터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도인이 “월세 1,200만 원 나옵니다”라고 말해도 그대로 믿으면 안 됩니다. 그 안에 부가세가 포함됐는지, 관리비가 섞였는지, 공실 예정 임차인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임대차 현황을 볼 때 최소 12개월 입금 내역을 요구합니다. 말로는 장사 잘된다는데 통장에는 두세 달씩 밀려 있는 경우, 생각보다 자주 봅니다.

  • 임대차계약서와 실제 입금 내역이 맞는지
  • 보증금 총액이 매매가 대비 과하지 않은지
  • 단기 임차인인지 장기 영업 중인 임차인인지
  • 권리금 분쟁 가능성이 있는 업종인지
  • 공실을 월세로 계산해 수익률을 부풀린 건 아닌지

수익률 5%라는 말에 바로 흔들리면 비쌉니다

빌딩매매 상담을 하다 보면 “연 5% 나온다는데 괜찮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그런데 수익률은 계산 방식에 따라 얼굴이 확 바뀝니다. 월세 1,000만 원이면 연 1억 2,000만 원입니다. 매매가 24억이면 단순 수익률은 5%죠. 여기까지만 보면 괜찮아 보입니다.

근데 실제로는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가능성, 건물 보험료, 승강기 관리비, 공용 전기료, 수선비, 중개보수, 취득세, 법무비용, 대출이자까지 빠집니다. 건물이 오래됐으면 방수 한 번에 수천만 원이 나가고, 소방 지적사항 하나만 나와도 예상 밖 지출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단순 수익률보다 손에 남는 현금흐름을 봅니다.

특히 대출을 끼는 순간 계산이 달라집니다. 금리가 1%만 움직여도 월 현금흐름이 크게 흔들립니다. 경락잔금대출이든 일반 담보대출이든, 은행이 가능하다고 한 금액과 실제 실행 금액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계약금 넣기 전에 금융기관 2곳 이상에서 보수적으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건축물대장 한 장에서 사고가 많이 걸립니다

권리분석을 경매에서만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일반 빌딩매매도 똑같이 봐야 합니다. 등기부등본만 보고 “근저당 말소되겠네” 하고 끝내면 부족합니다. 건축물대장, 토지이용계획, 위반건축물 여부, 도로 접면, 용도지역, 주차장, 엘리베이터, 정화조, 소방까지 이어서 봐야 합니다.

예전에 봤던 물건 중에 1층 일부를 무단 증축해서 음식점 창고로 쓰던 건물이 있었습니다. 월세는 잘 나왔습니다. 문제는 매수 후 구청 민원이 들어오면 원상복구 비용과 임차인 민원이 같이 터진다는 점이었죠. 매도인은 “다들 그렇게 씁니다”라고 했지만, 저는 그런 말 제일 안 믿습니다. 행정처분은 남들이 아니라 내 이름 앞으로 옵니다.

  • 건축물대장상 위반건축물 표시 여부
  • 현황과 공부상 면적 차이
  • 근린생활시설, 업무시설, 주택 등 실제 용도 일치 여부
  • 주차장 무단 전용 여부
  • 소방, 전기, 승강기 점검 이력

상권보다 출구 전략을 먼저 생각합니다

빌딩을 살 때는 “얼마나 오를까”보다 “안 팔릴 때 버틸 수 있나”를 먼저 봐야 합니다. 빌딩은 아파트처럼 거래가 매일 쌓이지 않습니다. 같은 동네라도 코너인지, 도로 폭이 몇 미터인지, 임차인 구성이 어떤지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납니다. 매수할 때 싸게 산 것 같아도 팔 때 매수자가 안 붙으면 숫자는 종이 위에만 남습니다.

저는 빌딩매매 현장에 가면 낮, 밤, 평일, 주말을 나눠서 봅니다. 낮에는 사람 많아 보이던 골목이 저녁에는 죽어 있기도 하고, 주말 유동인구는 좋은데 평일 매출이 약한 곳도 있습니다. 주변 공실 현수막이 늘고 있는지, 새로 들어온 업종이 오래 버티는지, 배달 오토바이만 많은 상권인지도 봅니다.

출구 전략은 거창한 게 아닙니다. 3년 뒤 누가 이 건물을 살 수 있을지 상상해보는 겁니다. 실사용자에게 팔 건지, 임대수익형 투자자에게 팔 건지, 리모델링 후 가치를 올릴 건지에 따라 지금 매입가의 적정선이 달라집니다.

계약 전 가격을 다시 깎는 순간

빌딩매매에서 가격 협상은 처음보다 마지막에 힘이 생길 때가 많습니다. 현장조사, 임대차 확인, 건물 상태 점검을 끝내고 나면 감으로 깎는 게 아니라 근거로 말할 수 있습니다. 방수 공사 예상 2,000만 원, 공실 1개 호실 6개월 리스크, 위반 부분 원상복구 가능성, 대출 이자 부담까지 숫자로 제시하면 매도인도 쉽게 무시하지 못합니다.

다만 무조건 깎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정말 좋은 입지의 건물은 1,000만 원 깎으려다 놓치기도 합니다. 반대로 하자 많은 건물을 “조금 싸게 샀다”는 이유로 들고 오면 몇 년 동안 수리비와 임차인 민원에 끌려다닙니다. 싸게 사는 것보다 잘못 사지 않는 게 먼저입니다.

제가 빌딩매매를 볼 때 마지막에 스스로에게 묻는 말이 있습니다. 임대료가 20% 줄고, 금리가 오르고, 큰 수선비가 한 번 나와도 이 건물을 버틸 수 있나. 이 질문에 답이 흐리면 저는 입찰장이든 계약 자리든 한 발 물러납니다. 부동산은 놓친 물건보다 잘못 산 물건이 훨씬 오래 괴롭힙니다.

빌딩매매 계약서 도장 찍기 전, 내가 현장에서 꼭 다시 보는 것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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