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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가계약금 얼마가 적당한지 물었더니 제가 먼저 확인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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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가계약금 얼마가 적당한지 물었더니 제가 먼저 확인한 것

얼마 전 지인이 전셋집을 보고 나오자마자 전화를 했습니다. 중개사가 “오늘 200만 원만 보내면 집을 잡아두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지인은 전세 가계약금 얼마가 보통인지 물었지만, 저는 먼저 등기부를 봤느냐고 물었습니다. 경매 현장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를 여러 번 본 뒤로는, 송금할 금액보다 그 집의 권리관계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전세 가계약금에 정해진 비율은 없습니다

전세보증금의 1%를 보내야 한다거나, 가계약금은 반드시 100만 원이어야 한다는 법정 기준은 없습니다. 보증금이 3억 원이라고 해서 가계약금 300만 원을 당연히 보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금액은 당사자가 협의하는 것이고, 집을 얼마나 오래 잡아두는지와 본계약까지 무엇을 확인할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할 일입니다.

제 기준은 단순합니다. 확인이 끝나지 않은 집에는 송금을 서두르지 않습니다. 꼭 예약이 필요하고 위험을 어느 정도 확인했다면 적은 금액부터 협의합니다. 50만 원이나 100만 원을 제안할 수는 있지만, 이 숫자도 안전을 보장하는 기준은 아닙니다. 10만 원이라도 반환 조건 없이 보내면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200만 원이라도 조건을 분명히 합의하고 기록했다면 무엇을 다투는지 훨씬 명확해집니다.

중개 현장에서는 보증금의 10%인 본계약 계약금을 먼저 떠올리기도 합니다. 가령 보증금 3억 원이면 3천만 원입니다. 하지만 지금 보내려는 100만 원이 그 계약금의 일부인지, 본계약 전 교섭을 위해 맡기는 돈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이름만 ‘가계약금’이라고 붙인다고 법적 성격이 자동으로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100만 원을 보냈다가 마음이 바뀌면 돌려받을까

여기서 “가계약금은 무조건 못 돌려받는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렇게 단정하면 위험합니다. 대법원은 임대차계약을 협의하던 임차인이 가계약금 300만 원을 보낸 사건에서, 임차인이 포기하면 돈을 잃고 임대인이 포기하면 배액을 돌려준다는 약정이 명백히 인정되지 않는 한, 임차인이 계약 체결을 중단했다는 이유만으로 가계약금이 당연히 몰취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습니다.

그렇다고 “계약서를 안 썼으니 언제든 돌려받는다”는 뜻도 아닙니다. 임대차는 종이 계약서에 서명해야만 성립하는 계약이 아닙니다. 어느 집을 얼마의 보증금에 언제부터 빌릴지 등 중요한 조건에 합의했고, 보낸 돈이 계약금으로 인정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법원은 문자 내용, 송금 명목, 합의된 조건, 당사자의 행동을 함께 봅니다. 같은 100만 원이어도 사정에 따라 반환 판단이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특히 “계약을 취소하면 가계약금은 반환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가볍게 넘기면 안 됩니다. 누가 어떤 이유로 취소하는지, 등기상 권리가 새로 생기거나 대출이 거절되면 어떻게 하는지까지 읽어야 합니다. 임차인이 개인 사정으로 포기한 경우와 임대인이 약속한 조건을 맞추지 못한 경우를 한 문장으로 묶어 놓으면 나중에 다투기 쉽습니다.

입금 전에는 집과 사람부터 확인합니다

저라면 우선 등기사항증명서의 갑구에서 소유자와 압류·가압류·경매개시 여부를, 을구에서 근저당권 등 담보권을 봅니다. 등기부의 소유자와 계약 상대방 이름이 다른데 “가족이 대신 받는다”며 개인 계좌를 알려준다면 송금을 멈춥니다. 대리 계약이라면 위임 권한과 입금 계좌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건축물대장에서 실제 용도와 주소, 위반건축물 표시도 함께 봅니다.

등기부만 깨끗하다고 끝나지는 않습니다. 다가구주택은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이 등기부에 전부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선순위 임차보증금과 세금 체납 여부도 중요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계약을 체결할 때 임대인이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관련 정보와 국세·지방세 납세증명서 등을 제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본계약 때 보자는 말만 듣고 큰 가계약금을 먼저 보내기보다, 확인에 협조할 수 있는 임대인인지부터 보는 편이 낫습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할 계획이라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가입 요건도 미리 확인합니다. 보증금과 선순위채권, 공사가 인정하는 주택가격에 따라 가입 가능 여부가 달라집니다. 중개사가 “보증보험은 당연히 된다”고 말해도 심사 결과를 대신 확정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대출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행의 사전 상담과 실제 승인 사이에는 차이가 있으니, 대출이나 보증 가입이 안 될 때의 처리 조건을 계약 전에 협의해야 합니다.

송금한다면 문자 한 통을 남깁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3억 원인 아파트에 100만 원을 보내기로 했다면, 송금 전에 임대인과 중개사에게 같은 내용을 문자로 확인받겠습니다. 주소와 동·호수, 임대인과 임차인 이름, 전세보증금, 본계약 예정일, 입주일, 보낸 100만 원이 본계약 계약금에 포함되는지부터 적습니다. 계약금 총액이 별도로 있다면 그 금액과 나머지 지급일도 적어야 합니다.

그다음이 반환 조건입니다. 예컨대 본계약 전까지 임대인이 합의한 권리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거나, 확인하기로 한 선순위 보증금 자료를 제시하지 않는 경우에는 받은 돈을 반환한다는 식으로, 실제 합의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써야 합니다. 전세대출이나 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가 계약의 전제라면 어느 기관의 어떤 심사에서 불가 판정을 받았을 때 어떻게 처리할지도 협의해 적습니다. 모든 대출 거절을 무조건 임대인 책임으로 돌릴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돈은 확인된 임대인 명의 계좌로 보내고 이체 내역, 문자, 매물 광고를 보관합니다. 통화로만 “걱정 말라”고 들은 조건은 시간이 지나면 서로 다르게 기억하기 쉽습니다. 본계약 날에는 등기사항증명서를 다시 확인합니다. 가계약금을 보낸 뒤 근저당권이 새로 설정되는 일도 있기 때문입니다.

경매 물건을 볼 때 저는 늘 ‘누가 먼저 돈을 가져가는가’를 따집니다. 전세도 같은 눈으로 봐야 합니다. 전세 가계약금 얼마가 적당한지에 대한 제 답은, 확인하지 못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서둘러 보낼 금액은 없다는 겁니다. 마음에 드는 집을 놓치는 아쉬움은 며칠 가지만, 보증금을 잘못 묶어 둔 부담은 훨씬 오래 갑니다.

전세 가계약금 얼마가 적당한지 물었더니 제가 먼저 확인한 것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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