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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으로 시세 찍어보고 입찰가 낮춘 날의 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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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으로 시세 찍어보고 입찰가 낮춘 날의 진짜 이야기

입찰장 가기 전날, KB부동산 숫자 하나 때문에 멈칫했다

얼마 전 수도권 구축 아파트 경매 물건을 보러 갔는데, 처음엔 꽤 괜찮아 보였습니다. 감정가가 4억 2천만 원, 1회 유찰돼서 최저가가 3억 3천600만 원까지 내려온 물건이었죠. 초보 때 같았으면 감정가 대비 80%니까 싸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데 10년 넘게 입찰장을 다니다 보니 이제는 감정가보다 먼저 KB부동산을 켭니다.

KB부동산에서 해당 단지 시세를 찍어보니 일반 평균가는 4억 전후로 보였고, 하위 평균가는 3억 7천만 원대였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여전히 괜찮아 보입니다. 문제는 실거래가 흐름이었습니다. 최근 거래 2건이 각각 3억 6천만 원, 3억 5천800만 원에 찍혀 있었고, 매물 호가는 4억 1천만 원부터 올라와 있었지만 실제로는 몇 달째 안 팔리는 분위기였습니다.

현장에서 중개사에게 물어보니 답이 더 분명해졌습니다. “집은 나쁘지 않은데 매수자가 가격을 세게 깎는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런 말은 그냥 흘리면 안 됩니다. 경매 낙찰자는 낙찰가만 내는 게 아니라 취득세, 법무비, 체납 관리비, 명도비, 이자까지 같이 떠안습니다. KB부동산 숫자는 출발점일 뿐이고, 그 숫자에 현장 온도를 붙여야 입찰가가 나옵니다.

KB부동산 시세, 그대로 믿으면 위험한 이유

KB부동산은 부동산 경매 투자자에게 꽤 유용한 도구입니다. 특히 아파트처럼 거래 데이터가 쌓이는 물건은 대략적인 가격 범위를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여기서 착각하면 안 됩니다. KB시세는 낙찰가를 대신 정해주는 숫자가 아닙니다. 저는 보통 KB부동산에서 일반 평균가, 하위 평균가, 최근 실거래가, 매물 호가를 나눠서 봅니다.

예를 들어 KB 일반 평균가가 5억이라고 해서 그 집을 4억 5천에 낙찰받으면 무조건 남는 게 아닙니다. 해당 집이 저층인지, 수리 상태가 어떤지, 세입자와 다툼이 있는지, 대출이 얼마나 나오는지에 따라 계산이 완전히 바뀝니다.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이라도 앞 동과 뒤 동, 남향과 북향, 2층과 로열층은 시장에서 다른 물건처럼 취급됩니다.

제가 초보 투자자에게 자주 말하는 게 있습니다. KB부동산 숫자는 지도이고, 현장은 도로 상태입니다. 지도에는 길이 있다고 나오는데 실제로 가보면 공사 중일 수 있습니다. 경매도 똑같습니다. KB부동산에서 4억이라고 떠도, 현장에서 매수 문의가 죽어 있으면 4억은 내 돈으로 바꿀 수 없는 숫자입니다.

경매 물건 볼 때 내가 KB부동산에서 확인하는 것들

저는 권리분석을 어느 정도 마친 뒤에 KB부동산을 봅니다. 말소기준권리, 인수되는 권리, 대항력 있는 임차인 여부가 먼저입니다. 아무리 시세가 좋아도 인수금액이 숨어 있으면 싸게 낙찰받은 게 아니라 비싸게 떠안은 겁니다. 그다음에 KB부동산으로 가격 범위를 좁힙니다.

  • 첫째, KB시세의 하위 평균가를 먼저 봅니다. 경매 물건은 보통 정상 매물보다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 둘째, 최근 실거래가를 봅니다. 1년 전 거래보다 최근 3개월 거래가 더 중요합니다.
  • 셋째, 현재 매물 호가와 매물 개수를 봅니다. 같은 평형 매물이 10개 넘게 쌓여 있으면 매도 경쟁이 심한 시장입니다.
  • 넷째, 전세가율을 봅니다. 경락잔금대출과 임대 전략을 생각한다면 전세 시세가 매매가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 다섯째, 단지 주변 입주 물량과 학군, 역 접근성을 같이 봅니다. 숫자만 보고 들어가면 팔 때 막힙니다.

특히 전세가율은 많은 초보가 놓칩니다. 매매가는 4억인데 전세가가 2억 4천이면 잔금 구조가 빡빡해집니다. 반대로 매매가 4억, 전세가 3억 2천이면 보유 부담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물론 전세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역전세 가능성, 임차 수요, 주변 신축 입주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실제 입찰가를 만들 때는 비용을 먼저 뺀다

제가 앞에서 말한 물건은 최종적으로 입찰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계산을 해보니 남는 돈보다 흔들리는 변수가 더 컸습니다. KB부동산 하위 평균가를 3억 7천만 원으로 잡고, 빠르게 팔 수 있는 보수적 매도가를 3억 6천만 원으로 봤습니다. 여기서 취득세와 법무비, 중개수수료, 이자, 명도비, 수리비를 빼니 기대수익이 너무 얇았습니다.

수리비도 만만하게 보면 안 됩니다. 20년 넘은 아파트에서 도배, 장판, 싱크대, 욕실 일부만 손봐도 800만 원에서 1천500만 원은 금방 나갑니다. 명도가 원만하면 좋지만, 점유자가 버티면 시간과 돈이 같이 묶입니다. 저는 명도비를 아예 300만 원에서 500만 원 정도 넣고 계산하는 편입니다. 실제로 안 나가면 다행이고, 나가면 이미 반영된 비용입니다.

이런 식으로 빼고 나면 입찰 가능 금액이 보입니다. 감정가나 최저가에서 몇 퍼센트로 접근하는 방식은 위험합니다. 시장이 뜨거울 때는 90% 낙찰도 남을 수 있지만, 거래가 멈춘 시장에서는 75% 낙찰도 손해가 날 수 있습니다. KB부동산은 이 차이를 확인하는 데 쓰는 도구입니다. 숫자를 보는 게 아니라, 팔릴 수 있는 가격을 추정하는 겁니다.

초보가 KB부동산을 쓸 때 자주 하는 실수

초보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KB 일반 평균가 하나만 보고 “시세보다 싸다”고 판단하는 겁니다. 그런데 경매에서 중요한 건 평균이 아니라 내 물건의 실제 위치입니다. 저층, 비선호 동, 누수 흔적, 장기 점유, 체납 관리비가 붙으면 평균가에서 깎아야 합니다. 평균은 평균일 뿐 내 물건 가격이 아닙니다.

두 번째 실수는 호가를 시세로 착각하는 겁니다. KB부동산이나 중개 플랫폼에 올라온 매물 가격은 매도자의 희망 가격입니다. 실제 거래 가격과 다릅니다. 특히 거래량이 적은 단지는 호가와 실거래가 차이가 3천만 원 이상 벌어지는 경우도 봤습니다. 이런 단지에서 호가 기준으로 입찰하면 낙찰받는 순간 손실 구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대출을 너무 쉽게 보는 겁니다. 경락잔금대출은 물건, 지역, 낙찰가, 개인 소득, 규제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KB시세가 높게 나온다고 무조건 대출이 넉넉하게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입찰 전에 최소 2곳 이상 대출 상담을 받아보고, 보수적으로 자기자본을 잡아야 합니다. 잔금일은 생각보다 빨리 옵니다.

내가 쓰는 간단한 입찰가 계산 흐름

복잡한 엑셀을 쓰기 전에도 기본 흐름은 단순합니다. 예상 매도가를 보수적으로 잡고, 모든 비용을 뺀 뒤, 원하는 수익을 다시 뺍니다. 남는 금액이 입찰 상한선입니다. 예를 들어 보수적 매도가가 3억 6천만 원이고 총비용이 1천800만 원, 최소 기대수익이 1천500만 원이라면 입찰 상한은 3억 2천700만 원 근처가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상한선을 정했으면 입찰장에서 흔들리지 않는 겁니다. 법원 입찰장에 가면 분위기가 묘합니다. 다들 조용한데 괜히 나만 놓치는 것 같고, 200만 원만 더 쓰면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그 200만 원이 수익의 상당 부분일 때가 많습니다. 경매는 낙찰받는 게임이 아니라, 남는 가격에 낙찰받는 게임입니다.

KB부동산은 좋다, 다만 현장 확인이 붙어야 한다

KB부동산은 경매 투자자에게 꽤 강력한 참고 자료입니다. 단지별 시세 흐름, 실거래가, 매물 분위기, 전세 시세를 한 번에 볼 수 있으니까요. 저도 아직 매번 씁니다. 다만 저는 KB부동산을 믿는다기보다, 의심할 기준점으로 씁니다. 숫자가 좋게 나오면 왜 좋은지 확인하고, 숫자가 애매하면 현장에서 더 캐묻습니다.

초보라면 처음부터 특수물건이나 권리관계 꼬인 물건으로 수익을 크게 노리기보다, KB부동산 데이터가 충분한 아파트부터 연습하는 게 낫습니다. 같은 단지의 실거래가, 전세가, 호가, 낙찰 사례를 20개쯤만 비교해도 감이 조금씩 생깁니다. 그 감이 쌓이면 감정가가 아니라 시장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제 경험상 경매에서 오래 살아남는 사람은 대단한 비법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애매하면 멈출 줄 아는 사람입니다. KB부동산 화면에 찍힌 숫자가 좋아 보여도 권리분석, 현장 분위기, 비용 계산이 맞지 않으면 그냥 보내는 게 낫습니다. 물건은 계속 나오고, 내 돈은 한 번 크게 묶이면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저는 아직도 입찰 전날 KB부동산을 켜놓고 숫자보다 먼저 제 욕심을 의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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