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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약서 쓰기 전 등기부 떼어봤더니 보증금이 위험했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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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약서 쓰기 전 등기부 떼어봤더니 보증금이 위험했던 이야기

얼마 전 지인이 전세계약 직전에 계약서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방은 깨끗했고 역도 가까웠고, 집주인은 친절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등기부를 보니 을구에 근저당이 2억 4천만 원, 전세보증금은 2억 2천만 원이었습니다. 주변 실거래가를 후하게 봐도 4억 초반. 이건 마음 편하게 들어갈 집이 아니라, 보증금이 줄 서는 집입니다.

전세계약주의사항이라고 하면 보통 체크리스트 몇 개로 끝내는데, 현장에서는 숫자 하나가 사람을 살립니다. 계약금 500만 원 넣기 전에 보는 10분이, 나중에 소송 1년을 줄여주기도 합니다.

등기부는 계약 당일에 다시 봐야 합니다

등기부등본은 어제 뗀 것과 오늘 뗀 것이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 잔금일 아침 등기부 확인은 습관처럼 해야 합니다. 갑구에는 소유권, 압류, 가압류, 가처분, 경매개시결정 같은 권리침해가 보입니다. 을구에는 근저당권, 전세권 같은 돈 냄새 나는 권리가 보입니다.

제가 초보 때 가장 많이 본 사고는 “중개사가 괜찮다더라”를 믿은 경우였습니다. 중개사가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닙니다. 내 보증금은 내가 가장 예민하게 봐야 합니다. 등기부에 근저당이 있으면 채권최고액을 봐야지, 대출 원금만 보면 안 됩니다. 보통 채권최고액은 실제 대출보다 110~130% 정도 크게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갑구에 압류, 가압류, 가처분, 경매개시결정이 있으면 초보자는 피하는 쪽이 낫습니다.
  • 을구 근저당 채권최고액과 내 전세보증금을 더해 집값의 70~80%를 넘기면 보수적으로 봐야 합니다.
  • 소유자가 계약 상대방과 같은지 신분증, 등기부, 계약서 이름을 맞춰봐야 합니다.
  • 신탁등기 물건은 임대 권한 확인이 까다롭습니다. 수탁자 동의 없이 계약하면 위험합니다.

전세가율만 보지 말고 회수 가능성을 봐야 합니다

전세가 2억 8천만 원이고 매매가 3억 원이면 전세가율은 93%입니다. 이런 집은 시세가 5%만 흔들려도 보증금 회수가 빡빡해집니다. 경매로 넘어가면 감정가 그대로 팔리는 것도 아니고, 유찰되면 가격은 더 내려갑니다. 여기에 선순위 근저당, 체납, 다른 임차인의 보증금까지 끼면 내 순번은 뒤로 밀립니다.

빌라나 다가구는 더 조심해야 합니다. 아파트는 시세 비교가 비교적 쉽지만, 신축 빌라는 분양가, 호가, 실거래가가 따로 노는 일이 많습니다. 다가구는 한 건물 안에 세입자가 여러 명이라 선순위 보증금 총액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내 호실만 깨끗해 보여도 건물 전체 부채가 무거우면 위험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보는 간단한 숫자

매매 시세 4억 원짜리 집에 선순위 근저당 채권최고액 1억 5천만 원, 내 전세보증금 2억 3천만 원이면 합계가 3억 8천만 원입니다. 겉으로는 2천만 원 여유가 있어 보이죠. 그런데 경매에서 한 번만 유찰돼도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취득세, 이사비, 법무비, 보증보험료까지 생각하면 임차인은 항상 보수적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잔금날 바로 챙겨야 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은 집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친 다음 날부터 제3자에게 효력이 생깁니다. 확정일자는 우선변제권과 연결됩니다. 말이 어렵지만, 쉽게 말하면 내가 이 집에 들어왔고 계약서 날짜가 공식적으로 찍혔다는 표시입니다.

문제는 하루의 공백입니다. 잔금 주고 이사했는데 전입신고를 미루면 그 사이 집주인이 대출을 더 받거나 권리 변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잔금일 동선을 이렇게 잡습니다. 오전에 등기부 확인, 잔금 송금, 열쇠 수령, 바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전자계약을 쓰면 임대차신고와 확정일자 처리가 같이 이어지는 장점도 있으니 상황에 맞게 활용할 만합니다.

  • 잔금 송금 전 등기부를 다시 확인합니다.
  • 보증금은 집주인 본인 계좌로 보내고 이체 메모를 남깁니다.
  •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잔금일에 바로 처리합니다.
  • 계약서 원본, 이체내역,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는 따로 보관합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계약 전에 가능성을 따져야 합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사고가 난 뒤 알아보면 늦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기준으로는 전세보증금이 수도권 7억 원 이하, 수도권 외 5억 원 이하인 경우가 기본 범위에 들어갑니다. 또 신규 계약은 잔금지급일과 전입신고일 중 늦은 날부터 계약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까지 신청하는 구조입니다.

보증한도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보증보험 된다더라”가 아니라 주택가격의 일정 비율에서 선순위채권을 뺀 금액 안에 내 보증금이 들어와야 합니다. 최근 기준으로는 주택가격에 담보인정비율 90%를 적용하는 구조라, 전세가가 높은 빌라는 가입이 막히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중개사가 “다들 가입한다”고 말해도 직접 계산해야 합니다. 특히 다가구는 다른 세입자들의 선순위 보증금까지 봅니다. 계약서에 보증금반환채권 양도나 담보 제공을 막는 이상한 특약이 있으면 보증 가입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문구도 봐야 합니다.

특약은 예쁘게 쓰는 문장이 아니라 방어선입니다

전세계약 특약은 길게 쓰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 실제로 작동할 문구가 들어가야 합니다. 예를 들면 잔금일 다음 날까지 현재 등기부 상태를 유지한다는 내용, 새 근저당이나 제한물권이 생기면 계약을 해제하고 지급액을 반환한다는 내용,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에 임대인이 필요한 협조를 한다는 내용이 실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대리인이 나오는 계약도 자주 봅니다. 위임장, 인감증명서, 임대인과의 통화 확인, 계좌 명의 확인까지 해야 합니다. 대리인이 아무리 말끔해도 돈은 임대인 본인 계좌로 보내는 게 원칙입니다. 현장에서 보면 사고는 대개 “설마”에서 시작됩니다.

  • 잔금일까지 등기부 권리관계를 현재 상태로 유지한다는 특약을 넣습니다.
  • 새로운 근저당, 압류, 가압류가 생기면 계약 해제와 지급액 반환을 명시합니다.
  •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에 필요한 임대인 협조 의무를 적습니다.
  • 수리 범위, 입주 전 하자, 관리비 체납 부담 주체를 계약서에 남깁니다.

전세는 싸고 좋은 집을 고르는 게임이 아닙니다. 내 돈이 빠져나올 수 있는 집을 고르는 일입니다. 방 크기, 채광, 역세권도 중요하지만 보증금 앞에서는 후순위입니다. 저는 지금도 계약 전 등기부를 보면 심장이 조금 빨리 뜁니다. 그 긴장감이 있어야 실수를 덜 합니다.

전세계약서 쓰기 전 등기부 떼어봤더니 보증금이 위험했던 이야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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