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재개발 경매 물건 따라가봤더니, 돈 되는 집보다 피할 집이 먼저 보였다

얼마 전 성남지원 입찰 법정에서 수진동 쪽 빌라 물건을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감정가는 3억대 초반, 재개발 기대감이 붙어서 현장 분위기는 꽤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등기부와 매각물건명세서, 현장 점유 상태를 같이 놓고 보니 손이 쉽게 안 나가더군요. 성남재개발이라는 말만 보고 들어가기엔 숫자 뒤에 숨어 있는 비용이 많았습니다.
성남은 서울 접근성, 분당·판교 생활권, 8호선과 수인분당선, 위례·판교 쪽 일자리 흐름까지 겹쳐서 늘 관심이 큽니다. 특히 수정구와 중원구 원도심은 오래된 다세대·다가구·상가주택이 많고, 골목 폭이 좁은 곳도 많습니다. 낡았다는 말은 정비사업 기대를 만들지만, 동시에 권리관계가 복잡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경매에서는 이 두 얼굴을 같이 봐야 합니다.
성남재개발은 단계부터 봐야 가격이 보입니다
성남시가 공개한 정비사업 흐름을 보면 중1, 금광1, 신흥2처럼 이미 대단지 입주가 이어진 구역도 있고, 수진1·신흥1, 태평3·신흥3·상대원3처럼 원도심 재개발 기대가 오래 붙은 곳도 있습니다. 과거 공급 자료만 봐도 금광1은 5천 세대가 넘고, 신흥2도 4천 세대 후반 규모였습니다. 이 정도 물량이 움직이면 주변 빌라와 상가 가격에도 당연히 영향을 줍니다.
다만 구역 이름이 붙었다고 전부 같은 물건이 아닙니다. 정비예정구역, 정비구역 지정, 조합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이주·철거 단계는 가격이 완전히 다르게 움직입니다. 초보 투자자가 자주 하는 실수가 여기서 나옵니다. 뉴스에서 성남재개발 얘기를 보고 경매 물건을 찾은 뒤, 단계 확인 없이 주변 호가만 믿고 입찰가를 써버립니다. 현장에서는 그런 숫자가 제일 위험합니다.
- 정비예정구역은 기대감은 있지만 시간표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 조합설립 전후는 주민 동의율과 사업 방식 변수가 큽니다.
- 사업시행인가 이후는 구조가 뚜렷해지지만 가격에 이미 많이 반영됩니다.
- 관리처분인가 이후는 안정감이 생기지만 추가분담금과 이주비 조건을 빼면 계산이 틀어집니다.
경매 물건이면 조합원 자격부터 의심합니다
제가 성남재개발 구역 안 물건을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건 건물 외관이 아닙니다. 권리산정기준일, 토지 지분, 건축물대장, 무허가 여부, 다물권자 여부, 공유지분 여부부터 봅니다. 재개발 구역 안이라고 해서 무조건 새 아파트 입주권이 나오는 게 아닙니다. 특히 오래된 다세대는 증축 흔적, 쪼개기 흔적, 대장과 실제 면적 차이가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몇 년 전 중원구 쪽에서 봤던 다가구 물건이 딱 그랬습니다. 겉으로 보면 대지 지분이 괜찮아 보였고, 주변 중개업소에서도 재개발 프리미엄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건축물대장을 떼어보니 일부는 공부와 실제 사용 상태가 맞지 않았고, 임차인도 3명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보증금 합계가 1억 원을 넘는데, 배당관계가 깔끔하지 않았습니다. 낙찰가를 2천만 원만 낮춰도 될 물건이 아니라, 아예 입찰 자체를 쉬어야 하는 물건이었습니다.
입찰 전 최소한 이 정도는 봅니다
- 등기부상 소유자와 조합원 명부상 권리자가 맞는지
- 권리산정기준일 이후 쪼개진 지분은 아닌지
- 건축물대장상 위반건축물 표시나 무허가 부분이 있는지
- 토지만 있는 물건인지, 건물과 토지가 같이 넘어오는지
-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보증금이 인수되는 구조인지
- 체납 관리비, 점유자 이사비, 명도 소송 가능성을 비용으로 넣었는지
시세조사는 아파트 호가보다 골목의 거래가 먼저입니다
성남재개발 물건을 볼 때 신축 아파트 호가만 보면 눈이 흐려집니다. 금광동 신축이 얼마다, 신흥동 신축이 얼마다, 이런 말은 참고는 되지만 입찰가를 바로 정해주지는 않습니다. 경매 물건이 낡은 빌라라면 빌라 거래가를 봐야 하고, 대지 지분 투자를 보는 물건이면 평당 대지 가격을 따져야 합니다. 상가주택이면 월세 흐름과 공실 가능성까지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저는 보통 세 가지 숫자를 나눠서 봅니다. 첫째, 같은 구역 안의 실거래 수준입니다. 둘째, 구역 바깥 비슷한 노후 주택의 순수 주거 가치입니다. 셋째, 재개발 프리미엄이 빠졌을 때 버틸 수 있는 가격입니다. 이 세 번째 숫자가 중요합니다. 사업이 2년 늦어지고 금리가 예상보다 높아져도 버틸 수 있어야 합니다. 재개발 투자는 시간과 이자를 같이 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감정가 3억 2천만 원짜리 물건이 있다고 치겠습니다. 주변 호가가 4억이라고 해서 3억 8천만 원에 낙찰받으면 싸게 산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수 보증금 4천만 원, 명도비 500만 원, 취득세와 법무비, 대출이자 2년치, 예상 추가분담금까지 더하면 실제 투입금은 전혀 다른 얼굴이 됩니다. 재개발 물건은 낙찰가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명도와 대출은 현장에서 제일 많이 틀어집니다
성남 원도심 물건은 오래 거주한 임차인, 가족 점유, 상가 겸용 주택이 섞인 경우가 많습니다. 종이 위에서는 인도명령 한 줄로 끝날 것 같아도 현장에서는 사정이 다릅니다. 짐이 많고, 임차인이 고령이고, 보증금 배당이 늦어지면 이사는 더딥니다. 재개발 기대감 때문에 소유자와 점유자가 버티는 물건도 있습니다. 저는 명도비를 아끼려다가 시간을 날린 사례를 여러 번 봤습니다.
경락잔금대출도 만만하게 보면 안 됩니다. 은행은 재개발 구역이라고 무조건 좋게 보지 않습니다. 물건 상태, 감정가, 낙찰가, 임차인 구조, 사업 단계에 따라 한도가 달라집니다. 특히 낡은 다가구나 위반건축물 성격이 섞이면 상담 때 들은 한도와 실제 승인 한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입찰 전에는 최소 두 군데 이상에서 물건지 주소를 놓고 상담받는 게 낫습니다.
- 잔금일 전까지 대출 승인 가능성을 숫자로 확인합니다.
- 인수되는 보증금은 자기자본처럼 계산합니다.
- 이주비가 나온다는 말은 대상자와 조건을 따로 확인합니다.
- 사업 지연 1년치 이자 비용을 입찰가에서 먼저 뺍니다.
성남재개발은 좋은 시장이지만 쉬운 시장은 아닙니다
솔직히 성남재개발은 매력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 접근성, 판교 업무지구, 분당 생활권, 원도심 정비 수요가 동시에 걸려 있습니다. 입지가 받쳐주는 재개발은 시간이 지나도 관심이 쉽게 식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합니다. 좋은 입지라는 말이 나쁜 권리관계를 덮어주지는 못합니다.
제가 초보 투자자에게 성남재개발 경매를 말할 때 늘 강조하는 건 수익률보다 생존입니다. 한 번 크게 물리면 다음 입찰장에 못 갑니다. 낙찰받고 나서야 조합원 자격을 따지고, 대항력 있는 임차인을 확인하고, 추가분담금을 듣는 순서가 되면 이미 늦습니다. 입찰 전 계산이 재미없고 귀찮아도, 그 시간이 돈을 지켜줍니다.
저라면 성남재개발 물건은 기대감보다 권리분석표를 먼저 펼칩니다. 권리산정일, 대지 지분, 임차인, 대출, 세금, 이자, 명도비를 다 넣고도 남는 물건이면 그때 입찰가를 씁니다. 개발 호재가 화려할수록 숫자는 차갑게 봐야 합니다. 현장에서 오래 버틴 투자자는 대박 물건보다 안 잃을 물건을 먼저 고릅니다. 저도 아직 그 방식이 제일 마음 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