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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경매 절차를 따라가 보니 먼저 볼 건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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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경매 절차를 따라가 보니 먼저 볼 건 따로 있었다

법원 경매장에서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보러 온 임차인을 만난 적이 있다. 그분은 낙찰가가 얼마일지만 묻고 있었다. 내 눈에는 배당요구 종기와 전입일이 먼저 보였다. 집이 팔려도 보증금을 얼마나 돌려받을지는 그 날짜와 권리 순서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전세사기 경매 절차는 낙찰 장면보다 그전에 확인할 일이 훨씬 많다.

경매 통지를 받았다면 사건번호부터 확인한다

법원에서 경매 관련 서류가 왔다면 사건번호로 법원경매정보의 진행 상황을 확인한다. 경매개시결정일, 배당요구 종기, 매각기일을 따로 적어두는 게 좋다. 경매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면 임대차 종료 여부와 보증금 반환 청구에 필요한 절차부터 확인해야 한다. 임대인이 돈을 안 돌려준다는 이유만으로 법원이 자동으로 경매를 여는 건 아니다. 보증금반환 판결이나 지급명령 등 집행권원을 확보해 강제경매를 신청하는 경우도 있고, 근저당권자가 먼저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계약서, 보증금 송금 내역, 전입일과 확정일자 자료,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한곳에 모은다. 등기부에서는 근저당권·압류·가압류의 설정일을 본다. 계약 당시 열람했던 등기부만 믿으면 안 된다. 경매가 진행되는 동안 권리관계가 달라졌는지 최신 서류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

전세사기피해자법에 따른 지원도 별도로 신청한다.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자 지원관리시스템이나 광역 지자체 접수 창구에서 신청할 수 있다. 피해자 결정 신청과 법원에 내는 배당요구는 서로 다른 절차다. 피해자 결정을 기다리다가 배당요구 기한을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보증금 회수는 배당 순서에서 갈린다

경매에서 집이 팔리면 매각대금이 채권자들에게 순서대로 배당된다. 임차인에게 대항력이 있는지, 확정일자에 따른 우선변제권이 있는지,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 대상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대항력은 원칙적으로 주택을 인도받아 점유하고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날부터 생긴다. 우선변제권을 따질 때는 여기에 확정일자까지 확인해야 한다. 전입일 하나만 보고 ‘선순위 세입자’라고 단정하면 위험하다.

가령 보증금이 1억 8천만 원이고 경매 예상 매각대금이 1억 5천만 원이라고 해보자. 선순위 근저당 채권과 집행비용 등이 있다면 매각대금 전부가 임차인에게 오지 않는다. 반대로 임차인이 매각으로 소멸하지 않는 대항력을 갖춘 경우에는 배당받지 못한 보증금이 매수인의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같은 낙찰가라도 권리관계에 따라 임차인의 회수액과 매수인의 실제 부담이 달라지는 이유다.

우선변제권에 따라 배당받으려는 임차인은 사건별로 정해진 배당요구 종기까지 법원에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를 해야 하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기한 안에 제출해야 한다. 법원 통지서와 사건 기록에 적힌 날짜를 기준으로 움직인다. 소액임차인 기준도 지역과 선순위 담보권 설정 시점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현재 보증금만으로 최우선변제액을 계산하면 틀릴 수 있다.

계속 살 집이라면 우선매수와 공공매입을 비교한다

전세사기피해자로 결정된 임차인은 법에서 정한 요건에 따라 경매의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매각기일까지 필요한 보증을 제공하고, 최고매수신고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사겠다고 신고하는 방식이다. 최고매수신고가 없는 경우에는 최저매각가격으로 신고할 수 있다. 우선매수권이 있다는 말이 원하는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직접 매수할 생각이라면 예상 매각가에 취득 비용, 수리비, 대출 이자, 향후 보유비용을 더해본다. 이미 못 받은 보증금이 있으니 집값을 추가로 얼마 감당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배당금과 매각대금의 관계도 본인 권리 순위에 따라 달라져, 보증금 전액을 낙찰대금에서 빼고 계산해서는 안 된다. 입찰 전에 법원 기록과 금융기관의 대출 가능 금액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직접 소유할 생각이 없다면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피해주택 매입 절차도 비교할 수 있다. 피해자 결정문과 경·공매 진행 여부 등을 갖춰 사전협의를 신청하고, 매입 가능 여부를 검토받는 방식이다. 공공매입이 모든 주택에 자동 적용되는 건 아니다. 주택 상태와 권리관계, 매입 요건을 따져야 하고, 주거 지원과 피해 회복 규모도 사건마다 다르다.

매각 전후에 놓치기 쉬운 두 가지

첫째는 이사 시점이다.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집을 비워야 한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을 검토하고, 등기가 실제로 마쳐졌는지 확인한 뒤 움직여야 한다. 점유와 전입을 먼저 잃으면 기존 대항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법원 판례에도 이사 후 임차권등기가 마쳐져 종전 대항력이 회복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

둘째는 배당표 확인이다. 낙찰로 모든 절차가 끝나는 게 아니다. 매각허가와 대금 납부 뒤 배당기일이 잡히면 내 채권액과 실제 배당액, 앞선 채권자의 금액을 확인해야 한다. 예상과 다르면 배당기일 전부터 기록을 검토하고 법률 지원을 받는 게 낫다. 전세사기 피해자라면 경매 유예·정지를 신청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신청만으로 매각기일이 저절로 멈추지는 않는다.

나는 전세사기 주택을 볼 때 시세보다 날짜 세 개를 먼저 적는다. 전입일, 선순위 권리의 설정일, 배당요구 종기다. 그다음에야 낙찰가와 남을 보증금을 계산한다. 억울한 마음이 급한 결정을 부를 때일수록, 서류에 찍힌 날짜가 돈의 흐름을 더 정확하게 말해준다.

전세사기 경매 절차를 따라가 보니 먼저 볼 건 따로 있었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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