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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매매 싸다 싶어 현장에 갔다가 발길 돌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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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매매 싸다 싶어 현장에 갔다가 발길 돌린 이야기

얼마 전 건물매매 물건을 보러 갔다가, 중개인이 보여준 월세표보다 1층 셔터에 붙은 임대 안내문을 더 오래 봤습니다. 자료에는 1층 월세까지 합쳐 적혀 있었는데, 현장에서는 이미 빈 점포였거든요. 매매가가 주변보다 싸다는 말보다 먼저 확인할 건 지금 실제로 들어오는 돈이었습니다.

경매 물건을 볼 때도 비슷합니다. 감정가나 예상 임대료는 눈에 잘 들어오지만, 누가 건물을 쓰고 있는지와 앞으로 얼마를 써야 하는지는 발품을 팔아야 보입니다. 일반 매매는 계약서에 서로 확인한 내용을 담을 기회가 있는 만큼, 그 전에 숫자와 서류를 맞춰 보는 게 중요합니다.

월세표의 빈칸부터 채웠다

설명을 쉽게 하려고 당시 검토 방식을 숫자를 바꾼 예로 풀어보겠습니다. 매매가 18억 원, 광고된 월세 합계 850만 원인 건물이라고 해보죠. 1층 빈 점포의 예상 월세 150만 원이 그 합계에 들어 있다면 현재 받는 월세는 700만 원입니다. 여기에 관리비 중 소유주 부담분, 공용 전기료, 수선비 등을 월 120만 원으로 잡으면 남는 돈은 월 580만 원, 연 6,960만 원입니다.

이 금액을 매매가 18억 원으로 나누면 약 3.9%입니다. 아직 취득 비용, 세금, 큰 수리비, 대출 이자는 빠져 있습니다. 대출 8억 원을 연 5%로 빌린다는 가정만 더해도 연 이자 4,000만 원이 나갑니다. 계산상 2,960만 원이 남지만 여기서 곧바로 손에 쥐는 수익이라고 말하면 곤란합니다. 금리가 바뀔 수 있고, 다시 공실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임차보증금 2억 원이 있다면 매수 때 필요한 현금 계산에는 반영됩니다. 대신 언젠가 돌려줘야 할 돈입니다. 저는 보증금을 수익처럼 취급하는 설명을 들으면 거래 속도를 늦춥니다. 임대차계약서와 실제 입금 내역을 월별로 대조하고, 밀린 차임이나 관리비가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계약서의 월세와 통장에 찍힌 월세가 다르면 이유가 밝혀질 때까지 숫자를 고쳐 쓰지 않습니다.

등기부만 보고 건물을 다 봤다고 할 수 없다

건물매매에서 등기사항증명서는 출발점입니다. 토지와 건물 각각의 소유자가 같은지, 근저당권·가압류·가처분 같은 권리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계약 전에 본 등기와 잔금 직전에 다시 본 등기가 같은지도 중요합니다. 그사이에 새 권리가 들어오면 잔금 절차와 말소 방법부터 다시 맞춰야 합니다.

그다음은 건축물대장입니다. 정부24에서 열람할 수 있는 대장에 적힌 용도와 면적을 층별 현황에 대조합니다. 현장에서는 사무실이라던 공간이 실제로는 주거용으로 나뉘어 있거나, 옥상에 대장과 다른 시설이 붙어 있는 경우도 봅니다. 대장과 현황이 다르다고 곧바로 같은 처분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부분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하고 관할 지자체에 적법성, 시정 가능성, 예상 비용을 물어야 매수가격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토지이용계획도 함께 봅니다. 지금 건물이 서 있다는 사실과 앞으로 원하는 방식으로 고치거나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은 다릅니다. 특히 리모델링이나 증축을 수익의 전제로 잡았다면 설계사무소와 관할 부서에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가능할 거라는 말 한마디를 믿고 가격을 올려 쓰기에는 공사비가 너무 큽니다.

임차인 한 명을 놓치면 계산이 달라진다

경매를 오래 하다 보니 임차인 확인은 습관이 됐습니다. 일반 건물매매에서도 임대차를 넘겨받는 방식과 보증금 정산을 계약서에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 층마다 임차인, 실제 점유자, 보증금, 차임, 계약기간, 연체액을 표로 만들어 임대차계약서와 맞춥니다. 임대인이 내민 표 한 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점포를 방문해 영업 상태를 보고, 가능한 범위에서 임차인에게도 확인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건물 인도와 사업자등록 신청은 대항력 판단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만 개별 임차인의 권리와 보증금 승계 문제는 계약 시점과 서류에 따라 달라집니다. 권리관계가 복잡하거나 임차인 설명이 엇갈리면 계약금부터 보내지 않고 전문가와 자료를 맞춰 봅니다. 경매에서 배당 여부를 따지던 버릇으로 일반 매매를 단순화해서도 안 됩니다. 거래 방식이 다르면 확인할 절차도 달라집니다.

명도 계획도 막연하게 잡지 않습니다. 공실로 넘겨받는 조건이라면 누가 언제 비울지, 미이행 때 잔금과 인도는 어떻게 처리할지 계약 문구로 합의해야 합니다. 현재 임차인을 유지할 생각이라면 그 임대차를 전제로 가격을 매겨야 하고요. ‘나중에 나갈 겁니다’라는 말은 수익표에 넣을 숫자가 아닙니다.

가격 협상 전에 수리비와 잔금 계획을 적었다

현장에서는 지하 물자국, 옥상 방수 상태, 외벽 균열, 승강기 운행, 전기와 배관 상태를 봅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하자는 업체 점검을 받아 견적을 붙입니다. 예를 들어 방수와 배관에 4,000만 원이 필요하다면 매매가 18억 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익률은 이미 현실과 멀어집니다. 공사 중 임차인이 영업을 못 하는 기간까지 생기면 손실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잔금대출은 매도인이 말한 한도가 아니라 금융기관이 해당 물건과 매수인의 조건을 보고 제시한 금액으로 계획합니다. 감정평가, 임대차보증금, 기존 대출 말소, 대출 실행일이 서로 맞물립니다. 대출이 예상보다 적게 나오면 부족한 현금을 언제까지 마련할지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취득 관련 세금과 중개보수, 등기 비용, 보유 중 세금도 별도로 적어 둡니다. 상업용 건물은 토지와 건물의 대금 구분, 부가가치세 처리까지 거래 구조에 따라 확인할 부분이 있어 세무사에게 계약안을 보여주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날 본 물건은 결국 사지 않았습니다. 빈 점포를 채운 뒤의 월세로만 가격을 설명했고, 수리 범위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싸게 사는 기회를 놓쳤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건물매매에서는 모르는 비용을 0원으로 적는 실수가, 조금 비싸게 사는 실수보다 오래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건물매매 싸다 싶어 현장에 갔다가 발길 돌린 이야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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