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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유찰 두 번 된 아파트를 따라가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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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유찰 두 번 된 아파트를 따라가 봤더니

몇 년 전, 감정가 3억 2천만 원짜리 아파트가 두 번 유찰된 걸 보고 입찰장까지 간 적이 있습니다. 최저매각가격은 2억 원 조금 넘는 수준이었죠. 주변 매물보다 싸 보이니 사람이 몰릴 줄 알았는데, 현장 분위기는 의외로 조용했습니다. 서류를 다시 들여다보니 그 이유가 보였습니다. 경매 유찰 횟수보다 먼저 봐야 할 숫자가 따로 있었습니다.

두 번 떨어졌다고 36% 싸게 사는 건 아니다

유찰은 해당 매각기일에 허가할 만한 매수신고가 없어 매각되지 않은 경우를 말합니다. 민사집행법에 따라 법원은 최저매각가격을 낮추고 새 매각기일을 잡습니다. 다만 몇 퍼센트씩 낮추는지가 모든 사건에 똑같이 적용되는 법칙은 아닙니다. 다음 기일의 가격과 매각조건은 해당 사건의 공고로 확인해야 합니다.

가령 매번 20%씩 낮아지는 사건이라면 감정가 3억 2천만 원은 한 번 유찰 후 2억 5,600만 원, 두 번 유찰 후 2억 480만 원이 됩니다. 여기서 많이들 착각합니다. 2억 480만 원은 낙찰 예상가가 아니라 입찰할 수 있는 최저선입니다. 응찰자가 여럿이면 낙찰가는 그보다 훨씬 올라갑니다.

감정평가 시점도 봐야 합니다. 평가 뒤 거래시장이 식었다면 감정가에서 36% 내려왔어도 현재 시세와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격이 충분히 낮아도 아무도 손대지 않는 물건에는 이유가 있을 때가 많습니다. 유찰 횟수만 검색해 물건을 고르던 초보 시절, 저도 이 대목에서 여러 번 계산을 다시 했습니다.

입찰자가 비어 있는 이유를 서류에서 찾았다

제가 검토했던 아파트 사례를 금액을 바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감정가는 3억 2천만 원, 두 차례 유찰 뒤 최저매각가격은 약 2억 480만 원이었습니다. 근처 비슷한 면적의 최근 거래는 대략 2억 7천만 원 수준이었고요. 숫자만 보면 차익이 넉넉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매각물건명세서에는 임차인의 점유가 적혀 있었고, 현황조사서의 진술과 등기사항증명서만으로는 보증금이 어떻게 처리될지 단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임차인의 전입일, 확정일자, 배당요구 여부와 선순위 권리의 날짜를 맞춰 봐야 했습니다. 만약 낙찰자가 돌려줘야 할 보증금이 남는 구조라면, 입찰가만으로 싼지 비싼지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 사건은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제 돈으로 떠안을 이유가 없어 응찰하지 않았습니다.

법원경매정보의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감정평가서는 출발점으로 좋습니다. 저는 여기에 등기사항증명서와 건축물대장, 최근 실거래가를 나란히 놓습니다. 특히 매각물건명세서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임차인’ 관련 기재와 매각 외 건물, 법정지상권, 유치권 신고 같은 문구는 그냥 넘기지 않습니다. 서류에 적힌 주장과 실제로 인정되는 권리는 다를 수 있지만, 초보 입찰자가 현장에서 짧게 판단할 문제도 아닙니다.

낙찰가 뒤에 붙는 돈이 생각보다 길다

그 아파트를 2억 1,800만 원에 낙찰받는다고 가정해 봤습니다. 취득 관련 세금과 등기 비용을 500만 원, 수리비를 1,200만 원, 점유 이전에 드는 비용을 800만 원, 보유 기간의 이자와 관리비를 700만 원으로 잡으면 총투입액은 2억 5천만 원입니다. 2억 7천만 원에 팔아도 차이는 2천만 원입니다. 매도 비용과 양도 관련 세금, 예상보다 길어지는 보유 기간은 아직 반영하지 않은 금액이죠. 세금은 보유 주택 수와 거래 조건에 따라 달라져 별도로 계산해야 합니다.

여기에 인수해야 할 보증금이 7천만 원이라면 같은 계산의 총투입액은 3억 2천만 원으로 뜁니다. 시세 2억 7천만 원짜리 집을 싸게 낙찰받았다고 좋아할 상황이 아닙니다. 물론 실제 인수 여부와 금액은 권리관계와 배당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입찰 전에는 ‘인수금 없음’을 희망 사항으로 적지 않고 근거를 확인합니다.

대출도 입찰장에서 즉석으로 맞출 수 있는 숫자가 아닙니다. 경락잔금대출 가능액과 금리, 본인 자금은 금융기관에서 물건과 본인 조건을 놓고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대금 지급기한을 놓치면 재매각 절차와 보증금 손실 위험이 생깁니다. 자금 계획이 빈 채로 싼 가격만 보고 들어가는 건 위험합니다.

유찰 물건은 입찰가보다 포기 기준이 먼저다

저는 관심 물건이 유찰되면 입찰가를 바로 올려 적지 않습니다. 먼저 왜 첫 기일에 사람이 없었는지 적어 봅니다. 감정가가 높았던 건지, 거래가 뜸한 지역인지, 점유자를 만나기 어려운지, 서류상 인수 위험이 있는지 하나씩 확인합니다. 현장에 가서는 같은 단지의 실제 매물 상태와 수리 범위도 봅니다. 실거래가 한 건이 곧바로 내 물건의 매도가가 되지는 않으니까요.

  • 현재 시세는 같은 단지·면적·층과 상태가 비슷한 거래로 다시 잡습니다.
  • 등기와 임차 관계를 대조해 낙찰자가 인수할 수 있는 돈을 확인합니다.
  • 세금, 수리, 점유 이전, 이자와 매도 비용을 넣어 최대 입찰가를 계산합니다.
  • 확인되지 않은 권리나 자금 부족이 남으면 이번 기일은 넘깁니다.

유찰이 거듭되면 가격표가 눈에 띄게 내려갑니다. 그래서 입찰장에서는 서두르기 쉽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래 기억하는 물건은 싸게 낙찰받은 물건보다, 계산이 맞지 않아 입찰표를 접었던 물건입니다. 경매 유찰은 다시 검토할 기회이지, 위험까지 할인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경매 유찰 두 번 된 아파트를 따라가 봤더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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