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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유찰 4회 물건을 보러 갔다가 발길을 돌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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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유찰 4회 물건을 보러 갔다가 발길을 돌린 이유

입찰장에 오래 다니다 보면 네 번이나 유찰된 물건 앞에서 발이 멈춥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최저가가 감정가의 절반 아래로 내려간 아파트를 보고 현장까지 갔다가, 입찰표는 쓰지 않고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가격표만 볼 때는 싸 보였는데, 집을 비우는 데 걸릴 시간과 추가 비용을 넣으니 계산이 달라졌거든요.

네 번 유찰됐다고 무조건 반값은 아니다

경매 유찰 4회라고 하면 먼저 회차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네 차례 매각기일에 매수인이 없어 다섯 번째 기일을 앞둔 상태인지, 현재 표시된 기일이 네 번째인지에 따라 최저가가 다릅니다. 경매 화면의 유찰 횟수만 보고 머릿속으로 가격을 계산하면 여기서부터 어긋납니다.

저감 비율도 법원과 사건마다 확인할 부분입니다. 감정가가 3억 원이고 매번 직전 최저가에서 20%씩 내려간다는 가정이면, 네 번 유찰 뒤 최저가는 1억 2,288만 원입니다. 30%씩 내려간다는 가정이면 약 7,203만 원이고요. 같은 ‘4회 유찰’이라도 숫자가 크게 벌어집니다. 실제 입찰에서는 계산기로 만든 금액보다 해당 사건의 매각기일 공고에 적힌 최저매각가격과 보증금액을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그리고 감정가는 현재 시세가 아닙니다. 감정평가가 이뤄진 뒤 주변 거래가격이 내려갔을 수도 있고, 집 상태가 사진보다 나빠졌을 수도 있습니다. 최저가가 감정가의 40%라는 말보다, 지금 같은 동네의 비슷한 집이 실제로 얼마에 팔리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싸게 보였던 아파트에서 멈춘 이유

제가 발길을 돌렸던 물건은 겉으로는 평범한 구축 아파트였습니다. 그런데 매각물건명세서에는 임차인 신고가 있었고, 현황조사서의 점유 내용도 단정적으로 읽기 어려웠습니다. 현장에서 확인한 우편함 이름과 자료에 적힌 이름도 달랐습니다. 우편함 하나로 권리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미 서류가 불분명한데 현장에서도 의문이 늘어난 셈이죠.

이럴 때 저는 등기사항증명서에서 기준이 되는 권리의 날짜를 잡고, 임차인의 전입일·점유 시작일·확정일자·배당요구 여부를 따로 적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친 임차인은 원칙적으로 다음 날부터 대항력이 생깁니다. 다만 날짜 하나만으로 낙찰자의 보증금 인수 여부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배당에서 보증금을 얼마나 받는지까지 봐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가진 임차인이 경매 배당으로 보증금 전액을 받지 못하면, 대항요건을 유지하는 한 남은 금액에 대해 임대차관계의 존속을 주장할 수 있다는 취지가 나옵니다. 초보 입장에서는 ‘배당요구를 했으니 보증금 문제는 끝났다’고 읽기 쉬운 대목입니다. 저는 임차인 관계가 자료만으로 풀리지 않으면 가격을 더 깎아 쓰기보다 그 물건을 넘깁니다.

입찰가는 낙찰가가 아니라 총비용으로 잡는다

가상의 계산을 하나 해보죠. 비슷한 집의 최근 거래를 확인해 보니 보수적으로 2억 원에 팔 수 있을 것 같고, 제가 써내려는 입찰가가 1억 5,000만 원이라고 해봅시다. 화면상 차이는 5,000만 원입니다. 하지만 취득세와 등기비용 600만 원, 수리 1,200만 원, 점유 문제 해결과 이사 협의에 대비한 500만 원, 잔금대출 이자와 보유비용 500만 원을 가정하면 남는 차이는 2,200만 원입니다. 여기에 매도 중개보수와 양도 관련 세금은 아직 넣지도 않았습니다.

이 숫자들은 설명을 위한 가정입니다. 실제 취득세는 주택 수와 취득가액 등 개인 조건에 따라 달라지고, 명도비용도 점유 상황에 따라 크게 바뀝니다. 경락잔금대출 역시 낙찰가 전부가 나오는 돈으로 생각하면 위험합니다. 입찰 전에 금융기관에 해당 물건과 본인 조건으로 가능한 한도, 금리, 잔금 납부 시점을 확인해야 현금 부족을 피할 수 있습니다.

저는 시세도 호가 하나로 잡지 않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자료에서 최근 거래를 보고, 같은 단지라도 층·향·수리 상태가 비슷한지 나눠 봅니다. 거래가 드물면 매도에 걸리는 시간까지 비용에 넣습니다. 네 번 유찰된 물건은 싸게 살 기회일 수 있지만, 그동안 다른 사람들이 왜 지나쳤는지를 가격 계산에 반영해야 합니다.

입찰 전날 다시 보는 네 가지

  • 법원경매정보의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감정평가서를 다시 읽고 새로 바뀐 내용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 등기사항증명서와 임차인 관련 날짜를 대조해 낙찰 후 남을 수 있는 권리를 확인합니다. 이해가 안 되는 권리는 ‘아마 소멸하겠지’로 넘기지 않습니다.
  • 현장에서 출입 상태, 누수 흔적, 우편함, 관리 상태를 보고 수리 범위를 다시 잡습니다. 내부를 못 봤다면 그 불확실성도 비용으로 둡니다.
  • 입찰 상한액에 취득비용, 수리비, 보유비용, 매도비용을 모두 반영하고, 매각기일 공고의 최저가와 보증금액을 확인합니다.

네 번 유찰됐다는 사실 자체는 매수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입찰표를 접었던 날도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그래도 설명되지 않는 임차인 문제를 안고 들어가느니, 계산이 되는 다음 물건을 기다리는 편이 제 돈에는 맞았습니다. 경매에서는 싸 보이는 순간보다 왜 그 가격까지 내려왔는지 납득되는 순간에 손이 움직여야 합니다.

경매 유찰 4회 물건을 보러 갔다가 발길을 돌린 이유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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