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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룸월세 받으려 경매 물건을 봤다가 계산기를 다시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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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룸월세 받으려 경매 물건을 봤다가 계산기를 다시 켰다

경매 물건을 보러 갔을 때 중개업소에서 “이 동네 투룸월세는 75만 원쯤 받아요”라는 말을 들으면, 저는 낙찰가보다 먼저 공실 기간을 적습니다. 월세가 잘 나간다는 말과 내 집에 세입자가 바로 들어온다는 말은 다르거든요. 방 두 개가 같은 모양이어도 계단이 가파르거나 주차가 불편하면 계약까지 걸리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월세 75만 원이라는 숫자 뒤에 있던 것들

가령 투룸 빌라를 1억 6천만 원에 낙찰받고, 수리와 취득 관련 비용으로 900만 원이 든다고 해보죠.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75만 원을 받으면 연 임대료는 900만 원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수익이 꽤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세입자가 나간 뒤 한 달이 비면 75만 원이 빠집니다. 도배·설비 수선에 연 120만 원, 보유 비용에 50만 원, 새 임차인을 구하는 중개보수 등에 35만 원을 잡으면 남는 돈은 약 620만 원입니다.

취득과 수리에 쓴 돈까지 합친 1억 6천900만 원에서 돌려줘야 할 임차보증금 1천만 원을 제외하면 묶이는 돈은 약 1억 5천900만 원입니다. 위 가정의 수익률은 연 3.9% 정도죠. 대출이자와 임대소득 관련 세금은 아직 빼지 않은 숫자입니다. 보증금은 내 수익이 아니라 언젠가 반환할 돈이기도 합니다. 저는 투룸월세 광고를 볼 때 ‘월 75만 원’보다 이 계산을 먼저 봅니다.

기존 세입자가 있으면 월세보다 보증금부터 본다

경매에 나온 집에 누가 살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매각물건명세서에는 임차인과 보증금에 관한 정보가 적혀 있지만, 그 한 장만 보고 인수할 돈이 없다고 단정하면 위험합니다. 등기부의 권리 설정일, 임차인의 점유와 전입 시기, 확정일자, 배당요구 여부를 함께 맞춰봐야 합니다. 현황조사서와 실제 점유 상황도 확인합니다. 서류끼리 날짜나 사람이 다르면 저는 입찰을 멈추고 그 차이부터 확인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친 임차인은 그 다음 날부터 제삼자에게 임대차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경매 배당에서 보증금을 전부 돌려받지 못했다면, 남은 보증금 문제가 낙찰자에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같은 ‘보증금 2천만 원’이라도 권리 순서와 배당 결과에 따라 낙찰자의 부담이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소액임차인의 우선변제 여부도 소재지와 기준 시점 등에 따라 따져야 하니, 금액만 보고 안전하다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특히 기존 세입자가 계속 살고 있는데 새 월세를 받을 생각으로 수익표를 짜는 경우를 봤습니다. 기존 임대차가 언제, 어떤 조건으로 끝나는지 확인하기 전에는 새 임차인의 입주일도 정할 수 없습니다. 명도에 시간이 걸리면 수리 일정과 대출이자까지 함께 밀립니다.

현장에서는 같은 투룸도 다른 가격표가 붙는다

시세를 볼 때는 중개업소 한 곳의 호가로 끝내지 않습니다. 같은 건물이나 가까운 거리의 비슷한 면적에서 최근 실제로 계약된 보증금과 월세를 묻고,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이 얼마나 오래 남아 있는지도 봅니다. 보증금 1천만 원에 75만 원과 보증금 3천만 원에 65만 원은 단순히 월세 10만 원 차이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 세입자가 원하는 초기 부담과 집주인이 준비해야 할 반환 자금이 함께 달라집니다.

현관문을 열고 나서는 물자국과 곰팡이 냄새, 창문 방향, 난방 방식부터 확인합니다. 투룸은 두 사람이 살거나 재택근무 공간을 따로 쓰려는 수요가 있는데, 작은 방에 침대 하나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으면 사진 속 ‘방 두 개’가 현장에서는 다르게 느껴집니다. 건축물대장의 용도와 현황도 대조합니다. 불법 증축이나 실제 구조의 차이가 보이면 수리비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고 돌아와서는 낙찰 직후 필요한 수리를 따로 적습니다. 보일러 교체 가능성, 누수 흔적, 욕실 방수, 주방 설비처럼 입주 전에 손봐야 할 항목은 월세를 받기 전 현금이 나가는 부분입니다. 값싼 물건 하나를 낙찰받았다는 만족감보다, 세입자가 살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비용이 더 정확한 투자 숫자입니다.

입찰가를 낮춰야 할 때도 있다

저는 목표 월세를 높여서 입찰가를 맞추지 않습니다. 주변 투룸이 보증금 1천만 원에 월 65만~75만 원이라면 먼저 65만 원으로 계산하고, 공실도 한 달 이상 넣어봅니다. 그 숫자에서 수리비와 보유비, 대출이자를 뺀 뒤에도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입찰 상한입니다. 경락잔금대출을 쓸 생각이라면 낙찰 전에 해당 물건의 대출 가능액과 자기자금 규모를 금융기관에 확인해야 합니다. 감정가에 적힌 금액만큼 빌릴 수 있다고 가정하면 잔금일에 곤란해집니다.

투룸월세는 매달 돈이 들어온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다만 경매장에서는 그 월세를 받기까지 넘어야 할 권리, 사람, 수리 일정이 가격표에 작게 적혀 있습니다. 저는 그 작은 글씨를 읽고도 수익이 남는 물건에만 입찰표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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