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지역별 용적률만 믿고 입찰할 뻔했다

얼마 전 낡은 다가구주택 경매 물건을 검토하다가 입찰가를 다시 계산한 일이 있었습니다. 토지이용계획에는 제2종일반주거지역이라고 적혀 있었고, 건물은 주변 건물보다 낮았습니다. 얼핏 보면 증축 여지가 있어 보였죠. 그런데 해당 필지의 지구단위계획과 건축물대장을 대조하니, 숫자 하나만 보고 값을 더 얹을 물건은 아니었습니다. 경매에서 용적률은 기회처럼 보이지만, 확인하지 않은 용적률은 비싼 착각이 되기도 합니다.
용적률 250%라는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용적률은 대지면적에 대한 건물의 용적률 산정용 연면적 비율입니다. 대지가 200㎡이고 산정용 연면적이 300㎡라면 용적률은 150%입니다. 여기서 ‘산정용’이 중요합니다. 건물 전체 연면적과 같은 숫자로 단순 계산하면 틀릴 수 있습니다. 지하층이나 지상층의 부속 주차장 면적처럼 법령상 제외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건축물대장의 연면적 옆에 적힌 용적률 산정용 연면적을 따로 확인합니다.
국토계획법 시행령상 제2종일반주거지역의 범위는 100~250%입니다. 그렇다고 그 지역의 모든 땅에 250%를 지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 상한은 해당 시·군의 도시·군계획조례에서 정하고, 같은 지자체 안에서도 구역을 나눠 달리 정할 수 있습니다. 지구단위계획이 적용되는 필지는 그 계획 내용까지 봐야 합니다. 경매 공고에 적힌 용도지역 이름만으로 증축 면적을 확정하면 위험합니다.
용도지역별 용적률 숫자는 이 정도로 읽는다
아래 수치는 2026년 10월 기준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85조의 일반적인 범위입니다. 개별 필지에 곧바로 적용할 허용 용적률표가 아니라, 조례를 확인할 때 쓰는 출발점으로 보시면 됩니다.
주거지역
- 제1종·제2종전용주거지역: 각각 50~100%, 50~150%
- 제1종·제2종·제3종일반주거지역: 각각 100~200%, 100~250%, 100~300%
- 준주거지역: 200~500%
상업·공업지역
- 중심·일반·근린·유통상업지역: 각각 200~1,500%, 200~1,300%, 200~900%, 200~1,100%
- 전용·일반·준공업지역: 각각 150~300%, 150~350%, 150~400%
녹지·관리지역과 그 밖의 지역
- 보전·생산·자연녹지지역: 각각 50~80%, 50~100%, 50~100%
- 보전·생산·계획관리지역: 각각 50~80%, 50~80%, 50~100%
- 농림지역·자연환경보전지역: 각각 50~80%
상업지역의 상한이 높다고 수익성이 자동으로 좋아지는 건 아닙니다. 건물을 크게 지을수록 공사비와 금융비용도 커지고, 주차장·높이·용도 제한이 사업 규모를 먼저 막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오래된 건물의 현재 용적률이 낮아도, 그것만으로 남은 면적을 전부 쓸 수 있다고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경매 물건에서는 남은 용적률보다 먼저 볼 게 있다
예를 들어 대지 200㎡에 용적률 산정용 연면적 300㎡인 건물이 있고, 확인된 적용 상한이 200%라고 가정해보죠. 산술상 차이는 100㎡입니다. 하지만 이 100㎡는 ‘바로 증축할 수 있는 면적’이 아닙니다. 도로에 접한 조건, 건폐율, 일조와 높이 제한, 주차장 설치 기준, 건물 구조를 통과해야 합니다. 기존 건물에 위반건축물 표시가 있다면 그 사유와 시정 가능성부터 따져야 하고요.
저는 입찰 전 토지이음에서 필지의 용도지역·지구·구역을 확인하고, 지자체 조례와 지구단위계획을 이어서 봅니다. 그다음 건축물대장에서 대지면적, 건축면적, 용적률 산정용 연면적, 위반건축물 표시를 확인합니다. 서류끼리 맞지 않거나 증축을 전제로 입찰가를 써야 한다면 관할 건축과에 해당 필지의 제한과 필요한 절차를 묻습니다. 전화 답변 하나로 사업성을 확정하지 않고, 설계 검토 비용도 계산에 넣습니다.
입찰가에 ‘지을 수 있을 것 같은 면적’을 넣을 때
제가 검토한 그 다가구주택도 처음에는 증축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적용 기준과 현 건물 상태를 확인할수록 추가 면적은 불확실했습니다. 그래서 기존 임대수익과 보수 후 매각가만으로 다시 입찰 상한을 잡았습니다. 낙찰을 못 받더라도 그 편이 낫다고 봤습니다.
용도지역별 용적률은 물건을 거르는 첫 숫자입니다. 실제로 쓸 수 있는 면적과 그 면적에서 남는 돈은 별도의 계산입니다. 특히 경매에서는 명도비, 수선비, 취득 관련 세금, 대출 이자까지 들어갑니다. 아직 허가받지 않은 면적의 수익을 먼저 챙겨 적으면, 입찰장에서 가격을 올릴 이유만 만들어지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