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빌딩매매 직접 여러 번 따라가 봤더니,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들

입찰장보다 조용하지만 더 무서운 시장
얼마 전 지인이 서울 외곽에 있는 4층짜리 꼬마빌딩매매 물건을 같이 봐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매매가는 32억, 보증금은 3억 8천만 원, 월세는 1,050만 원이라고 하더군요. 겉으로 보면 연 임대수입이 1억 2천만 원이 넘으니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현장에 가서 30분만 걸어보니 숫자만 보고 들어가면 꽤 피곤해질 물건이었습니다.
부동산 경매를 오래 하다 보면 등기부 한 줄, 임차인 말 한마디에 돈이 왔다 갔다 합니다. 꼬마빌딩매매도 비슷합니다. 법원 경매처럼 입찰표를 쓰는 긴장감은 없지만, 대신 매도자 말, 중개사 설명, 임대차 현황, 건물 상태를 직접 걸러내야 합니다. 누가 대신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은 20억~50억 사이 꼬마빌딩을 찾는 개인 투자자가 많습니다. 아파트 규제 피해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넘어온 분들도 있고, 퇴직금과 대출을 섞어 노후 월세를 만들겠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건물 하나 사면 월세만 들어오는 줄 아는 경우가 아직 많다는 겁니다. 실제로는 공실, 수선비, 대출이자, 세금, 임차인 관리가 같이 따라옵니다.
수익률 4%라는 말, 그대로 믿으면 안 됩니다
중개 브리핑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수익률 4%대 나옵니다”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대개 아주 예쁘게 다듬어진 숫자입니다. 보증금은 매매가에서 빼고, 월세는 현재 임대료 기준으로 잡고, 비용은 거의 안 넣습니다. 현실에서는 그렇게 계산하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매매가 30억짜리 건물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보증금 3억, 월세 900만 원이면 단순 계산으로 연 1억 800만 원입니다. 매매가에서 보증금을 뺀 27억 기준으로 보면 약 4%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취득세, 중개수수료, 법무비, 대출 관련 비용까지 넣으면 초기 비용이 꽤 붙습니다. 건물분 부가세가 있는 거래라면 자금 흐름도 따로 봐야 합니다.
여기에 엘리베이터 점검비, 소방안전관리, 정화조, 건물 보험, 공용전기, 청소, 누수 보수 같은 지출이 빠지면 숫자가 왜곡됩니다. 제가 봤던 한 물건은 월세 1,200만 원이라고 광고됐는데, 실제로는 옥상 방수와 외벽 보수 견적만 4천만 원 가까이 나왔습니다. 그걸 첫해 비용으로 반영하면 체감 수익률은 확 내려갑니다.
- 임대료는 계약서와 통장 입금 내역을 같이 확인해야 합니다.
- 관리비에 건물주 부담 비용이 숨어 있는지 봐야 합니다.
- 최근 2~3년 수선 이력이 없으면 오히려 앞으로 돈 쓸 가능성이 큽니다.
- 대출이자는 현재 금리보다 0.5~1%포인트 높게 잡고 버텨지는지 계산해야 합니다.
현장에서는 유동인구보다 임차인 표정이 먼저 보입니다
초보 투자자들이 꼬마빌딩매매 현장에서 자주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큰길인지, 역에서 몇 분인지, 유동인구가 많은지만 봅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그런데 저는 건물 안 임차인을 더 유심히 봅니다. 장사가 되는 임차인인지, 곧 나갈 분위기인지, 임대료를 버거워하는지에 따라 건물 가치가 달라집니다.
한번은 1층 카페가 있는 건물을 본 적이 있습니다. 중개사는 “1층 우량 임차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평일 점심시간에 손님이 거의 없고, 사장님 표정이 너무 어두웠습니다. 주변 상가 몇 군데를 돌며 물어보니 그 카페는 권리금 회수도 어렵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계약서상 월세는 380만 원이었지만, 그 임차인이 빠지면 새 임차인은 300만 원도 쉽지 않은 자리였습니다.
이런 건 엑셀에 바로 안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현장에 최소 두 번 갑니다. 평일 낮, 저녁 또는 주말 중 한 번. 같은 건물도 시간대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보입니다. 학원 건물은 저녁이 중요하고, 음식점 상권은 점심과 저녁 회전이 중요합니다. 병원이나 사무실 위주 건물은 평일 낮의 출입 흐름을 봐야 합니다.
등기부보다 무서운 건 불법 증축과 용도 문제
경매 권리분석을 하다 보면 말소기준권리, 대항력, 배당요구 같은 것부터 봅니다. 일반 꼬마빌딩매매에서는 등기부가 깨끗해 보여도 끝난 게 아닙니다. 건축물대장과 실제 현장이 안 맞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옥탑을 방처럼 쓰거나, 주차장을 점포로 막아 쓰거나, 근린생활시설을 주거처럼 임대한 사례도 봤습니다.
이런 문제는 당장 월세가 잘 들어올 때는 조용합니다. 그런데 구청 민원이나 단속이 들어오면 원상복구, 이행강제금, 임차인 분쟁으로 번집니다. 매수 후에 발견하면 매도자와 싸우기도 쉽지 않습니다. 계약서에 특약을 넣었는지, 고지받았는지, 현장 사진과 자료가 있는지가 중요해집니다.
제가 초보라면 멋진 외관보다 건축물대장부터 보겠습니다. 사용승인일, 주용도, 위반건축물 표시, 층별 면적, 주차대수, 승강기 유무를 먼저 확인합니다. 그리고 실제 현장에서 층별 사용 상태가 서류와 맞는지 봅니다. 건물이 오래됐다고 무조건 나쁜 건 아니지만, 오래된 건물일수록 설비와 누수, 전기 용량, 배관 상태를 더 차갑게 봐야 합니다.
계약 전 최소한 확인할 자료
-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근저당, 가압류, 지상권, 임차권 등 확인
- 건축물대장: 위반건축물, 용도, 면적, 주차대수 확인
- 임대차계약서 전체: 보증금, 월세, 만기, 특약, 원상복구 조항 확인
- 월세 입금 내역: 실제 수납 여부와 연체 여부 확인
- 수선 견적 또는 점검 자료: 옥상, 외벽, 누수, 승강기, 소방 확인
대출 많이 나오면 좋은 물건이라는 착각
꼬마빌딩매매 상담을 하다 보면 “대출이 얼마나 나오나요?”를 제일 먼저 묻는 분이 많습니다. 이해는 됩니다. 30억 건물을 전액 현금으로 사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대출이 많이 나온다는 말은 수익이 커진다는 뜻이 아니라, 버텨야 할 고정비가 커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30억 건물에 대출 18억을 쓰고 금리 5%를 적용하면 연 이자만 9천만 원입니다. 월로는 750만 원입니다. 월세가 1,000만 원 들어와도 이자 내고 나면 250만 원 남습니다. 여기서 재산세, 종합소득세, 수선비, 공실 한두 달이 생기면 현금흐름은 바로 얇아집니다. 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가도 연 1,800만 원이 추가로 나갑니다.
저는 초보 투자자에게 대출 한도를 최대치로 쓰는 방식을 권하지 않습니다. 특히 첫 꼬마빌딩이면 더 그렇습니다. 건물 운영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갑니다. 임차인 교체 한 번만 생겨도 중개수수료, 인테리어 공백, 렌트프리 요구가 따라옵니다. 이때 현금 여유가 없으면 좋은 건물도 사람을 압박합니다.
싸게 사는 것보다 안 물리는 게 먼저입니다
경매를 오래 하면서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돈은 낙찰받을 때 버는 게 맞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이상한 물건을 피할 때 지켜집니다. 꼬마빌딩매매도 똑같습니다. 시세보다 5% 싸게 샀다고 좋아했는데, 1년 뒤 방수와 승강기, 임차인 명도에 1억이 들어가면 싼 게 아닙니다.
초보가 접근하기 괜찮은 건물은 화려한 물건이 아닙니다. 임대차가 단순하고, 위반건축물 이슈가 없고, 주변 임대료 비교가 가능한 건물입니다. 1층 임차인이 너무 과한 임대료를 내고 있거나, 특정 업종 하나에 매출이 기대어 있거나, 매도자가 자료 제공을 꺼리는 물건은 조심해야 합니다. 좋은 물건은 질문을 해도 대체로 자료가 따라옵니다.
저라면 꼬마빌딩매매를 처음 하는 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첫 건물에서 큰 수익률을 노리기보다, 2년 버텨도 잠이 오는 구조를 고르라고요. 월세가 조금 낮아도 공실 위험이 작고, 대출이자가 올라가도 버틸 수 있고, 수선비가 나와도 생활이 흔들리지 않는 물건이 오래 갑니다. 부동산은 숫자로 사지만, 결국 버티는 건 사람의 현금흐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