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재개발 물건 몇 번 쫓아가봤더니 초보가 먼저 봐야 할 게 보였습니다

처음엔 싸 보여도, 현장에 가면 표정이 달라집니다
얼마 전 인천 쪽 재개발 구역 인근 경매 물건을 보러 갔는데, 감정가만 보면 꽤 괜찮아 보였습니다. 역도 멀지 않고, 주변에 신축 아파트도 하나둘 올라와 있었고, 인터넷 지도만 보면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해서 골목을 두 바퀴 걸어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같은 동네 안에서도 도로 폭, 경사, 노후도, 상가 공실률이 다 달랐고, 무엇보다 주민들 분위기가 제각각이었습니다.
인천재개발은 단순히 인천이라는 큰 이름 하나로 묶어서 보면 위험합니다. 미추홀구, 부평구, 동구, 서구, 계양구가 다르고, 같은 구 안에서도 역세권인지, 원도심인지, 공장지대와 붙어 있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물건이 됩니다. 법원 경매지에 찍힌 숫자만 보고 들어가면 현장에서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초보 투자자에게 인천재개발 물건을 볼 때 가장 먼저 말하는 건 이것입니다. 재개발 예정이라는 말보다 지금 이 물건을 내가 실제로 버틸 수 있는지가 먼저입니다. 사업이 늦어져도 버틸 자금, 명도에 쓸 시간, 추가분담금이 커졌을 때 감당할 체력이 없으면 좋은 구역도 내 투자에는 나쁜 물건이 됩니다.
재개발 구역 안 물건이라고 다 같은 값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많이 보는 착각이 있습니다. 재개발 구역 안에 있으면 빌라든 단독이든 비슷하게 오를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권리가액, 대지지분, 조합원 자격, 무허가 여부, 세입자 구조에 따라 계산이 확 달라집니다. 특히 경매로 들어가는 물건은 일반 매매보다 권리관계가 복잡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감정가 1억8천만 원짜리 빌라가 1억4천만 원까지 떨어졌다고 해봅시다. 겉으로는 4천만 원 싸게 사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체납관리비 500만 원, 점유자 이사비 협의 700만 원, 취득세와 법무비용, 대출 이자, 수리비까지 붙으면 실제 투입금은 금방 올라갑니다. 여기에 조합원 지위가 불안하거나 현금청산 가능성이 있으면 이야기는 아예 달라집니다.
재개발 물건은 현재 시세와 미래 기대가격 사이의 간격을 먹는 투자입니다. 그런데 그 간격에는 시간이 들어갑니다. 1년이면 괜찮은데 5년이 되면 대출 이자가 수익을 갉아먹습니다. 초보가 흔히 놓치는 게 바로 이 시간 비용입니다. 낙찰가만 낮추면 이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손익은 낙찰 후부터 시작됩니다.
인천재개발에서 제가 꼭 보는 체크포인트
저는 인천재개발 물건을 볼 때 구역명부터 외우지 않습니다. 먼저 돈이 새는 구멍을 찾습니다. 좋은 이야기는 매물 광고에 많이 나옵니다. 투자자는 안 좋은 쪽을 먼저 봐야 합니다.
- 정비구역 지정 여부와 사업 단계가 실제 문서로 확인되는지
-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중 어디까지 왔는지
- 대지지분이 지나치게 작거나 권리가액이 낮지 않은지
- 무허가 건축물, 위반건축물, 공유지분 문제가 있는지
- 세입자의 대항력과 배당요구 여부가 어떻게 되는지
- 인근 신축 실거래가와 구축 매매가 차이가 합리적인지
- 추가분담금을 넣어도 주변 신축 가격 대비 여유가 있는지
여기서 하나라도 애매하면 저는 가격을 더 낮춰서 봅니다. 싸게 사면 해결되는 문제가 있고, 싸게 사도 안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세입자 대항력, 조합원 자격, 현금청산 리스크 같은 건 낙찰가를 조금 깎는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입찰 전에 이 부분을 흐릿하게 넘기면 낙찰 후에는 전부 내 문제가 됩니다.
현장에서는 공인중개사 말보다 숫자와 분위기를 같이 봅니다
인천 원도심 재개발 지역을 돌다 보면 중개사무소마다 말이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곳은 곧 간다고 하고, 어떤 곳은 아직 멀었다고 합니다. 둘 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닐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들은 정보가 다르고, 팔아야 하는 물건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최소 세 군데 이상 들어가서 같은 질문을 반복합니다. 요즘 실제 거래되는 가격, 급매가 나오는 이유, 세입자 많은 골목, 조합 반대 분위기, 상가 소유자와 주택 소유자 간 갈등 같은 것들입니다. 말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반복해서 겹치는 내용이 중요합니다. 서로 다른 사람이 같은 불편한 이야기를 하면 그건 꽤 신뢰할 만합니다.
그리고 꼭 낮과 밤을 나눠서 봅니다. 낮에는 조용한데 밤에는 주차난이 심한 곳이 있고, 낮에는 낡아 보여도 출퇴근 시간 유동인구가 괜찮은 곳이 있습니다. 인천은 역세권 프리미엄이 큰 지역도 있지만, 역에서 10분만 벗어나도 체감이 확 꺾이는 곳이 있습니다. 지도상 거리 700m와 실제 걸어가는 700m는 다릅니다.
초보라면 욕심낼 물건과 피할 물건을 구분해야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인천재개발은 기회가 있습니다. 서울보다 진입금이 낮은 물건이 있고, 구도심 개선 기대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기대감만으로 입찰하면 위험합니다. 특히 경매 초보가 첫 물건으로 너무 복잡한 재개발 구역 내 점유 문제 있는 빌라를 잡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제가 초보라면 먼저 사업 단계가 어느 정도 진행된 구역 주변의 단순한 권리관계 물건부터 봅니다. 임차인이 전입만 있고 배당요구를 했는지, 말소기준권리 이후 권리들이 깨끗하게 소멸하는지, 관리비 체납이 감당 가능한지부터 확인합니다. 수익률이 조금 낮아 보여도 배울 수 있는 물건이 있고, 수익률이 높아 보여도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물건이 있습니다.
반대로 피하고 싶은 물건도 있습니다. 지분이 복잡한 단독주택, 오래된 무허가 증축이 섞인 물건, 점유자가 강하게 버티는 물건, 조합원 지위 판단이 애매한 물건, 주변 시세보다 낙찰가가 이미 과열된 물건입니다. 이런 물건은 고수에게도 피곤합니다. 초보가 경험 삼아 들어가기에는 수업료가 너무 비쌀 수 있습니다.
인천재개발 투자는 남들이 말하는 호재를 따라가는 게임이 아닙니다. 내가 산 가격, 버티는 기간, 추가로 들어갈 돈, 빠져나올 수 있는 출구를 차갑게 맞춰보는 일에 가깝습니다. 현장에 가서 골목을 걷고, 등기와 매각물건명세서를 보고, 조합 관련 문서를 확인하고, 대출 가능 금액까지 맞춰본 뒤에도 숫자가 남아야 입찰할 만합니다. 저는 아직도 입찰장에 들어가기 전날 밤에는 계산기를 다시 두드립니다. 그 습관 하나가 큰 손실을 몇 번은 막아줬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