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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어플만 믿고 입찰했다가 현장에서 다시 계산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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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어플만 믿고 입찰했다가 현장에서 다시 계산한 이야기

법원 주차장에서 부동산어플을 다시 켠 날

얼마 전 인천지방법원 입찰장에 갔는데, 옆자리 초보 투자자분이 휴대폰 화면만 계속 보고 있더군요. 지도에는 역세권, 실거래가는 괜찮고, 예상 낙찰가도 적당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등기부와 매각물건명세서를 같이 보니 이야기가 조금 달랐습니다. 부동산어플 화면에는 깔끔한 아파트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선순위 임차인 보증금이 꽤 컸고 관리비 체납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요즘 부동산어플이 정말 좋아졌습니다. 실거래가, 매물 호가, 주변 학군, 지하철 거리, 로드뷰까지 손바닥 안에서 거의 다 보입니다. 저도 현장에서 씁니다. 다만 경매와 공매에서는 어플이 답을 주는 게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화면에 숫자가 예쁘게 정돈돼 있다고 해서 그 물건이 안전한 건 아닙니다.

부동산어플로 먼저 보는 것들

제가 물건을 처음 잡을 때 부동산어플에서 보는 건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실거래가 흐름입니다. 최근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거래가 있는지 봅니다. 거래가 끊긴 단지는 호가가 아무리 높아도 믿기 어렵습니다. 둘째는 현재 매물 호가입니다. 같은 동, 같은 평형, 같은 층급의 매물이 얼마에 나와 있는지 봐야 합니다. 셋째는 주변 수요입니다. 역, 학교, 병원, 대형마트 같은 요소도 보지만, 저는 출퇴근 동선과 전월세 수요를 더 많이 봅니다.

예를 들어 감정가 4억 2천만 원짜리 아파트가 있다고 치겠습니다. 부동산어플 실거래가에는 최근 거래가 4억 1천만 원으로 찍혀 있습니다. 초보자는 여기서 3억 4천만 원에 낙찰받으면 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같은 단지 매물 호가가 3억 8천만 원까지 내려와 있고, 실제 거래는 5개월째 없습니다. 이런 경우 3억 4천만 원은 싸게 산 게 아닐 수 있습니다. 취득세, 법무비, 명도비, 이자, 수리비까지 붙으면 바로 숨이 막힙니다.

제가 자주 확인하는 항목

  • 최근 실거래가가 실제로 반복 거래인지, 한두 건 튄 거래인지
  • 같은 평형의 저층, 중층, 고층 가격 차이
  • 전세가율과 월세 수요
  • 현재 매물 개수와 가격 인하 흔적
  • 로드뷰로 본 상권 분위기와 건물 노후도

사실 여기까지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다음입니다. 어플에서 본 가격을 법원 서류와 맞춰보는 과정이 빠지면, 숫자는 그냥 보기 좋은 참고 자료일 뿐입니다.

경매에서는 어플보다 권리관계가 먼저다

부동산어플은 시세를 보는 데 강합니다. 하지만 말소기준권리, 대항력 있는 임차인, 배당요구 여부, 유치권 주장, 법정지상권 가능성 같은 문제는 어플 하나로 판단하면 위험합니다. 특히 경매 초보가 많이 다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시세보다 20% 싸게 보이는 물건에 흥분해서 권리분석을 대충 넘깁니다.

제가 예전에 본 다세대주택 물건이 있었습니다. 어플상 주변 거래가는 2억 원 안팎이었고 최저가는 1억 4천만 원대였습니다. 숫자만 보면 꽤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매각물건명세서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었고, 보증금이 8천만 원이었습니다. 배당으로 전액 회수될 가능성이 낮아 보였습니다. 낙찰자가 인수할 여지가 있었던 겁니다. 이걸 놓치면 1억 4천만 원짜리 물건이 아니라 사실상 2억 2천만 원짜리 물건이 됩니다.

근데 입찰장에서는 이런 물건에도 사람이 들어옵니다. 왜냐하면 부동산어플에서 본 시세와 최저가 차이만 보고 덤비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는 싸 보이는 물건보다, 싸 보이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물건이 더 중요합니다. 설명이 안 되면 저는 그냥 접습니다. 돈은 못 벌어도 잃지는 않으니까요.

부동산어플 시세를 믿기 전에 현장에서 보는 것

어플에는 같은 아파트, 같은 면적이면 거의 같은 상품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 가보면 다릅니다. 1층인데 앞이 옹벽인 집, 엘리베이터에서 너무 먼 집, 누수 흔적이 있는 집, 주차 스트레스가 큰 단지, 상가 냄새가 올라오는 동도 있습니다. 이런 건 화면에서 잘 안 보입니다.

저는 현장에 가면 관리사무소 주변부터 봅니다. 게시판에 장기수선, 누수, 주차 민원, 승강기 교체 이야기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단지 안 공인중개사무소에도 들어갑니다. 이때 바로 경매 물건이라고 말하면 말이 조심스러워지는 경우가 많아서, 비슷한 평형 매수 문의처럼 물어봅니다. 실제 매수세가 있는지, 급매가 얼마인지, 전세는 잘 나가는지 묻습니다.

한 번은 어플상 5억 초반으로 보이던 아파트가 있었습니다. 현장 중개업소 세 군데를 돌았더니 실매수자는 4억 7천만 원 밑에서만 움직인다고 했습니다. 전세도 생각보다 약했습니다. 그 물건을 4억 2천만 원에 낙찰받으면 남는 장사처럼 보였지만, 잔금대출 이자와 수리비를 넣으니 여유가 거의 없었습니다. 저는 입찰표를 쓰지 않았고, 나중에 낙찰가를 보니 누군가 4억 3천만 원대에 가져갔습니다. 그분이 실거주라면 괜찮을 수 있지만 투자라면 계산이 빡빡했을 겁니다.

어플 여러 개를 같이 쓰는 이유

부동산어플은 하나만 보면 편하지만, 저는 최소 두세 개를 같이 봅니다. 같은 단지도 어플마다 매물 수와 호가가 다르게 잡히는 일이 많습니다. 어떤 곳은 허위에 가까운 미끼 매물이 오래 남아 있고, 어떤 곳은 실거래 반영이 늦습니다. 공매 물건이나 특수 물건은 더 그렇습니다.

제가 쓰는 방식은 단순합니다. 먼저 대표 부동산어플로 실거래가와 호가를 봅니다. 그다음 지도 어플로 거리와 경사, 도로 폭, 주변 시설을 봅니다. 법원 경매정보나 온비드 자료를 대조합니다. 아파트는 KB 시세나 은행 대출 기준도 같이 봅니다. 경락잔금대출이 생각보다 적게 나오면 수익률 계산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초보가 특히 조심할 화면 속 착시

  • 호가는 주인의 희망 가격이지 매수자가 낸 가격이 아니다
  • 실거래 한 건이 전체 시세를 대표하지 않는다
  • 역까지 직선거리 500m와 실제 도보 500m는 다르다
  • 전세가 높아 보여도 실제 계약 가능한 금액은 낮을 수 있다
  • 경매 최저가가 낮아도 인수금액이 있으면 싸지 않다

솔직히 부동산어플은 잘못이 없습니다. 문제는 사용자가 보고 싶은 숫자만 보는 데 있습니다. 낙찰가를 정할 때는 매수가, 매도가, 보유비용, 세금, 대출, 명도 기간까지 한 장에 놓고 봐야 합니다. 저는 아무리 좋아 보여도 예상 매도가에서 최소 7~10%는 비용과 변수로 빼놓고 계산합니다. 다세대나 빌라처럼 환금성이 떨어지는 물건은 더 보수적으로 봅니다.

제가 부동산어플을 쓰는 방식

부동산어플은 현장 가기 전 시간을 줄여주는 도구입니다. 예전에는 중개업소 전화 돌리고 직접 가서야 알 수 있던 정보를 지금은 10분 만에 훑을 수 있습니다. 이건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입찰가를 대신 정해주지는 않습니다. 권리분석도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명도 난이도도 화면에 정확히 표시되지 않습니다.

초보라면 처음부터 어려운 물건을 잡지 않는 게 좋습니다. 아파트, 권리관계 단순한 물건, 점유관계가 비교적 명확한 물건부터 보는 편이 낫습니다. 부동산어플에서 싸 보이는 빌라, 지분 물건, 선순위 임차인이 있는 물건, 유치권 문구가 붙은 물건은 공부용으로는 좋지만 첫 입찰용으로는 부담이 큽니다.

10년 넘게 해보니 경매에서 오래 버티는 사람은 대단한 촉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귀찮은 확인을 끝까지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부동산어플을 잘 쓰는 것도 결국 그 연장선입니다. 화면 속 가격을 출발점으로 삼고, 서류와 현장과 대출 가능 금액으로 계속 걸러내는 것. 그 과정을 버티면 입찰장에서 손이 훨씬 덜 떨립니다.

부동산어플만 믿고 입찰했다가 현장에서 다시 계산한 이야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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