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비드 입찰 취소하려다 보증금부터 확인한 이유

얼마 전 지인이 온비드에 입찰서를 넣고 한 시간쯤 지나 전화를 했습니다. 현장을 다시 보고 왔는데 점유 상태가 생각보다 복잡하다며 입찰을 취소하고 싶다는 겁니다. 아직 개찰 전이니 버튼 하나로 되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더군요. 저도 처음 공매를 할 때 화면에서 처리하는 입찰이라 쉽게 물릴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온비드 입찰 취소는 물건을 찜 목록에서 지우는 일과 전혀 다릅니다.
먼저 구분할 게 있습니다. 내가 제출한 입찰서를 취소하려는 건지, 공고기관이 공매 자체를 취소한 건지, 낙찰 뒤 계약을 포기하려는 건지입니다. 세 경우는 보증금 처리부터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화한 지인에게도 제일 먼저 입찰서를 전자서명해 제출했는지, 보증금을 이미 냈는지 물었습니다.
입찰서에 전자서명했다면 개찰 전에도 되돌릴 수 없다
온비드의 입찰 안내에는 제출한 입찰서를 수정하거나 변경하거나 취소할 수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입찰 마감까지 시간이 남았어도 같습니다. 금액을 잘못 입력했거나 다른 물건을 눌렀다는 사정만으로 제출 내역을 고칠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공고기관 담당자에게 사정을 설명할 수는 있지만, 그 통화가 입찰 취소를 확정해 주는 절차는 아닙니다.
입찰서 작성 화면에 금액을 입력한 상태와 전자서명까지 마쳐 제출된 상태도 다릅니다. 헷갈리면 온비드의 입찰 진행 내역에서 제출 여부와 보증금 납부 상태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브라우저 창을 닫았다는 이유로 제출 사실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다시 같은 물건에 입찰서를 넣어 앞선 금액을 덮어쓰겠다는 생각도 위험합니다. 동일 물건의 중복 입찰 허용 여부와 무효 기준은 공고를 따라야 합니다.
제가 옆에서 봤던 실수 중에는 2억 1천만 원을 쓰려다 2억 7천만 원을 입력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숫자 한 자리 차이가 6천만 원입니다. 그때는 제출 전 확인 화면에서 잡았지만, 전자서명을 마친 뒤였다면 가격을 고쳐 낼 수 없었습니다. 입찰 버튼을 누르기 전 30초가 낙찰 뒤 몇 달의 부담을 가르기도 합니다.
보증금을 안 냈다면 입찰 취소와는 다른 이야기다
입찰서를 제출했지만 보증금을 아직 송금하지 않은 사람은 입금을 멈추면 되는지 묻습니다. 보증금이 납부기한까지 들어오지 않으면 통상 유효한 입찰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제출된 입찰서가 취소된 것은 아닙니다. 입찰이 무효로 처리되는 것과 입찰자가 제출을 철회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전자보증서나 대체서류를 선택했다면 그 방식의 처리 상태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 방법을 값싼 취소 버튼처럼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마감 전에 마음이 바뀐 상황이라면 입찰 진행 내역과 해당 공고의 보증금 납부 조건을 확인하고, 이미 납부했거나 납부 상태가 애매하면 온비드 고객센터와 공고기관에 즉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은행 이체 화면에 송금 완료라고 떠도 온비드에서 정상 납부로 확인되는지까지 봐야 합니다.
보증금 비율도 모든 물건이 10%인 건 아닙니다. 제가 신탁 공매를 볼 때는 10% 공고도, 훨씬 높은 비율을 요구하는 공고도 만났습니다. 예를 들어 입찰가 3억 원에 보증금이 10%라면 3천만 원입니다. 가볍게 입금했다가 낙찰 후 계약을 포기하면 이 돈이 그대로 위험에 놓입니다. 정확한 비율과 납부 시각은 해당 물건 공고문에 적힌 조건이 기준입니다.
이미 보증금을 냈다면 개찰 결과와 공고 조건을 봐야 한다
보증금을 낸 뒤 마음이 바뀌었다고 해서 낙찰 위험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유찰되면 공고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입찰 때 지정한 환급계좌로 보증금이 돌아오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환급 시점, 이자 여부, 송금 수수료는 공고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입찰자가 임의로 취소를 요구해 즉시 환급받는 절차와는 구별해야 합니다.
반대로 낙찰자가 됐다면 이야기가 무거워집니다. 계약 체결기한을 넘기거나 잔금을 내지 못할 때 낙찰이 무효가 되고 보증금이 귀속된다고 정한 공고가 많습니다. 물건마다 계약기한과 대금 납부 방식이 다르니, 낙찰 뒤에 대출을 알아보겠다는 계획은 위험합니다. 경락잔금대출 가능액이 예상보다 적거나 점유자 명도비가 늘어도, 내 자금 사정만으로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면 안 됩니다.
예전에 시세보다 싸다는 말만 듣고 공매 빌라를 보러 간 적이 있습니다. 호가와 최근 거래가격의 차이는 컸지만, 현장에서는 점유자를 바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관리비 체납 가능성과 수리비까지 넣자 처음 계산한 수익이 빠르게 줄더군요. 그 물건은 입찰하지 않았습니다. 취소 방법을 찾을 만큼 불안한 요소라면, 대개 입찰 전에 확인했어야 할 비용이나 권리가 남아 있다는 신호입니다.
공매 자체가 취소된 경우는 사유부터 확인한다
온비드에서 ‘취소’라고 보이는 기록이 모두 입찰자의 취소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공고기관이 사정 변경이나 시스템 장애 등으로 입찰을 연기하거나 공매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신탁 공매는 채무 변제 등으로 뒤 회차가 중단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온비드의 취소·연기 공고와 원래 공고문을 함께 읽고, 납부한 보증금의 환급 절차를 공고기관에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입찰 전 보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매수인이 떠안는 권리와 점유 관계, 취득세·명도·수리비를 더한 총비용, 그리고 계약과 잔금의 정확한 기한입니다. 그다음에야 입찰금액과 환급계좌를 확인하고 전자서명합니다. 화면에서 클릭 한 번으로 들어간 입찰도 돈이 오가는 약속입니다. 온비드 입찰 취소를 검색하게 된 순간이라면, 지금 내 입찰이 어느 단계인지부터 차분히 확인하는 게 손실을 줄이는 첫걸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