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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갱노노 켜고 임장 갔다가 입찰가를 1,800만 원 낮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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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갱노노 켜고 임장 갔다가 입찰가를 1,800만 원 낮춘 이야기

지도 앱 하나 믿고 들어갔다가 식은땀 난 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 수도권 아파트 경매 물건을 보러 갔는데, 처음 권리분석만 봤을 때는 꽤 괜찮아 보였습니다. 감정가 5억 2천만 원, 최저가 4억 1,600만 원. 등기부상 큰 하자는 없고, 말소기준권리도 깔끔했습니다. 초보 때의 저였다면 여기서 바로 입찰표부터 떠올렸을 겁니다. 그런데 10년 넘게 입찰장을 다니다 보니, 서류가 깨끗한 물건일수록 현장에서 더 오래 봅니다.

그날 제가 제일 먼저 켠 앱이 호갱노노였습니다. 실거래가, 주변 단지 흐름, 학군, 입주 물량, 전세가율을 빠르게 훑기 좋거든요. 물론 호갱노노 하나로 입찰가를 정하면 위험합니다. 그래도 현장 가기 전 1차 필터로는 꽤 쓸 만합니다. 특히 아파트 경매에서는 “이 단지가 동네에서 어떤 위치인지” 감 잡는 데 시간이 많이 줄어듭니다.

호갱노노에서 먼저 보는 건 가격 그래프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호갱노노를 켜면 실거래가 그래프부터 봅니다. 저도 봅니다. 근데 순서가 조금 다릅니다. 저는 먼저 주변 단지와 비교합니다. 같은 84㎡라도 초등학교 거리, 지하철 접근성, 대단지 여부, 구축과 신축 차이에 따라 가격이 꽤 벌어집니다.

예를 들어 A단지는 최근 84㎡가 5억 1천만 원에 거래됐고, 바로 옆 B단지는 4억 6천만 원에 거래됐다고 합시다. 초보자는 “우리 물건도 5억 근처겠네”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가보면 A단지는 역까지 도보 7분, B단지는 언덕길 15분입니다. 관리 상태도 다르고, 주차난도 다릅니다. 그러면 같은 평형이라도 입찰가 기준은 달라져야 합니다.

호갱노노에서 제가 자주 보는 항목은 이렇습니다.

  • 최근 실거래가가 실제로 몇 건인지
  • 고점 거래인지, 반복 거래인지
  •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 주변 신축 입주 물량이 있는지
  • 같은 생활권 안에서 더 선호되는 단지가 어디인지

특히 거래가 한두 건뿐이면 조심해야 합니다. 5억 거래 하나만 보고 시세를 잡았다가, 실제 매수 수요는 4억 7천만 원대에 몰려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매는 싸게 사는 게임 같지만, 사실은 나중에 팔리거나 전세 맞춰지는 가격을 먼저 계산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제가 입찰가를 낮춘 이유는 전세가였습니다

그날 물건은 겉으로 보면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호갱노노로 전세 흐름을 보니 조금 이상했습니다. 매매가는 5억 안팎에서 버티는 것처럼 보였는데, 전세는 3억 초반까지 밀려 있었습니다. 전세가율이 낮아진다는 건 단순히 세입자에게 좋은 일이 아닙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잔금 이후 버틸 현금이 더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제가 처음 생각한 입찰가는 4억 4천만 원대였습니다. 그런데 전세를 3억 2천만 원으로 잡으면, 취득세와 법무비, 명도비, 수리비, 이자까지 감안했을 때 자기자본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기존 점유자가 이사 협의에 쉽게 응하지 않으면 두세 달 이자는 그냥 나갑니다. 대출이 된다고 다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잔금대출 한도와 금리, 전세 세팅 가능성까지 같이 맞아야 합니다.

결국 저는 입찰가를 1,800만 원 낮췄습니다. 낙찰은 못 받았습니다. 다른 분이 더 높게 쓰셨더군요. 그런데 몇 달 뒤 같은 단지 거래를 다시 보니, 제 판단이 아주 틀리지는 않았습니다. 매매 호가는 버텼지만 실제 거래는 잘 안 붙었고, 전세는 더디게 움직였습니다. 경매에서 못 받은 물건보다 무리해서 받은 물건이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호갱노노가 편해도 현장 확인은 빼면 안 됩니다

호갱노노의 장점은 빠릅니다. 단지별 분위기, 실거래, 입주 연차, 주변 비교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앱 화면에는 안 나오는 것들이 있습니다. 동 출입구 앞 경사, 야간 소음, 지하주차장 진입 폭, 상가 공실, 단지 안 냄새, 엘리베이터 관리 상태 같은 것들입니다.

예전에 한 번은 앱으로 봤을 때 역세권 물건이었습니다. 지도상 거리도 좋고 실거래도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직접 가보니 역까지 가는 길에 큰 도로를 두 번 건너야 했고, 밤에는 주변이 꽤 어두웠습니다. 아이 키우는 실수요자가 선호할 길은 아니었습니다. 이런 건 숫자만 보면 놓칩니다.

그래서 저는 호갱노노를 이렇게 씁니다. 먼저 단지 서열을 잡고, 그다음 네이버 부동산 호가를 보고, 국토부 실거래가로 한 번 더 확인합니다. 이후 현장에 가서 중개업소 두세 곳에 전세 문의를 합니다. “이 집 경매 나왔는데요”라고 바로 말하지 않고, 같은 평형 전세가 얼마나 빨리 나가는지부터 묻습니다. 중개업소 반응이 애매하면 그 물건은 입찰가를 보수적으로 잡습니다.

초보가 호갱노노로 착각하기 쉬운 지점

초보 투자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최고가를 시세로 보는 겁니다. 호갱노노에서 최근 최고 거래가가 눈에 잘 들어오니 그 가격을 기준으로 수익을 계산합니다. 그런데 경매 낙찰 후 매도할 때 내가 그 최고가에 팔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급매와 경쟁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번째는 전세가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겁니다. 전세 매물이 적다고 해서 무조건 높은 가격에 나가는 건 아닙니다. 입주 물량이 가까운 곳에 있거나, 해당 단지에 수리 안 된 집이 많으면 세입자는 생각보다 까다롭게 봅니다. 특히 낙찰 물건은 잔금, 명도, 수리 일정이 꼬이면 전세 타이밍을 놓치기 쉽습니다.

세 번째는 권리분석과 시세조사를 따로 보는 겁니다. 권리가 깨끗해도 시세가 애매하면 위험하고, 시세가 좋아 보여도 점유 관계가 복잡하면 비용이 커집니다. 호갱노노는 시세 판단 도구이지 권리분석 도구는 아닙니다. 등기부,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임대차 관계는 반드시 따로 봐야 합니다.

제가 실제로 쓰는 간단한 기준

저는 아파트 경매 물건을 볼 때 호갱노노에서 최근 6개월 거래만 보지 않습니다. 최소 2년 흐름을 같이 봅니다. 상승장에서 찍힌 가격인지, 하락 후 회복 중인지, 거래량이 붙는 구간인지가 중요합니다. 같은 5억이라도 거래량이 붙은 5억과 한 건 찍힌 5억은 완전히 다릅니다.

입찰가를 정할 때는 보통 세 가지 가격을 따로 적습니다. 보수적 매도가, 현실적 전세가, 최악의 보유 비용입니다. 예를 들어 매도 가능가를 4억 9천만 원, 전세 가능가를 3억 3천만 원, 6개월 보유 비용을 1,200만 원으로 잡으면 입찰가가 자연스럽게 내려갑니다. 여기서 욕심을 조금만 섞어도 수익률 계산이 예뻐집니다. 문제는 법원 밖 현실이 그 계산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호갱노노는 좋은 도구입니다. 저도 자주 씁니다. 다만 도구가 판단을 대신해주지는 않습니다. 앱에서 좋아 보이는 물건일수록 현장에서 더 차갑게 봐야 합니다. 경매는 남보다 빨리 뛰어드는 사람이 이기는 판이 아니라, 빠질 자리에서 빠질 줄 아는 사람이 오래 버티는 판이라고 생각합니다.

호갱노노 켜고 임장 갔다가 입찰가를 1,800만 원 낮춘 이야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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