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건물매매 물건 직접 따라가 봤더니, 숫자보다 임차인이 먼저 보였습니다

처음엔 수익률 6.8%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얼마 전 지인이 상가건물매매 물건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1층은 커피숍, 2층은 학원, 3층은 사무실로 쓰는 3층짜리 근린생활시설이었고 매매가는 18억 5천만 원이었습니다. 중개사가 준 자료에는 보증금 합계 2억 4천만 원, 월세 합계 1,050만 원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단순 계산하면 연 임대료 1억 2,600만 원, 보증금을 뺀 실투자금 기준 수익률이 꽤 괜찮아 보였죠.
그런데 현장에 가보니 숫자만 보고 덤빌 물건은 아니었습니다. 1층 커피숍은 장사가 잘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점심시간 이후 유동인구가 확 줄었습니다. 2층 학원은 간판은 멀쩡한데 출입문 옆에 붙은 안내문을 보니 수업 시간이 주 3일뿐이었습니다. 3층 사무실은 우편물이 쌓여 있더군요. 이런 건 등기부나 임대차 현황표에 안 나옵니다. 상가건물매매는 종이 위 수익률보다 현장 온도가 먼저입니다.
상가건물매매에서 제일 먼저 보는 건 임대차입니다
상가를 살 때 초보가 가장 많이 보는 숫자는 월세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10년 넘게 경매장을 다니다 보니, 월세보다 중요한 건 그 월세가 계속 들어올 가능성이었습니다. 임차인이 오래 버틸 업종인지, 권리금 분쟁 가능성은 없는지, 계약갱신 요구권 기간은 얼마나 남았는지, 관리비 체납은 없는지까지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월세 300만 원짜리 식당이 있다고 해도, 주방 설비가 낡고 배달 매출에만 기대는 곳이면 공실 리스크가 큽니다. 반대로 월세 220만 원이어도 병원, 약국, 프랜차이즈 세탁소처럼 지역 수요가 붙어 있는 업종이면 버티는 힘이 있습니다. 저는 상가건물매매 검토할 때 임차인에게 바로 전화하지 않습니다. 먼저 손님 흐름, 영업시간, 주변 경쟁 점포, 간판 상태를 봅니다. 그다음 관리사무소나 주변 점포에서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확인합니다.
- 계약서상 월세와 실제 입금액이 같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 부가세 별도인지 포함인지에 따라 실수익이 달라집니다.
- 관리비를 임차인이 부담하는지 소유자가 일부 떠안는지도 봐야 합니다.
- 렌트프리, 월세 감액 약속, 구두 합의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매도인이 “월세는 잘 들어옵니다”라고 말할 때, 저는 통장 입금 내역을 봅니다. 말은 공짜고 통장은 흔적입니다. 6개월치만 봐도 임차인의 체력이 어느 정도 보입니다.
등기부보다 무서운 건 건물의 쓰임새입니다
상가건물매매에서 등기부등본은 기본입니다. 근저당, 가압류, 압류, 지상권 같은 권리는 당연히 봐야 합니다. 그런데 실전에서는 등기부가 깨끗한데도 골치 아픈 물건이 있습니다. 건물 용도와 실제 사용이 안 맞는 경우입니다.
제가 예전에 본 물건은 공부상 2층이 사무소였는데 실제로는 고시원처럼 쪼개져 있었습니다. 방마다 문이 달려 있고, 복도 끝에 공용 샤워실까지 있었습니다. 매도인은 “오래전부터 이렇게 썼으니 문제없다”고 했지만, 그런 말 믿고 들어가면 나중에 원상복구 비용이 매수자 몫이 될 수 있습니다. 불법 증축, 무단 용도변경, 주차장 훼손은 수익률을 한 번에 무너뜨립니다.
건축물대장도 꼭 봐야 합니다. 위반건축물 표시가 있는지, 주용도가 근린생활시설인지, 층별 면적이 현장과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상가건물은 아파트보다 변형이 많습니다. 창고를 매장처럼 쓰고, 옥상을 테라스처럼 꾸미고, 주차장을 창고로 막아둔 경우도 흔합니다. 매매가 싸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익률 계산은 보수적으로 해야 살아남습니다
상가건물매매 자료에서 수익률 7%라고 적힌 걸 그대로 믿으면 안 됩니다. 대개는 공실, 수선비, 중개보수, 취득세, 대출이자, 부가세 이슈가 빠져 있습니다. 저는 상가 수익률을 볼 때 최소 세 번 계산합니다. 매도인 자료 기준, 현실 기준, 최악 기준입니다.
18억 5천만 원짜리 건물에 대출 10억을 받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금리가 연 5%면 이자만 1년에 5천만 원입니다. 월로 치면 약 417만 원입니다. 월세가 1,050만 원 들어와도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가능성, 보험료, 수선비, 공실 대비금을 빼면 손에 남는 돈은 생각보다 작습니다. 여기에 한 층이 6개월 비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초보자는 보통 매입가를 낮추는 데만 집중합니다. 그런데 상가는 매입가보다 임대 안정성이 더 큰 변수일 때가 많습니다. 5천만 원 싸게 샀는데 1년 공실이면 이미 진 겁니다. 반대로 조금 비싸게 사도 임차인이 튼튼하고 주변 상권이 살아 있으면 버틸 여지가 있습니다.
- 공실률은 최소 10~20%를 넣고 계산합니다.
- 노후 상가는 연간 수선비를 따로 잡아야 합니다.
- 대출 만기와 금리 변동 가능성을 같이 봅니다.
- 임차인 교체 때 중개보수와 인테리어 협의 비용도 생각해야 합니다.
상권은 낮과 밤을 따로 봐야 합니다
상가건물매매 현장을 한 번만 보고 판단하는 건 위험합니다. 평일 낮, 평일 저녁, 주말 중 최소 두 번은 가야 합니다. 오피스 상권은 점심에만 붐빌 수 있고, 학원가는 오후 4시 이후에 살아납니다. 술집 상권은 낮에 보면 죽은 동네처럼 보이지만 밤에는 전혀 다릅니다. 반대로 낮에는 좋아 보이는데 저녁만 되면 사람이 끊기는 곳도 있습니다.
저는 현장에 가면 건물만 보지 않습니다. 횡단보도 위치, 버스정류장 거리, 주차 가능 여부, 배후 세대, 경쟁 점포의 임대 현수막을 같이 봅니다. 특히 임대 현수막이 한 블록에 여러 개 붙어 있으면 조심합니다. 그 동네 임대료가 버티기 어려워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상권 분석이라고 해서 거창한 자료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편의점이 버티는지, 병원이 늘어나는지, 프랜차이즈가 빠지는지, 공실에 어떤 업종이 새로 들어오는지만 봐도 감이 옵니다. 현장에서 30분만 서 있어도 중개사가 말하지 않은 정보가 보입니다.
제가 매수 직전에 꼭 확인하는 것들
상가건물매매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에는 조급하면 안 됩니다. 좋은 물건은 빨리 잡아야 한다는 말도 맞지만, 확인 안 된 물건을 빨리 잡는 건 투자가 아니라 도박에 가깝습니다. 특히 매도인이 잔금을 서두르거나 자료 제공을 피하면 저는 한 발 물러섭니다.
- 임대차계약서 원본과 확정일자, 사업자등록 여부를 확인합니다.
- 월세 입금 통장 내역을 최소 6개월 이상 봅니다.
- 건축물대장과 현장 사용 상태가 맞는지 대조합니다.
- 관리비 체납, 수도·전기 분리 계량 여부를 확인합니다.
- 대출 가능 금액보다 금리와 만기 구조를 먼저 봅니다.
- 주변 실거래와 현재 매물 호가를 같이 비교합니다.
상가는 잘 사면 월세가 들어오는 자산이지만, 잘못 사면 매달 돈을 먹는 건물이 됩니다. 저는 초보라면 처음부터 큰 상가건물매매에 들어가기보다 작은 구분상가나 임대차 구조가 단순한 물건부터 경험하라고 말합니다. 현장에서는 욕심보다 의심이 돈을 지켜줍니다. 수익률 표가 예쁘게 보일수록, 저는 오히려 더 천천히 걷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