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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매매 직접 검토해봤더니,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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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매매 직접 검토해봤더니,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들

얼마 전 법원 입찰장에서 예전 낙찰자 한 분을 만났는데, 요즘은 상가보다 학원매매 문의가 더 많다고 하더군요. 경매 물건 보러 다니던 사람이 왜 학원까지 보냐고 묻는 분도 있는데, 사실 현장에서 보면 둘은 꽤 닮았습니다. 보증금, 월세, 권리금, 시설비, 기존 손님. 이름만 다를 뿐 돈이 묶이고 빠지는 구조가 비슷합니다.

다만 학원은 상가보다 더 예민합니다. 간판과 책상만 넘겨받는 게 아니라 원생, 강사, 커리큘럼, 학부모 신뢰까지 같이 움직입니다. 서류상 매출이 좋아 보여도 원장이 빠지는 순간 매출이 반 토막 나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그래서 학원매매는 싸게 사는 것보다, 진짜 남는 구조인지 확인하는 쪽에 힘을 줘야 합니다.

학원매매 가격, 권리금부터 믿으면 위험합니다

초보가 가장 먼저 보는 게 권리금입니다. 매도자가 월 순익 700만 원이니 권리금 1억 5천만 원은 싸다고 말하면 귀가 흔들립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말을 들으면 바로 세 가지를 봅니다. 첫째, 그 순익이 원장 인건비를 뺀 숫자인지. 둘째, 강사 퇴직금과 4대 보험 부담이 반영됐는지. 셋째, 원생 이탈률을 얼마나 잡았는지입니다.

예전에 검토했던 보습학원이 있었습니다. 매도자는 월매출 3천만 원, 순익 900만 원이라고 했습니다. 장부만 보면 괜찮아 보였죠. 그런데 카드 매출과 현금 수납 내역을 월별로 나눠보니 방학 특강 매출이 크게 섞여 있었습니다. 평달 매출은 2천만 원 안팎이었고, 원장이 직접 고등부 수학을 맡고 있었습니다. 새 인수자가 그 수업을 이어가지 못하면 강사 한 명을 더 써야 했고, 그 순간 순익은 400만 원대로 내려갔습니다.

권리금은 과거 매출에 붙는 값이 아닙니다. 인수 후에도 유지될 가능성에 붙는 값입니다. 그래서 저는 학원매매 가격을 볼 때 최근 12개월 매출, 과목별 원생 수, 강사별 담당 반, 퇴원율, 임대차 조건을 한꺼번에 놓고 봅니다. 숫자 하나만 크게 보이면 오히려 의심부터 합니다.

원생 수보다 중요한 건 누가 붙잡고 있느냐입니다

학원은 원생 100명이라는 숫자만으로 판단하면 곤란합니다. 초등 위주인지, 중등 내신 위주인지, 고등 입시 위주인지에 따라 매출 안정성이 다릅니다. 초등은 이동이 빠르고, 고등은 강사 의존도가 큽니다. 특히 특정 스타 강사 한 명이 매출의 절반을 만들고 있다면 그 학원은 시설을 사는 게 아니라 사람 리스크를 사는 겁니다.

실사할 때 저는 원장에게 원생 명단 전체를 달라고 하기보다 월별 등록자 수와 퇴원자 수를 먼저 봅니다. 개인정보 문제도 있고, 명단만 봐서는 흐름이 안 보입니다. 3개월 동안 신규 20명, 퇴원 18명이면 겉으로는 유지되는 것 같아도 내부는 계속 갈아 끼우는 구조입니다. 광고비를 계속 써야 버티는 학원일 수 있습니다.

  • 최근 12개월 월별 매출과 원생 수가 같이 움직이는지 확인
  • 상위 매출 반이 특정 강사나 원장에게 몰려 있는지 확인
  • 형제 할인, 장기 할인, 미수금이 실제 수익을 깎고 있는지 확인
  • 방학 특강 매출을 평달 수익처럼 계산하지 않기

솔직히 말하면 매도자가 보여주는 예쁜 엑셀표만 보고 들어가는 건 입찰기일에 등기부 한 장만 보고 낙찰받는 것과 비슷합니다. 맞을 수도 있지만, 틀렸을 때 회복이 어렵습니다.

상가 임대차 조건이 학원 수익을 결정합니다

학원매매에서 의외로 많이 놓치는 게 임대차입니다. 월세가 300만 원인지 500만 원인지도 중요하지만, 남은 계약 기간과 재계약 가능성이 더 중요합니다. 권리금 8천만 원을 주고 들어갔는데 1년 뒤 임대인이 월세를 크게 올리거나 업종 변경을 요구하면 계산이 완전히 틀어집니다.

경매에서도 임차인 대항력 하나 때문에 수천만 원이 왔다 갔다 합니다. 학원도 비슷합니다. 보증금이 누구 명의인지, 전대차는 아닌지, 관리비에 냉난방비가 포함되는지, 주차 조건이 실제 상담에 영향을 주는지까지 봐야 합니다. 특히 학부모 상담이 많은 학원은 주차가 약하면 등록 전환율이 떨어집니다. 눈에 안 보이는 비용이 매출을 밀어내는 겁니다.

건물 용도와 시설 기준도 가볍게 넘기면 안 됩니다. 같은 상가라도 학원으로 쓰기 어려운 공간이 있고, 소방 설비나 피난 동선 때문에 추가 공사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육지원청 변경 등록 과정에서 면적, 시설, 강의실 구획 문제가 걸리면 인수 일정이 밀릴 수 있습니다. 잔금일은 다가오는데 등록이 늦어지면 그 기간 매출 공백은 그대로 인수자 몫이 됩니다.

시설비는 새것 값이 아니라 남은 효용으로 봅니다

매도자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인테리어에 1억 들였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1억 들였다는 사실과 지금 1억 가치가 남아 있다는 말은 다릅니다. 경매로 상가를 볼 때도 5년 된 인테리어는 철거비가 될 때가 있습니다. 학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상, 의자, 빔프로젝터, 칠판, 냉난방기 상태를 하나씩 봐야 합니다.

제가 본 학원 중에는 인테리어는 멀쩡했는데 냉난방기가 오래돼 여름 전기료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곳이 있었습니다. 월 관리비까지 합치니 고정비가 예상보다 80만 원 가까이 늘었습니다. 권리금 협상에서는 작은 돈처럼 보이지만, 1년이면 거의 1천만 원입니다. 투자에서는 이런 돈이 수익률을 조용히 깎아먹습니다.

  • 시설 목록을 품목별로 적고 정상 작동 여부 확인
  • 인테리어 공사 영수증보다 현재 교체 비용 기준으로 판단
  • 냉난방, 간판, 방음, CCTV, 출입 통제 장치 상태 확인
  • 철거 가능성까지 감안해 권리금 협상

학원은 예쁜 로비보다 강의실 회전율이 중요합니다. 상담실이 넓어도 강의실이 부족하면 매출 상한이 낮습니다. 반대로 시설은 평범해도 동선이 좋고 교실 배치가 효율적이면 생각보다 운영이 편합니다.

제가 학원매매를 본다면 이렇게 계산합니다

저라면 먼저 권리금을 지우고 봅니다. 머릿속에서 권리금 0원 상태로 놓고, 이 학원이 매달 얼마를 벌 수 있는지 따집니다. 예를 들어 월매출 2천500만 원, 강사비 1천만 원, 임대료와 관리비 450만 원, 광고비 150만 원, 기타 비용 200만 원이면 단순 잔액은 700만 원입니다. 그런데 원장이 직접 수업하는 시간이 주 20시간이라면 그 인건비를 비용으로 넣어야 합니다. 월 300만 원을 잡으면 실제 운영 이익은 400만 원입니다.

여기서 인수 후 3개월 동안 원생 15%가 빠진다고 가정합니다. 매출이 2천125만 원으로 줄면 이익은 훨씬 얇아집니다. 권리금 1억을 줬을 때 회수 기간이 2년인지 4년인지가 달라집니다. 저는 낙찰가 산정할 때도 늘 보수적으로 봅니다. 잘됐을 때보다 삐끗했을 때 버틸 수 있는지가 먼저입니다.

계약서에는 말로 들은 내용을 남겨야 합니다. 강사 승계, 원장 인수인계 기간, 기존 원생 환불 책임, 미수금 처리, 교재 재고, 간판과 전화번호 사용, 온라인 광고 계정 승계 같은 것들입니다. 서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기면 나중에 돈으로 싸웁니다. 현장에서 오래 굴러보니, 분쟁은 대부분 나쁜 사람 때문에만 생기지 않습니다. 애매하게 적어둔 문장 때문에 생깁니다.

초보라면 피하고 싶은 학원 유형

처음 학원매매를 보는 분이라면 너무 큰 학원보다 작은 규모가 낫습니다. 다만 작아도 원장 1인 의존도가 80% 이상이면 조심해야 합니다. 인수자가 같은 과목을 같은 수준으로 가르칠 수 없다면 매출을 그대로 가져오기 어렵습니다. 또 최근 3개월 매출이 갑자기 오른 학원도 이유를 봐야 합니다. 특강, 단기 이벤트, 지인 등록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 매출 증빙이 카드 내역과 통장 흐름으로 맞지 않는 곳
  • 임대차 만기가 1년 이내인데 재계약 조건이 불명확한 곳
  • 핵심 강사가 인수 후 근무 여부를 확답하지 않는 곳
  • 환불 예정액, 미수금, 선납 수강료 내역을 흐리게 말하는 곳

학원매매는 잘 잡으면 현금 흐름이 빠른 사업입니다. 하지만 잘못 잡으면 권리금, 보증금, 시설비가 한꺼번에 묶입니다. 경매에서 싼 낙찰가만 보고 들어가면 명도와 수리비에서 당하듯, 학원도 싼 권리금만 보고 들어가면 원생 이탈과 고정비에서 당합니다. 저는 좋은 학원을 찾는 눈보다 나쁜 거래를 피하는 눈이 먼저라고 봅니다. 오래 살아남는 투자는 대박 물건을 잡는 데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내 돈이 크게 다치지 않는 선을 지키는 데서 시작하니까요.

학원매매 직접 검토해봤더니,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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