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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기준을 따져보니 싼 집도 계산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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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기준을 따져보니 싼 집도 계산이 달랐다

경매 물건을 보러 갔다가 길 건너 새 아파트 분양 현수막 앞에서 발이 멈춘 적이 있습니다. 예상 낙찰가와 분양가 차이가 생각보다 작았거든요. 같이 간 지인은 분양가상한제가 붙었으니 새 아파트가 무조건 이득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부터 다시 계산했습니다. 경매에서는 감정가가 수익을 보장하지 않듯, 분양에서는 상한제가 붙은 가격이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분양가상한제 기준은 땅부터 갈립니다

주택법 제57조에 따르면 사업주체가 일반인에게 공급하는 공동주택 가운데 공공택지에서 공급하는 주택은 원칙적으로 분양가상한제 대상입니다. 민간택지는 다릅니다. 국토교통부장관이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해야 합니다. 같은 동네 신축이라고 전부 같은 기준을 적용받는 게 아닙니다.

민간택지 지정에는 시장 과열을 판단하는 기준도 있습니다. 주택법 시행령 제61조는 투기과열지구 중 최근 12개월 아파트 분양가격 상승률이 해당 시·도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거나, 최근 3개월 주택매매거래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늘어난 지역 등을 규정합니다. 청약경쟁률 기준도 있습니다. 다만 숫자를 넘었다고 그날 바로 모든 단지에 상한제가 붙는 건 아닙니다. 심의를 거친 지정 공고가 필요하고, 민간택지에서는 그 공고 이후 처음 입주자모집승인을 신청한 물량부터 적용됩니다.

실무에서는 지역 이름만 외우는 방식이 위험합니다. 지정과 해제가 있었는지, 해당 단지의 입주자모집승인 신청 시점이 언제인지 봐야 합니다. 저는 매물을 비교할 때 모집공고의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 표시부터 확인합니다. 주택 유형과 사업 방식에 따른 법정 제외 대상도 있어 주소만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상한 가격을 만드는 숫자도 들여다봐야 합니다

상한제 가격은 크게 택지비와 건축비로 구성됩니다. 공공택지의 택지비는 택지 공급가격에 정해진 비용을 더하고, 민간택지는 원칙적으로 감정평가액에 관련 비용을 더합니다. 건축비에는 기본형건축비와 인정되는 가산비용이 반영됩니다. 그러니 ‘상한제니까 주변 시세보다 몇 퍼센트 싸다’는 고정 공식은 없습니다.

여기서 경매를 오래 한 사람이라 눈에 띄는 대목이 있습니다. 주택법은 민간택지의 택지비를 산정할 때 일정한 요건 아래 경매·공매 낙찰가격을 택지 매입가격으로 볼 수 있게 합니다. 그렇다고 시행사가 싸게 낙찰받은 금액이 그대로 개별 세대의 낮은 분양가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택지 관련 비용, 건축비, 가산비용을 거쳐 단지 전체 가격이 산정됩니다.

모집공고에서 더 신경 쓸 숫자는 내가 실제로 낼 돈입니다. 발코니 확장이나 선택 품목 비용이 분양가와 별도로 붙는지, 중도금 대출 이자와 잔금 시점의 자금 마련은 어떻게 되는지 따로 적어야 합니다. 상한제 적용 여부를 확인한 뒤에도 이 계산을 빼먹으면 경매 입찰가에 명도비를 빠뜨린 것과 비슷한 실수를 하게 됩니다.

가상의 7억 원 분양가로 계산해보면

계산 방식을 보여드리려고 숫자를 가정해보겠습니다. 상한제 적용 아파트 분양가가 7억 원이고, 비교 가능한 주변 아파트의 현재 거래가격이 8억 2천만 원이라고 합시다. 겉으로 보이는 차이는 1억 2천만 원입니다. 여기서 선택 품목 3천만 원, 취득 관련 비용 2천만 원, 대출 이자와 보유비 4천만 원, 이사·기타 비용 1천만 원을 가정하면 투입액은 8억 원입니다. 차이는 2천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이 금액도 미래 매도가격이나 매도 비용, 양도 관련 세금을 반영한 수익이 아닙니다.

주변 가격도 아무 매물의 호가를 가져오면 안 됩니다. 면적이 같아도 입주 연도, 역까지 거리, 층과 향이 다르면 가격 차이가 큽니다. 경매 현장에서도 바로 옆 단지 최고가 한 건만 들고 입찰하면 꼭 사고가 납니다. 저는 최근 실제 거래와 현재 매물 가격을 구분하고, 거래가 드문 단지라면 비교 가격의 신뢰도를 낮춰 잡습니다.

전매 제한과 거주의무는 가격표 밖에 있습니다

싸게 분양받아 곧바로 팔거나 세를 놓으면 된다는 이야기도 조심해야 합니다. 전매 제한은 주택법과 해당 모집공고의 기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거주의무는 모든 상한제 주택에 똑같이 붙는 것이 아니라, 주택법 제57조의2에 따라 수도권에서 공급되는 상한제 적용주택 등에 적용됩니다. 해당 주택의 입주자는 최초 입주가능일부터 3년 이내에 입주해야 하고, 정해진 기간 동안 거주해야 합니다.

거주의무기간은 분양가와 인근 주택매매가격의 비율, 공공택지인지 민간택지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시행령상 수도권 공공택지는 해당 비율에 따라 3년 또는 5년, 민간택지는 2년 또는 3년입니다. 실제 의무와 전매 가능 시점은 모집공고, 등기부의 부기등기, 적용 당시 규정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경매로 나온 상한제 주택이라면 더더욱 ‘낙찰받으면 제한이 사라지겠지’라고 짐작해서는 안 됩니다. 등기와 매각 조건을 확인한 뒤 필요한 절차를 따져야 합니다.

제가 상한제 아파트를 볼 때 먼저 묻는 건 시세차익이 얼마냐가 아닙니다. 그 가격으로 잔금을 치를 수 있는지, 몇 년을 보유하며 실제로 거주할 수 있는지입니다. 경매 입찰장에서 배운 건 하나였습니다. 싸 보이는 숫자보다 그 숫자 뒤에 붙은 조건이 오래 남습니다.

분양가상한제 기준을 따져보니 싼 집도 계산이 달랐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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