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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매매 계약 직전 장부를 다시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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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매매 계약 직전 장부를 다시 봤더니

몇 년 전 상가매매 계약을 앞두고 임대차계약서를 다시 펼친 적이 있습니다. 매도인이 말한 월세는 400만 원이었는데, 계약서 옆에 붙은 합의서에는 몇 달간 임대료를 깎아주는 조건이 있더군요. 현장에서는 이런 종이 한 장 때문에 예상 수익이 달라집니다. 상가는 간판이 걸려 있다고 해서 매달 같은 돈이 들어오는 물건이 아닙니다.

월세 400만 원이라는 말부터 확인했다

설명을 쉽게 하려고 숫자를 바꿔 보겠습니다. 매매가 8억 원, 임차보증금 1억 원, 월세 400만 원인 상가라면 연 임대료는 4,800만 원입니다. 매매가로 나누면 연 6%가 나옵니다. 중개 현장에서 듣기 좋은 숫자죠. 그런데 그 계산에는 공실도, 수선비도, 대출이자도 없습니다. 보증금 1억 원 역시 내 수익이 아니라 언젠가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할 돈입니다.

저는 월세를 들으면 임대차계약서와 변경 합의서부터 봅니다. 임대료를 깎아준 기간이 있는지, 연체분은 없는지, 관리비에 임대인의 수입처럼 보이는 금액이 섞여 있지는 않은지 확인합니다. 입금 내역은 계약서와 대조하고요. 임차인이 인테리어 공사 때문에 무상으로 쓰는 기간이 남았다면 그 기간의 월세는 계산에서 빼야 합니다.

위 사례에서 한 달만 비고, 연간 수선비와 보유세 등을 합쳐 1,000만 원이 나간다고 가정해 보죠. 임대수입은 4,400만 원, 남는 금액은 3,400만 원입니다. 매매가 대비 4.25%입니다. 여기에 대출 4억 원의 연 이자를 2,000만 원으로 가정하면 손에 남는 돈은 1,400만 원입니다. 세금과 원금 상환 전 금액인데도 처음 들은 ‘연 6%’와는 느낌이 꽤 다릅니다. 실제 비용과 대출 조건은 물건마다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임차인이 있으면 보증금부터 적었다

경매 물건을 볼 때처럼 일반 상가매매에서도 임차인 확인은 빠뜨릴 수 없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건물을 인도받고 사업자등록을 신청한 임차인은 다음 날부터 대항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는 상가를 사면 매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임차인이 있으니 월세가 바로 나온다’는 말보다, 그 임대차에 따라 내가 부담할 보증금이 얼마인지 먼저 적습니다.

등기사항증명서로 소유자와 근저당권, 압류 같은 등기 권리를 확인한 다음, 임대차계약서의 임차인·호실·보증금·차임을 실제 점유 상태와 맞춰 봅니다. 계약서에 없는 전차인이 장사하고 있거나, 한 호실을 둘로 나눠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임차인에게 확인할 수 있는 범위에서 연체, 보증금 증액, 별도 합의서의 존재도 묻습니다. 매도인의 말과 임차인의 말이 다르면 계약부터 서두를 일이 아닙니다.

확정일자는 경매나 공매에서 보증금의 우선변제와 관련된 요소입니다. 일반매매에서 매수인이 확인해야 할 임대차 내용과 같은 뜻으로 뭉뚱그리면 안 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안내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대항력·임대인 지위 승계 규정을 떠올리면, 소유권을 넘겨받는 날 보증금 반환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계약서에 분명히 적어야 하는 이유가 보입니다. 잔금 때 임차보증금을 매매대금에서 어떻게 공제할지, 미납 차임은 누가 받을지, 그날까지의 관리비는 누가 부담할지도 금액으로 맞춰 둡니다.

현장에서는 건축물대장과 손님 발걸음을 같이 봤다

계약서 숫자가 맞아도 점포가 장사를 버틸 자리는 따로 있습니다. 저는 평일 점심과 저녁, 주말 중 적어도 서로 다른 시간에 가 봅니다. 유동인구가 많다는 말보다 그 사람들이 점포 앞에서 멈추는지가 중요합니다. 같은 길에서도 횡단보도 위치와 출입구 방향에 따라 손님 흐름이 달라집니다. 한 번은 큰길에서 잘 보인다는 점포를 봤는데, 정작 주 출입 동선은 건물 뒤편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주변 중개업소 두세 곳에는 비슷한 면적과 층의 실제 임대료, 공실 기간, 최근 거래 가격을 따로 묻습니다. 호가만 여러 개 모으면 시세를 높게 잡기 쉽습니다. 특히 현재 임차인의 업종이 빠졌을 때 다음 임차인을 어느 조건에 구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월세가 주변보다 유난히 높다면 그 금액을 앞으로도 계속 받을 수 있다고 놓고 계산하지 않습니다.

건축물대장에서는 용도와 면적, 위반건축물 표시를 보고 현장 상태와 비교합니다. 간판 자리, 주차, 누수 흔적, 냉난방 설비, 공용부분의 상태도 살핍니다.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을 건물 값에 슬쩍 얹어 파는 경우가 있어서 무엇이 매매 대상인지도 구분합니다. 업종이 바뀌면 필요한 시설이나 인허가 조건도 달라질 수 있으니, 예상 임차 업종을 정했다면 계약 전에 관할 기관에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잔금표를 써보면 싼 상가가 달라 보인다

상가매매에서는 매매가 외 현금도 꽤 들어갑니다. 취득 관련 세금, 중개보수, 등기 비용, 수선비, 공실 기간의 관리비를 따로 적습니다. 대출은 광고에 나온 한도가 아니라 해당 물건을 담보로 실제 실행 가능한 금액과 이자, 상환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경락잔금대출을 써 봤다고 일반 매매 대출도 비슷하게 나올 거라 생각하면 자금 계획이 틀어질 수 있습니다.

부가가치세도 계약 직전에 튀어나오는 항목입니다. 건물분 과세 여부와 매매대금에 세액이 포함됐는지, 임대사업을 넘겨받는 거래가 사업의 포괄양도 요건에 해당하는지는 거래 구조에 따라 달라집니다. 부가가치세법은 일정한 사업 양도를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지만, 건물만 샀다고 자동으로 해당하는 건 아닙니다. 매도인과 매수인의 사업자 상태, 임대차 승계 범위를 놓고 세무사와 계약 전에 금액을 맞춰야 합니다.

제가 계약서에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잔금일의 상태입니다. 등기 권리의 말소, 임대차와 보증금 승계, 연체 차임과 관리비의 귀속, 매도인이 알린 하자의 범위를 말로만 두지 않습니다. 확인한 서류를 기준으로 서로 책임질 항목을 적어 두면 잔금 날 다툴 일이 줄어듭니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많은 물건은 가격을 조금 깎는 것으로 덮기 어렵습니다.

상가를 볼 때마다 좋은 입지보다 먼저 떠오르는 건 ‘이 월세가 끊기면 얼마나 버틸 수 있나’입니다. 현장에서는 높은 수익률보다 빈 점포를 몇 달 견딜 현금이 있는 사람이 오래 남았습니다. 저라면 마음에 드는 상가일수록 임대차 서류, 현장 동선, 잔금표를 하루 더 붙잡겠습니다. 그 하루가 계약금보다 싸게 먹힐 때가 많습니다.

상가매매 계약 직전 장부를 다시 봤더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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