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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소기준권리 임차권등기 때문에 입찰을 멈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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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소기준권리 임차권등기 때문에 입찰을 멈춘 날

법원 입찰장에서 등기부를 다시 펼쳐 보고 입찰표를 접은 적이 있습니다. 근저당권보다 늦게 적힌 임차권등기를 보고 처음엔 ‘낙찰되면 지워지겠네’ 싶었죠. 그런데 임차인의 전입일은 근저당권 설정일보다 빨랐습니다. 등기 날짜 하나만 봤다면 보증금 일부를 떠안을 수 있는 물건이었습니다.

말소기준권리 임차권등기를 함께 검색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헷갈리는 지점도 여기입니다. 임차권등기가 말소기준권리인지, 그 등기가 지워지면 보증금 문제도 끝나는지. 주택 경매를 기준으로 제가 현장에서 확인하는 순서대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임차권등기부터 말소기준권리로 찍으면 순서가 꼬인다

말소기준권리는 경매로 소멸할 권리와 매수인이 인수할 권리를 가를 때 출발점이 되는 권리입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는 근저당권, 압류, 가압류, 담보가등기, 경매개시결정등기 등에서 가장 앞선 등기를 확인하도록 안내합니다. 임차권등기 자체를 말소기준권리로 놓고 그 뒤의 권리를 줄 세우면 출발부터 어긋납니다.

다만 ‘근저당권보다 뒤에 있으니 임차권등기는 무조건 안전하다’는 말도 위험합니다. 등기된 임차권이 경매에서 소멸하는지와 임차인이 보증금 잔액을 매수인에게 요구할 수 있는지는 함께 봐야 합니다. 특히 임차권등기명령으로 등기한 임차인은 등기 전에 이미 얻은 대항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등기는 늦어도 대항력은 빠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등기일보다 먼저 볼 날짜는 전입일과 점유 시작일이다

설명을 위해 날짜를 단순하게 놓아보죠. A주택에는 2021년 3월 근저당권이 설정됐고, 임차인은 2022년 5월 입주와 전입신고를 마쳤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2024년 8월 임차권등기까지 했습니다. 다른 선순위 권리가 없고 임차인의 대항력 취득 시점이 근저당권보다 늦다면, 이 근저당권이 실행된 경매에서 임차인은 그 권리자에게 대항하기 어렵습니다. 보증금을 전액 배당받지 못하더라도 매수인이 잔액을 당연히 인수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날짜를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임차인이 2020년 5월 입주와 전입신고를 마쳐 대항력을 얻었고, 근저당권은 2021년 3월, 임차권등기는 2024년 8월이라고 합시다. 임차권등기만 보면 후순위입니다. 하지만 임차인이 앞서 취득한 대항력이 유지됐다면, 매각대금에서 보증금을 다 받지 못한 부분은 매수인에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도 보증금이 전액 변제되지 않은 대항력 있는 임차권은 경매로 소멸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전입신고를 한 날과 대항력이 생기는 날도 구별해야 합니다.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치면 대항력은 그 다음 날부터 생깁니다. 근저당권 설정과 전입신고가 같은 날이라면 ‘날짜가 같으니 임차인이 앞선다’고 적어서는 안 됩니다. 확정일자는 배당에서 우선변제를 판단할 때 따로 확인할 날짜이고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한 칸에 섞어 쓰면 계산이 쉽게 틀어집니다.

낙찰가가 싸 보여도 미배당 보증금이 붙을 수 있다

가상의 숫자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선순위 대항력을 유지한 임차인의 보증금이 2억 원이고, 낙찰가가 1억 5천만 원이라고 합시다. 설명을 단순하게 하기 위해 집행비용 등을 뺀 배당 가능액을 1억 4천만 원, 그 금액을 임차인이 모두 받는다고 가정하면 미회수 보증금은 6천만 원입니다. 매수인이 그 잔액을 부담하는 사안이라면 체감 매입비용은 낙찰가 1억 5천만 원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취득세, 등기비용, 수리비, 대출이자도 별도입니다.

실제 배당액은 선순위 채권, 조세, 집행비용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임차권등기 있음’이라는 표시만 보고 입찰가를 깎지 않습니다. 보증금 액수와 우선순위, 예상 배당액을 놓고 미배당 가능액을 범위로 계산합니다. 그 범위의 높은 쪽을 감당할 수 없다면 가격이 싸 보여도 입찰표를 쓰지 않습니다.

입찰 전에는 세 장의 서류를 서로 맞춰 본다

첫째는 등기사항증명서입니다. 근저당권·압류 등 말소기준이 될 권리의 접수일과 임차권등기 접수일을 나란히 적습니다. 임차권등기 부분에 기재된 임대차 정보도 읽되, 그 기재만으로 실제 점유와 대항력 취득 경위를 확정하지는 않습니다.

둘째는 매각물건명세서와 현황조사서입니다. 임차인의 전입일, 점유, 보증금, 배당요구 여부와 매수인이 인수할 수 있는 권리에 관한 기재를 확인합니다. 셋째는 경매 사건기록의 권리신고 자료와 배당 관련 자료입니다. 서류마다 날짜나 금액이 다르면 이유가 확인될 때까지 입찰가를 정하지 않습니다.

배당요구가 없다는 표시만으로 임차인이 배당에서 빠진다고 단정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른 등기가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마쳐진 경우, 임차인은 별도 배당요구 없이도 배당받을 채권자에 속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등기가 언제 마쳐졌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그 판례를 모든 사건에 적용해서도 안 됩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한 날과 등기가 실제로 마쳐진 날도 다릅니다. 대법원 안내대로 기존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유지한 채 이사할 수 있는 효과는 등기가 마쳐진 뒤에 생깁니다. 신청 직후 전출한 기록이 보이면 그 사이 권리가 어떻게 유지됐는지 더 따져봐야 합니다.

제가 입찰장에서 보는 건 결국 두 줄입니다. ‘이 임차인은 언제 대항력을 얻었나’, ‘배당 뒤 보증금이 얼마 남을 수 있나’. 임차권등기가 지워질 것처럼 보이는 물건도 이 두 줄에 답을 못 쓰겠으면 그냥 다음 물건을 봅니다. 한 번의 낙찰보다, 인수할 돈을 모르고 낙찰받지 않는 쪽이 오래 투자하는 데 낫더군요.

말소기준권리 임차권등기 때문에 입찰을 멈춘 날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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