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받은 집을 팔며 중개수수료 협의를 해봤더니

경매로 낙찰받은 집을 팔 때 중개수수료를 잔금 날 처음 확인하고 놀라는 분을 봤습니다. 매도가만 맞으면 수익이 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명도비와 수리비, 대출이자에 매도 비용까지 빼야 손에 남는 돈이 보입니다. 중개보수도 그중 하나입니다. 저는 매물을 내놓기 전에 중개사와 금액부터 이야기합니다. 매수인을 찾은 뒤에 꺼내면 서로 난처해지기 쉽거든요.
상한요율은 내기로 약속한 요율이 아닙니다
주택 매매 중개보수에는 거래금액별 상한이 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실린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기준으로, 2억 원 이상 9억 원 미만 주택 매매의 상한요율은 0.4%입니다. 9억 원 이상 12억 원 미만은 0.5%, 12억 원 이상 15억 원 미만은 0.6%입니다. 이 숫자는 받을 수 있는 한도이지, 모든 거래에서 그대로 내야 하는 고정 요율이 아닙니다. 실제 보수는 상한 안에서 중개의뢰인과 개업공인중개사가 협의합니다.
가령 주택을 3억 2천만 원에 판다면 0.4%로 계산한 상한은 128만 원입니다. 0.3%로 합의하면 96만 원이고, 차이는 32만 원입니다. 부가가치세가 별도로 붙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실제 지급액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물건이 오피스텔인지, 주택 외 부동산인지에 따라서도 적용 기준이 달라질 수 있으니 건축물대장상 용도와 거래 형태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
여기서 헷갈리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법원 경매에 직접 입찰해 낙찰받는 일과, 낙찰받은 집을 중개사를 통해 파는 일은 별개입니다. 입찰을 도와준 사람에게 지급하는 비용을 매도 중개보수와 같은 항목으로 묶어 계산하면 비용을 빠뜨리기 쉽습니다.
매물을 맡길 때 금액과 일을 같이 이야기합니다
중개수수료 협의를 할 때 저는 처음부터 무조건 깎아 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매도 희망가와 최근 실거래 사례, 집 상태, 점유 상태, 잔금 가능 시점을 먼저 설명합니다. 중개사도 얼마나 손이 갈 물건인지 알아야 보수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빈집이고 수리까지 끝난 아파트와, 점유자 퇴거 일정이 불확실한 집은 보여 주는 데 드는 수고부터 다릅니다.
예를 들어 3억 2천만 원에 내놓는 집이라면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생각한 매도가는 3억 2천만 원입니다. 집은 비어 있고 사진 촬영과 방문 일정도 맞출 수 있어요. 이 조건이면 제 쪽 중개보수를 0.3%, 부가세 별도로 맞출 수 있을까요?’ 숫자와 조건을 한 번에 꺼내면 대화가 빨라집니다. 중개사가 다른 금액을 제안하면 예상 매수 문의나 광고 방식, 현장 안내 일정도 들어봅니다.
반대로 명도가 끝나지 않았다면 그 사실을 숨기고 낮은 보수만 요구하지 않습니다. 매수인에게 언제 인도할 수 있는지가 불명확하면 매도가 자체가 흔들립니다. 그때는 수수료 몇십만 원보다 점유 관계와 인도 일정을 분명히 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협의한 숫자는 계약 서류에서 다시 봅니다
말로 0.3%라고 해놓고 계약서에는 금액이 다르게 적히면 잔금 날 다툼이 납니다. 저는 거래계약서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중개보수 금액, 산출내역, 지급 시기를 다시 확인합니다. ‘0.3%’라는 말만 남기지 말고 거래금액에 적용한 실제 금액과 부가가치세 포함 여부까지 맞춰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지급 시기도 미리 약속할 수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법 시행령은 지급 시기에 관한 약정이 있으면 그 약정에 따르고, 약정이 없으면 거래대금 지급이 완료된 날로 정합니다. 계약할 때와 잔금 때 서로 다른 생각을 하지 않도록, 언제 얼마를 지급할지 서류에 남겨 둡니다.
매수인이 계약금을 넣기 직전에 처음 보수 인하를 요구하는 방식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 시점에는 이미 중개사가 매수인을 찾아 안내하고 가격 조율까지 했을 수 있습니다. 협의는 가능하지만, 처음 맡길 때 이야기했을 때보다 합의가 어려운 건 자연스럽습니다.
수수료를 아껴도 매도가 낮아지면 손해입니다
경매 물건은 낙찰가와 매도가의 차이가 수익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낙찰가 2억 5천만 원, 매도가 3억 2천만 원이라고 해서 7천만 원을 번 건 아닙니다. 취득 관련 비용, 명도비, 수리비, 보유 중 이자와 관리비, 매도 중개보수, 세금까지 차례로 빼야 합니다. 특히 양도소득세는 보유 기간과 다른 주택 보유 현황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매도 전에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수수료를 32만 원 줄이려고 매도가를 200만 원 낮추는 제안을 덥석 받는다면 계산이 뒤집힙니다. 물론 빨리 팔아야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물건도 있습니다. 저는 협의한 보수만 따로 보지 않고, 매도 예상 기간과 잔금 일정까지 적어 두고 제안을 비교합니다.
중개수수료 협의는 숫자를 던지는 흥정이라기보다 물건의 상태와 중개사가 맡을 일을 맞춰 보는 대화에 가깝습니다. 경매 물건은 특히 점유와 인도 일정이 가격에 영향을 줍니다. 그 부분을 먼저 분명히 해두면 보수 이야기도 훨씬 편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