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지역 건폐율만 믿었다면 입찰할 뻔했다

경매 물건을 보러 갔다가 마당에 붙인 작은 창고 하나 때문에 입찰가를 다시 계산한 적이 있다. 토지이용계획에는 제2종일반주거지역이라고 적혀 있었다. 처음엔 증축할 여지가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건축물대장과 현장 모습이 달랐다. 용도지역 건폐율은 숫자 하나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특히 낡은 주택을 고쳐 쓰거나 철거 후 새로 지을 생각이라면, 그 숫자를 입찰 전에 따져야 한다.
땅 240㎡에 건물 132㎡, 남는 면적은 12㎡일까
건폐율은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면적의 비율이다. 층마다 면적을 더한 연면적과는 다르다. 대지 240㎡에 건축면적 132㎡인 건물이 있다면 건폐율은 55%다. 제2종일반주거지역의 법령상 상한인 60%를 적용해 단순 계산하면 건축면적은 최대 144㎡, 차이는 12㎡다.
그런데 현장에 대장에 없는 창고가 30㎡쯤 붙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창고가 건축면적에 포함되는 구조인지, 허가나 신고를 거쳤는지부터 봐야 한다. 포함된다면 단순 합계가 162㎡다. 240㎡의 67.5%이니 앞의 60%를 넘는다. 낙찰받는다고 창고가 적법해지는 것도 아니다.
이 숫자는 계산법을 보여주는 예시다. 실제 건축면적은 도면과 건축법상 산정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처마나 차양처럼 겉으로 보이는 크기와 법에서 계산하는 면적이 다를 수 있다. 현장에서 줄자로 잰 면적만 믿고 입찰가를 쓰면 위험하다.
법령의 상한과 그 땅에 적용되는 비율은 다르다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84조를 보면 제1·2종전용주거지역은 50% 이하, 제1·2종일반주거지역은 60% 이하, 제3종일반주거지역은 50% 이하다. 준주거지역은 70% 이하, 자연녹지지역은 20% 이하, 계획관리지역은 40% 이하다. 초보 때는 이 표를 외우면 계산이 끝나는 줄 알기 쉽다. 나도 그랬다.
시행령의 숫자는 상한이다. 실제 적용 비율은 해당 시·군의 도시·군계획 조례를 확인해야 한다. 같은 이름의 용도지역이라도 물건 소재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지구단위계획, 다른 지역·지구의 제한, 건축선과 대지경계선에서 띄워야 하는 거리까지 걸리면 계산상 남은 면적을 전부 증축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가령 대지 300㎡인 자연녹지지역 땅을 보고 20%인 60㎡짜리 건물을 떠올렸다고 치자. 진입도로와 건축선 문제로 건물을 놓을 자리가 충분하지 않다면 60㎡는 종이 위 숫자에 그친다. 용도지역 건폐율은 건축 가능성을 가늠하는 첫 계산이지, 원하는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허가서가 아니다.
경매 서류에서 찾은 숫자는 현장에서 다시 맞춘다
나는 토지이음에서 필지의 용도지역과 다른 지역·지구 지정 내용을 먼저 확인한다. 그다음 해당 지자체 조례를 보고 건폐율을 적는다. 건물이 있는 물건이면 등기사항증명서만 보지 않고 건축물대장의 대지면적, 건축면적, 층별 면적, 위반건축물 표시를 확인한다. 현장에서는 마당의 창고, 덧댄 방, 옥상 구조물이 대장과 맞는지 살핀다.
토지이음의 열람 정보도 출발점으로 쓴다. 입찰처럼 큰돈이 걸린 판단에는 토지이용계획확인서와 관련 고시·조례를 다시 대조하고, 증축이나 신축이 수익 계산의 전제라면 관할 지자체 건축 담당 부서에 필지와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확인한다. 여러 용도지역에 걸친 대지는 적용 방식이 더 복잡해져서 한쪽 지역의 비율을 땅 전체에 곱하면 안 된다.
매각물건명세서와 현황조사서는 점유와 인수할 권리를 따지는 데 필요하다. 다만 그 서류만으로 불법 증축 여부나 추가 건축 가능 면적까지 확인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경매에서는 권리분석을 끝내고도 건축 문제 때문에 예상한 활용을 포기하는 일이 생긴다.
남은 건폐율을 수익으로 잡기 전에 비용부터 본다
낡은 주택을 사서 방을 더 붙이겠다는 계획이라면 공사비만 넣어서는 수익이 부풀려진다. 불법 증축 부분의 철거 가능성, 설계와 인허가 비용, 명도 기간, 잔금대출 이자, 취득 관련 세금과 보유 비용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기존 건물이 이미 허용 비율에 바짝 붙어 있다면 수리해서 임대하는 계획과 철거 후 신축하는 계획의 숫자가 크게 달라진다.
나는 증축 가능 면적이 확정되지 않은 물건에는 그 면적에서 나올 임대료를 입찰가에 먼저 얹지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수익은 0원으로 두고, 지금 있는 건물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을 계산한다. 입찰장에서는 욕심나는 땅이 참 많다. 그래도 용도지역 건폐율을 확인하며 한 번 멈춘 덕분에, 낙찰받은 뒤에야 창고와 씨름하는 일은 여러 번 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