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중개수수료를 빼먹고 수익을 계산해봤더니

경매로 아파트를 낙찰받은 뒤 매도 예상가를 적어 놓고 수익을 계산하다가, 중개수수료를 빠뜨린 적이 있습니다. 엑셀에는 꽤 괜찮은 숫자가 찍혔는데, 매도할 때 나갈 돈을 넣으니 표정이 달라지더군요. 낙찰받을 때와 팔 때 돈이 나가는 방식이 다르다는 걸 초보 때는 쉽게 놓칩니다.
낙찰받을 때도 아파트 중개수수료를 낼까
법원 경매에서 직접 입찰해 낙찰받았다면, 그 낙찰 자체에 일반적인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붙지는 않습니다. 법원이 매도인이고 공인중개사가 매매계약을 알선한 거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매도 직접 입찰한 경우라면 같은 취지로 봐야 합니다.
다만 물건 조사나 입찰을 도와주는 사람에게 따로 의뢰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 돈은 일반 매매의 중개보수와 구분해서, 어떤 업무를 맡기는지와 보수가 얼마인지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낙찰가의 몇 퍼센트’라는 말만 듣고 맡기면 나중에 권리분석, 입찰대리, 명도 지원 중 어디까지 포함됐는지 다투기 쉽습니다.
그리고 낙찰 후에는 취득세, 등기 비용, 대출 비용, 체납 관리비 중 인수할 부분, 수리비, 명도 비용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중개수수료가 없다고 취득 비용까지 적은 것은 아닙니다. 저는 입찰가를 정할 때 이런 항목을 먼저 적고, 금액을 모르는 항목에는 여유분을 둡니다.
매도할 때는 거래금액에 상한요율을 곱한다
낙찰받은 아파트를 공인중개사를 통해 다시 팔면 그때는 매도인도 중개보수를 부담합니다. 매수인이 자기 몫을 내더라도 매도인 몫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상 주택 매매 중개보수는 거래금액 구간별 상한요율이 있고, 각 의뢰인이 부담할 금액은 그 한도 안에서 협의해 정합니다.
- 5천만 원 미만: 0.6%, 최대 25만 원
- 5천만 원 이상 2억 원 미만: 0.5%, 최대 80만 원
- 2억 원 이상 9억 원 미만: 0.4%
- 9억 원 이상 12억 원 미만: 0.5%
- 12억 원 이상 15억 원 미만: 0.6%
- 15억 원 이상: 0.7%
예를 들어 7억 원에 매도한다면 상한요율 0.4%를 적용한 중개보수 한도는 매도인 기준 280만 원입니다. ‘무조건 280만 원’이 아니라 그 이내에서 협의하는 금액입니다. 부가가치세가 별도로 붙는 거래라면 실제 지급액이 늘 수 있으니, 제시받은 금액에 부가가치세가 포함됐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지역 조례에 따른 요율한도도 계약 전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제가 비용표에 상한액을 먼저 넣는 이유가 있습니다. 협의가 잘되면 비용이 줄지만, 예상보다 높은 보수를 내게 되어도 수익 계산이 버텨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경계에 걸친 물건은 적용 구간부터 다시 봅니다. 9억 원 바로 아래와 이상은 상한요율이 다릅니다.
전세와 월세는 계산할 금액부터 다르다
매도 대신 임대를 놓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세는 보증금을 거래금액으로 봅니다. 월세는 보증금에 월세의 100배를 더해 계산하고, 그 금액이 5천만 원 미만이면 월세의 70배를 더하는 방식으로 다시 계산합니다. 월세 100만 원을 받는다고 매달 중개수수료가 나가는 뜻은 아닙니다.
주택 임대차의 상한요율은 5천만 원 미만 0.5%에 최대 20만 원,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 0.4%에 최대 30만 원입니다. 1억 원 이상 6억 원 미만은 0.3%, 6억 원 이상 12억 원 미만은 0.4%, 12억 원 이상 15억 원 미만은 0.5%, 15억 원 이상은 0.6%입니다. 이 역시 임대인과 임차인 각각의 한도이고, 실제 보수는 한도 안에서 협의합니다.
가령 보증금 2억 원에 월세 100만 원이라면 중개보수 계산에 쓰는 거래금액은 3억 원입니다. 여기에 임대차 상한요율 0.3%를 적용하면 임대인 한도는 90만 원입니다. 경매 물건은 명도가 늦어지면 새 임차인을 받는 시점도 밀립니다. 임대수익 계산에 중개보수만 넣고 공실 기간을 빼면 숫자가 지나치게 좋아집니다.
수익표에는 언제, 누구에게 내는지도 적는다
입찰 전에 가상의 숫자로 한번 계산해봅시다. 4억 6천만 원에 낙찰받아 5억 8천만 원에 판다고 가정하면 차액은 1억 2천만 원입니다. 여기서 매도 중개보수 상한액만 계산해도 232만 원입니다. 여기에 취득세와 등기 비용, 대출이자, 수리비, 명도 비용, 매도에 따른 세금까지 빼야 실제 손에 남는 돈에 가까워집니다. 세금은 보유 주택 수와 보유 기간 등 조건에 따라 달라지니 별도로 계산해야 합니다.
중개보수 지급 시기는 중개사와 의뢰인이 약정한 때를 따르고, 약정이 없다면 거래대금 지급이 완료된 날입니다. 저는 매물을 맡길 때 요율과 금액, 부가가치세 포함 여부, 지급 시기를 문자나 계약서에 남겨 둡니다. 잔금일에 처음 수수료 이야기를 꺼내면 서로 기억하는 숫자가 다른 경우가 생깁니다.
아파트 중개수수료는 거래 한 건에서 보면 작은 비용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매 투자는 예상 밖의 지출이 몇 개만 겹쳐도 수익이 빠르게 줄어듭니다. 저는 낙찰가를 낮추는 계산만큼, 팔거나 임대할 때 나갈 돈을 먼저 적어 두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