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복비 계산기 눌렀다가 다시 계산한 이유

경매로 낙찰받은 집에 새 세입자를 구할 때면 저는 예상 월세보다 중개보수부터 적어 둡니다. 작은돈처럼 보여도 도배비, 공실 기간 이자, 명도 비용을 더하면 수익 계산이 꽤 달라지거든요. 그런데 월세 복비 계산기에 보증금과 월세를 넣고 나온 숫자를 그대로 계약서에 옮기려다 멈춘 적이 있습니다. 물건 종류와 거래금액 구간을 확인하지 않으면 숫자가 달라집니다.
월세 40만원인데 왜 4천만원을 더할까
주택 월세의 중개보수를 계산할 때는 보증금에 월세를 100배 한 금액을 더해 ‘거래금액’을 만듭니다. 계약기간 동안 낼 월세의 합계가 아닙니다. 중개보수 구간을 정하기 위한 계산값이죠. 보증금 1천만원, 월세 40만원이면 1천만원에 4천만원을 더해 거래금액은 5천만원입니다.
여기서 경계값이 중요합니다. 처음 계산한 거래금액이 5천만원 미만일 때만 월세를 70배 해 다시 계산합니다. 보증금 1천만원, 월세 39만원이면 100배 계산값은 4천900만원입니다. 따라서 70배를 적용해 3천730만원이 됩니다. 반면 월세가 40만원이면 처음 계산값이 정확히 5천만원이므로 70배로 바꾸지 않습니다. 월세 1만원 차이인데 거래금액을 구하는 방식부터 달라지는 겁니다.
현장에서 ‘월세는 무조건 70배’라고 기억하는 분을 종종 봅니다. 순서가 반대입니다. 먼저 100배로 계산하고, 그 결과가 5천만원 미만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국토교통부 부동산거래 전자계약시스템의 중개보수 안내도 이 순서로 설명합니다.
계산기에 찍힌 금액은 상한선이다
거래금액을 구했다면 해당 지역의 주택 임대차 요율을 적용합니다. 서울특별시의 주택 중개보수표를 기준으로 보면 5천만원 미만은 상한요율 0.5%에 한도액 20만원, 5천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은 0.4%에 한도액 30만원입니다. 1억원 이상 6억원 미만은 0.3%입니다. 6억원 이상에서는 구간이 다시 바뀌므로 큰 보증금을 받는 물건이라면 해당 구간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앞의 보증금 1천만원, 월세 39만원인 주택은 거래금액 3천730만원에 0.5%를 곱해 중개보수 상한이 18만6천500원입니다. 월세 40만원인 주택은 거래금액 5천만원에 0.4%를 곱해 상한이 20만원이고요. 두 금액 모두 임차인 한쪽에 적용하는 상한입니다. 임대인에게 받을 보수까지 합쳐 임차인에게 청구하는 금액이 아닙니다.
한도액 때문에 계산기를 한 번 더 봐야 하는 구간도 있습니다. 보증금 3천만원, 월세 60만원이라면 거래금액은 9천만원입니다. 여기에 0.4%를 곱하면 36만원이지만, 이 구간의 한도액이 30만원이므로 중개보수 상한은 30만원입니다. 계산기는 대개 이 최대 금액을 보여 줍니다. 실제 보수는 상한 안에서 중개사와 의뢰인이 협의해 정합니다. 부가가치세가 별도로 붙는지도 견적을 받을 때 확인해야 총지출을 알 수 있습니다.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누르면 숫자가 틀어진다
낙찰받은 물건이 오피스텔일 때 특히 조심합니다. 세입자가 실제로 거주할 예정이라는 이유만으로 계산기에서 ‘주택’을 선택하면 요율이 다를 수 있습니다. 서울특별시 부동산 중개보수 안내에 따르면 전용면적 85㎡ 이하이고 전용 입식 부엌, 전용 수세식 화장실과 목욕시설 등 정해진 설비를 모두 갖춘 오피스텔의 임대차 상한요율은 0.4%입니다. 그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오피스텔은 적용 상한이 달라집니다.
보증금 5천만원, 월세 70만원인 물건을 예로 들면 거래금액은 1억2천만원입니다. 주택 임대차로 넣으면 해당 구간의 상한요율 0.3%를 적용해 36만원이 나옵니다. 위 조건을 갖춘 오피스텔이라면 0.4%를 적용해 48만원입니다. 같은 보증금과 월세인데 물건 유형 하나로 상한이 12만원 차이 나는 셈입니다. 상가나 다른 비주택 물건까지 섞으면 차이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저는 계산 전에 등기부와 건축물대장에 적힌 물건 정보를 먼저 맞춰 봅니다.
낙찰가 옆에 복비도 적어야 하는 이유
경매 수익표를 만들 때 복비를 빼먹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낙찰가와 수리비는 적어 놓고, 명도가 끝난 뒤 새 임차인을 구하는 비용은 ‘나중에’로 밀어두는 식이죠. 중개를 거쳐 임대차 계약을 맺는다면 임대인 쪽 중개보수도 비용입니다. 직접 임차인을 구해 중개 없이 계약했다면 같은 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 가능성만 믿고 입찰가를 올리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목표 월세가 60만원인 집이 한 달 더 비어 있으면 임대수입 60만원을 받지 못합니다. 여기에 임대인 쪽 중개보수, 수리비, 보유 중 금융비용까지 더하면 ‘월세가 잘 나오는 물건’이라는 첫인상이 달라집니다. 그렇다고 계산기 숫자만 보고 수익률을 확정할 수도 없습니다. 실제 계약 보증금과 월세가 정해져야 거래금액도 확정되고, 보수 역시 상한 안에서 협의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월세 복비 계산기를 쓰는 순서는 간단합니다. 물건 유형과 소재지의 요율을 확인하고, 보증금과 월세로 거래금액을 만든 다음, 상한요율과 한도액을 차례로 적용합니다. 마지막에는 중개사에게 제시받은 보수와 부가가치세를 별도로 적습니다. 경매 물건은 낙찰받는 순간보다 세입자를 들이고 비용을 치른 뒤의 숫자가 더 솔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