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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무순위청약 공고를 읽다가 멈칫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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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무순위청약 공고를 읽다가 멈칫한 이유

경매 입찰장에서는 감정가보다 매각물건명세서의 작은 문장 하나가 더 무서울 때가 있습니다. 요즘 세종 무순위청약 공고를 읽으면서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양가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실제로 돈이 묶이는 날짜와 집 상태를 알려주는 문장은 뒤쪽에 있더군요.

2026년 11월 3일 공고된 세종 반곡동 캐슬앤파밀리에 디아트 무순위 물량은 수루배마을1단지와 2단지에 각각 1세대씩입니다. 접수는 11월 9일, 당첨자 발표는 11월 12일, 계약은 11월 19일로 잡혀 있습니다. 단지 이름이 같아도 주택형과 공급 조건이 다릅니다. 저는 이런 공고를 보면 당첨 확률보다 먼저 두 세대의 돈 나가는 순서를 적어봅니다.

분양가 옆에 빠져 있는 돈부터 봤습니다

수루배마을2단지 211동 901호는 전용 59.224㎡, 분양가 2억 4,579만 원입니다. 숫자만 보면 꽤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고문에는 이미 시공된 발코니 확장 공사비 987만 원이 별도로 적혀 있습니다. 집값과 확장비를 합치면 2억 5,566만 원입니다. 여기에 취득세, 등기 비용, 인지세, 입주 후 손볼 곳의 비용은 아직 더하지 않았습니다.

계약일에 필요한 돈은 분양가 계약금 2,457만 9천 원과 확장비 계약금 98만 7천 원, 합계 2,556만 6천 원입니다. 12월 30일까지 낼 잔금은 두 항목을 합쳐 2억 3,009만 4천 원입니다.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이 금액을 마련해야 합니다. 청약에 붙은 다음 대출을 알아보겠다는 계획은 제 눈에는 너무 늦습니다.

수루배마을1단지 109동 1501호는 전용 96.788㎡, 분양가 3억 4,731만 원입니다. 계약금 3,473만 1천 원을 11월 19일에 내고, 잔금 3억 1,257만 9천 원을 12월 30일까지 내는 일정입니다. 이 세대는 발코니가 확장되지 않았고 추가 선택품목도 시공되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걸렸습니다. 확장이 꼭 필요한 사람이라면 공사 가능 여부와 비용을 따로 따져야 합니다.

두 집 다 오래 비어 있었다는 문장이 걸렸습니다

이번 물량을 새 아파트의 빈집처럼 생각하면 계산이 어긋납니다. 공고문에 따르면 1단지는 2019년 8월, 2단지는 2019년 2월 준공됐습니다. 두 공고 모두 최초 분양 이후 상당 기간 공실로 유지됐고, 현재 내부 시공 상태 그대로 인수한다는 조건을 적었습니다. 당첨됐다고 곧바로 새집 상태를 기대할 수 있는 물건은 아닙니다.

2단지는 발코니 확장이 이미 시공돼 있습니다. 다만 그 상태를 확인하고 받아들이는 조건이며 변경이나 추가 시공을 요구할 수 없다고 합니다. 1단지는 반대로 확장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같은 단지 이름만 보고 둘을 비슷한 물건으로 묶으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계약 대상자에게 세대를 개방할 예정이라는 문구도 있어, 청약 전에 내부를 충분히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오래 빈 집을 볼 때는 창틀 주변 누수 흔적, 결로와 곰팡이, 바닥 들뜸, 수전과 배수, 보일러 작동부터 확인합니다. 이번 세대에 그런 하자가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공실 기간이 길었다면 실제 상태를 봐야 수선비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계약 전 방문 기회가 생기면 사진을 남기고, 발견한 문제를 어디까지 매수인이 부담하는지 계약 조건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분양가와 주변 매매가의 차액을 전부 수익으로 잡는 계산은 그다음입니다.

세종에 산다는 말만으로 신청 자격이 끝나지 않습니다

이번 두 공고의 신청 대상은 11월 3일 현재 세종특별자치시에 거주하는 무주택세대구성원입니다. 청약통장 가입 여부는 묻지 않고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습니다. 과거에 무순위는 누구나 넣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면 이번 공고에는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됩니다. 주소지와 세대의 주택 소유 여부를 공고일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배우자가 주민등록상 다른 주소에 있거나 세대 구성에 변동이 있었다면 혼자 무주택이라고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공고문은 당첨자에게 주민등록표등본·초본,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등 여러 서류를 요구합니다. 장기 해외 체류에 관한 제한도 있습니다. 애매한 사정이 있다면 청약홈 화면의 간단한 안내만 믿지 말고, 공고문 기준으로 사업주체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재당첨 제한, 전매 제한, 거주의무기간은 이번 공고의 주요정보 표에 모두 ‘없음’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그렇다고 당첨 뒤 아무 부담 없이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뜻으로 읽지는 않습니다. 공고는 정해진 계약일에 계약금 납부와 계약 체결을 마치지 않으면 당첨 포기로 본다고 적습니다. 계약해 분양권을 소유하면 향후 청약에서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안내도 있습니다. 다음 청약 계획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 문장이 꽤 큽니다.

시세 차익보다 잔금일을 먼저 달력에 적었습니다

경매에서는 낙찰가만 적어놓고 명도비나 잔금대출을 빼면 결국 입찰가가 틀어집니다. 무순위청약도 비슷합니다. 이번 공고는 사업주체가 대출기관을 알선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적었습니다. 실제 대출 가능액은 개인 소득과 기존 대출, 금융기관 심사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출이 모자라도 잔금 납부 책임은 계약자에게 있습니다.

시세를 비교할 때도 같은 단지의 아무 거래나 가져오면 위험합니다. 전용면적, 동과 층, 발코니 확장 여부, 거래 시점이 맞는 실거래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자료에서 골라야 합니다. 호가가 1억 원 높다고 그 돈이 바로 손에 들어오는 것도 아닙니다. 취득 비용과 보유 비용, 수선비, 매도할 때의 세금과 중개 비용까지 빼야 남는 돈이 보입니다. 세금은 주택 수와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달라져 본인 조건으로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11월 9일 청약홈 접수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입니다. 신청을 마치는 시각이 기준이고, 취소도 당일 오후 5시 30분까지만 가능합니다. 저는 신청 버튼을 누르기 전에 세대 자격, 계약금 현금, 12월 30일 잔금 조달 계획을 한 장에 써보겠습니다. 그 종이에서 빈칸이 남는다면 분양가가 아무리 좋아 보여도 이번 물건은 그냥 보내는 게 제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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