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기준 3주택을 따져보고 입찰가를 낮춘 이유

얼마 전 경매 물건을 검토하다가 입찰가를 다시 낮춘 적이 있습니다. 기존에 주택 두 채를 보유한 상태에서 낙찰받으면 세 번째 집이 되는 물건이었죠. 명도비와 수리비는 적어뒀는데, 보유 중 낼 세금은 매각이 빨리 끝날 거라 생각하고 빼놓았습니다. 경매에서는 이 ‘빨리’가 가장 믿기 어려운 숫자입니다.
세 채가 되는 날보다 6월 1일을 먼저 봅니다
종부세는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보유 여부를 판단합니다. 5월에 낙찰받았더라도 잔금 납부와 소유권 취득 시점을 따져야 하고, 반대로 6월 1일에 이미 소유했다면 곧 매도할 예정이라는 말만으로 그해 종부세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경매 물건은 입찰일, 매각허가일, 잔금 납부일이 서로 다릅니다. 저는 보유 주택 목록 옆에 각 물건의 잔금 예정일과 매도 가능 시점을 따로 적습니다.
특히 점유자가 있는 집은 예상한 날짜에 팔리지 않는 일이 흔합니다. 명도 협의가 길어지고 수리까지 밀리면 6월 1일을 넘깁니다. 매도 계약을 추진 중이라는 사정과 과세기준일 현재 누가 소유자인지는 별개의 문제라서, 입찰 전부터 한 해 더 보유할 가능성을 비용표에 넣는 편입니다.
종부세 기준 3주택은 낙찰가가 아니라 공시가격부터 봅니다
세 채를 가졌다고 종부세가 자동으로 나오는 건 아닙니다. 개인의 일반적인 주택분 계산은 납세자별 전국 주택 공시가격을 합산하고 기본공제 9억 원을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곱해 과세표준을 구합니다. 요건을 충족하는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 12억 원과 헷갈리면 계산이 크게 틀어집니다. 또 공시가격은 낙찰가나 현재 매물 호가와 같은 숫자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가진 세 집의 공시가격이 각각 4억 원, 3억 원, 1억 원이면 합계는 8억 원입니다. 다른 변수가 없다면 기본공제 9억 원 아래라 주택분 종부세 과세표준이 생기지 않습니다. 반면 5억 원, 4억 원, 3억 원이면 합계가 12억 원이고, 기본공제 후 3억 원에 60%를 곱한 1억 8천만 원이 과세표준입니다. 이 금액에 세율을 적용한 뒤 종부세 과세표준에 해당하는 재산세액 공제 등을 거쳐 실제 납부세액을 계산합니다. 단순히 ‘세 채니까 몇 퍼센트’라고 곱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부부가 각자 명의로 보유하거나 집을 공동 소유한 경우에는 인별 합산 금액과 주택 수 판단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명의만 나눠 적었다고 세금이 자동으로 유리해지는 구조도 아닙니다. 입찰장에서는 등기부의 소유자, 세대 구성, 다른 보유 주택을 먼저 맞춰보고 계산기를 켭니다.
3주택 세율은 과세표준 12억 원을 넘을 때 차이가 납니다
국세청이 안내하는 개인 주택분 세율을 보면, 2주택 이하와 3주택 이상은 과세표준 12억 원 이하 구간에서 세율이 같습니다. 3억 원 이하는 0.5%, 3억 원 초과 6억 원 이하는 0.7%, 6억 원 초과 12억 원 이하는 1.0%입니다. 3주택 이상 세율이 더 높아지는 건 과세표준 12억 원 초과분부터입니다. 그 위 구간은 25억 원 이하 2.0%, 50억 원 이하 3.0%, 94억 원 이하 4.0%, 94억 원 초과 5.0%가 적용됩니다. 누진세율이므로 높은 구간에 들어갔다고 과세표준 전체에 최고세율을 곱하는 방식도 아닙니다.
앞의 공시가격 합계 12억 원 사례라면 과세표준은 1억 8천만 원입니다. 첫 구간 세율 0.5%를 적용한 금액은 90만 원이지만, 이 숫자를 곧바로 고지서 금액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공제할 재산세액과 세부담상한 등 실제 계산에 들어갈 항목이 남아 있습니다. 제가 입찰가를 잡을 때 보는 건 대략적인 세액 한 줄보다, 매도가 늦어졌을 때 보유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입니다.
특례를 기대한다면 신청 요건까지 확인합니다
상속주택이나 일정한 지방 저가주택, 일시적 2주택처럼 주택 수 판단에 특례가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특례마다 적용 목적과 요건이 다릅니다. 1세대 1주택자 공제에 관한 특례와 3주택 이상 세율 적용 시 주택 수를 계산하는 특례를 같은 것으로 보면 위험합니다. 국세청 안내에도 신청이 필요한 특례가 구분돼 있으니, 해당 물건의 지역·공시가격·취득 경위·신청 시기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경매에서 더 조심할 건 세금만 떼어 놓고 수익률을 계산하는 습관입니다. 취득세, 대출이자, 관리비 체납 가능성, 명도비, 수리비를 넣고도 남는 금액인지 봐야 합니다. 권리분석에서 인수할 권리가 발견되거나 매도가 한 계절만 밀려도 수익 계산은 달라집니다. 저는 세 번째 집 입찰서를 쓰기 전에 공시가격과 6월 1일 보유 가능성을 다시 적습니다. 그 두 줄 때문에 입찰가를 낮춰야 한다면, 그게 이 물건의 실제 가격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