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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금 8천짜리 카페매매, 직접 숫자 까봤더니 보인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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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금 8천짜리 카페매매, 직접 숫자 까봤더니 보인 것들

얼마 전 지인이 권리금 8천만 원짜리 카페매매 건을 들고 왔습니다. 사진만 보면 꽤 그럴듯했습니다. 우드톤 인테리어에 대로변 1층, 머신도 좋아 보였고 매도인은 월 순익 700만 원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현장에서 배운 건 하나입니다. 예쁜 가게일수록 숫자를 더 차갑게 봐야 합니다.

권리금 8천만 원이라는 말부터 의심했다

카페매매에서 제일 먼저 흔들리는 지점이 권리금입니다. 매도인은 보통 인테리어비, 단골, 상권, 장비값을 한꺼번에 묶어서 말합니다. 그런데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과거에 얼마 들였는지가 아니라 내가 인수한 뒤 얼마를 버틸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그 지인이 받은 자료에는 월매출 2,800만 원, 재료비 850만 원, 월세 280만 원, 인건비 600만 원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남는 장사 같죠. 근데 카드 매출 내역을 월별로 보니 여름 두 달 매출이 튀어 있었고, 겨울 평일 매출은 확 꺾였습니다. 배달앱 매출도 포함돼 있었는데 수수료와 광고비는 따로 빠져 있지 않았습니다.

  • 최근 6개월보다 12개월 매출 흐름을 먼저 본다
  • 카드 매출, 배달 매출, 현금 매출을 따로 확인한다
  • 원두, 우유, 디저트 납품 단가가 실제와 맞는지 본다
  • 사장 본인 노동시간을 인건비로 계산한다
  • 광고비, 배달 수수료, 소모품비를 빠뜨리지 않는다

초보 때는 월매출이라는 단어에 눈이 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경매에서 감정가만 보고 들어가면 다치는 것처럼, 카페매매도 매출만 보고 들어가면 뒤늦게 비용이 따라붙습니다.

좋은 자리보다 위험한 계약서를 먼저 본다

카페는 자리가 반이라고들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계약서가 나쁘면 좋은 자리도 내 자리가 아닙니다. 보증금, 월세, 관리비, 계약 잔여기간, 갱신 가능성, 원상복구 특약, 업종 제한, 전대 금지 문구를 먼저 봐야 합니다. 매도인과 말이 잘 통해도 임대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인수 과정이 꼬입니다.

경매 물건 보듯 임대차부터 확인한다

저는 상가를 볼 때 습관처럼 권리관계부터 봅니다. 선순위 임차인, 보증금, 배당 가능성 같은 걸 놓치면 낙찰받고도 속이 타거든요. 카페매매도 비슷합니다. 임대차계약서가 실제 영업 조건의 뼈대입니다. 월세가 곧 오르는 구조인지, 관리비에 무엇이 포함되는지, 간판 사용이나 테라스 사용이 말로만 허락된 건 아닌지 봐야 합니다.

특히 원상복구는 가볍게 넘기면 안 됩니다. 인테리어가 화려한 카페일수록 철거비도 커집니다. 권리금 주고 들어갔는데 2년 뒤 나갈 때 철거비 1,500만 원이 나오면 그 돈도 투자 실패에 포함됩니다.

시설비는 산 값이 아니라 지금 다시 팔 값으로 본다

매도인이 인테리어에 1억 들었다고 해서 그 카페의 시설 가치가 1억은 아닙니다. 중고 시장에서 팔리는 값, 내가 고장 났을 때 수리할 값, 다음 임차인이 그 스타일을 좋아할 가능성까지 봐야 합니다. 3년 전 유행한 인테리어는 지금 손님에게 낡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 그라인더, 제빙기, 쇼케이스, 냉장고, 오븐, 포스기, 음향, CCTV까지 목록으로 받아야 합니다. 구매 시기와 수리 이력도 같이 봐야 합니다. 물건 하나하나가 큰돈은 아니어도, 인수 직후 두세 개만 고장 나면 현금흐름이 바로 눌립니다.

  • 장비명과 모델명을 적어 실제 중고 가격을 확인한다
  • 렌탈 장비인지 매장 소유인지 구분한다
  • 하수, 전기 용량, 냉난방 상태를 현장에서 본다
  • 간판과 외부 데크가 허가된 설치물인지 확인한다
  • 철거와 폐기 비용까지 매입가에 얹어 계산한다

카페매매에서 시설은 분위기가 아니라 숫자입니다.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공간과 매달 돈을 남기는 공간은 다릅니다.

매출표보다 손님 흐름을 오래 본다

저는 마음이 가는 매장은 최소 세 번은 봅니다. 출근 시간, 점심 이후, 퇴근 무렵을 나눠서 갑니다. 가능하면 평일과 주말도 따로 봅니다. 매도인이 보여주는 매출표보다 현장에서 손님이 어떻게 들어오고 얼마나 머무는지가 더 많은 말을 해줍니다.

예전에 본 카페 하나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손님이 꽤 많았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1잔 주문하고 2시간씩 앉아 있었습니다. 매장은 붐비는데 객단가와 회전율은 낮았습니다. 반대로 작은 테이크아웃 매장인데 출근길 90분 동안 주문이 계속 들어오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런 차이는 장부만 보면 놓치기 쉽습니다.

사장 본인이 하루 11시간씩 서 있는 매장인지도 봐야 합니다. 가족이 도와줘서 인건비가 낮아 보이는 매장도 많습니다. 인수자가 똑같이 일할 수 없다면 숫자는 다시 써야 합니다. 카페는 낭만으로 시작해도 운영은 체력으로 버티는 업종입니다.

내가 실제로 계산하는 인수 가격

저는 권리금만 따로 보지 않습니다. 보증금, 권리금, 중개보수, 초기 보수비, 재고 인수비, 교육 기간 손실, 예비자금까지 묶어서 봅니다. 예를 들어 권리금 6,000만 원, 보증금 3,000만 원, 초기 보수비 1,000만 원이면 시작부터 1억 원이 묶입니다.

월 400만 원이 남는다고 해도 사장 본인이 일한 대가 250만 원을 빼면 투자수익은 150만 원입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1억 원을 회수하는 데 60개월이 훌쩍 넘습니다. 그 사이 월세가 오를 수 있고, 경쟁 카페가 들어올 수 있고, 장비는 낡습니다. 그래서 저는 숫자가 빡빡한 카페매매는 아무리 분위기가 좋아도 손이 잘 안 갑니다.

  • 권리금 회수 기간을 보수적으로 잡는다
  • 사장 인건비를 비용으로 넣는다
  • 최소 3개월 운영비를 따로 남긴다
  • 매출 하락 20퍼센트 상황도 계산한다
  • 나중에 되팔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을 낮게 본다

사고 싶은 카페일수록 하루 더 늦춘다

경매장에서도 손이 뜨거워질 때가 제일 위험합니다. 남들도 탐내는 물건 같고, 지금 안 잡으면 놓칠 것 같고, 머릿속에서는 이미 수익 계산이 끝나 있습니다. 카페매매도 똑같습니다. 매장이 마음에 들수록 하루 더 늦추고 계약서와 숫자를 다시 봐야 합니다.

초보에게 좋은 카페매매는 대박 나는 매장이 아닙니다. 예상보다 매출이 덜 나와도 버틸 수 있고, 나중에 빠져나올 때 치명상을 입지 않는 구조입니다. 저는 카페를 볼 때 커피 맛도 보지만, 그보다 먼저 임대차와 권리금, 장비, 손님 흐름, 사장 노동시간을 봅니다. 그 선을 넘는 물건이면 아무리 예쁜 조명 아래에 있어도 저는 조용히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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