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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룸월세 물건 직접 돌다 보니, 싼 방보다 무서운 방이 따로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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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룸월세 물건 직접 돌다 보니, 싼 방보다 무서운 방이 따로 있더라

얼마 전 낙찰받을까 말까 고민하던 다세대주택이 있어서 주변 투룸월세를 직접 돌았다. 지도에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60만 원이 여러 개 보이는데, 막상 현장 가보니 같은 투룸이라도 방 냄새, 주차, 계단 폭, 햇빛, 곰팡이 자국에서 임차인 반응이 완전히 갈렸다.

투룸월세는 월세 숫자만 보면 자주 속는다

초보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보는 게 월세다.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65만 원이면 괜찮아 보이고, 500만 원에 55만 원이면 약해 보인다. 그런데 실제 수익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관리비가 12만 원인데 엘리베이터도 없고 주차도 안 되면 임차인은 바로 다른 집을 본다. 반대로 월세가 3만 원 낮아도 역에서 7분, 편의점 1분, 방 2개가 모두 침대 들어가는 구조라면 공실이 짧다.

제가 보는 투룸월세 물건은 세 가지로 나뉜다. 신혼부부가 볼 집, 직장인 둘이 나눠 살 집, 아이 하나 있는 가족이 버티는 집. 같은 투룸이라도 타깃이 다르면 필요한 조건이 다르다. 신혼부부는 주차와 주방을 많이 보고, 룸메이트 수요는 방 크기가 비슷해야 한다. 아이 있는 집은 초등학교 거리와 층간소음 민원을 본다. 이걸 놓치면 월세 시세표는 그럴듯한데 계약은 안 나간다.

경매에서 투룸월세를 볼 때 제일 먼저 빼는 돈

경매 물건을 볼 때 수익률 계산부터 하는 분들이 많다. 낙찰가 1억 6,000만 원,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65만 원. 겉으로는 괜찮다. 그런데 취득세, 법무비, 이사비 협의금, 도배장판, 보일러, 싱크대, 중개보수, 공실 2개월을 빼면 표정이 달라진다. 특히 오래된 빌라 투룸은 욕실 방수나 창호에서 돈이 터지는 경우가 많다. 200만 원이면 될 줄 알았는데 700만 원 쓰는 일, 현장에서 흔하다.

저는 투룸월세 예상 수익을 볼 때 월세 1년 치를 그대로 믿지 않는다. 최소 한 달은 비워 둔다. 동네가 약하면 두 달도 잡는다. 예를 들어 월세 60만 원이면 1년 720만 원이 아니라 660만 원이나 600만 원으로 본다. 여기에 대출이자와 수선비를 빼고도 남는지 본다. 숫자를 보수적으로 잡았는데도 괜찮으면 그때 입찰가를 고민한다.

권리분석에서 임차인 한 줄이 돈을 바꾼다

투룸월세 경매에서 가장 무서운 건 낡은 벽지가 아니다. 임차인 권리다.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전입세대 열람, 배당요구 여부를 대충 보면 나중에 잔금 치르고도 속이 탄다.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선 전입이 있고, 점유도 하고 있는데 보증금이 배당으로 전부 해결되지 않으면 낙찰자가 떠안을 수 있다. 이때 월세 수익률 계산은 종이 위 장난이 된다.

현장에서 한 번은 월세 7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는 말만 듣고 달려든 분을 봤다. 물건은 괜찮았다. 문제는 기존 임차인이었다. 전입일이 앞서 있었고, 보증금도 작지 않았다. 그분은 입찰 전날까지도 싸게 받으면 된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인수 가능 금액을 넣으면 시세보다 비싼 물건이었다. 경매에서 싸다는 말은 권리와 점유까지 빼고 난 뒤에만 의미가 있다.

현장에서 확인하는 투룸월세 체크 포인트

저는 투룸 물건을 보러 가면 집 안보다 주변을 먼저 본다. 낮에 한 번, 가능하면 저녁에도 한 번 본다. 낮에는 채광과 소음이 보이고, 저녁에는 주차와 골목 분위기가 보인다. 특히 투룸은 원룸보다 짐이 많고 거주 기간도 길어지는 편이라 주차 스트레스가 크면 계약이 자주 깨진다.

  • 방 두 개가 실제로 침대와 책상이 들어가는 크기인지 본다.
  • 관리비에 수도, 인터넷, 청소비가 어디까지 들어가는지 확인한다.
  • 주차가 가능하다는 말보다 실제 퇴근 시간 빈자리를 본다.
  • 곰팡이 자국은 닦인 흔적까지 본다. 벽지 새것만 믿으면 안 된다.
  • 인근 부동산 두세 곳에 임차인 문의가 어떤 층에 몰리는지 묻는다.

부동산 사무실에서도 질문을 조금 바꿔야 한다. 이 집 얼마 받을까요보다, 이 가격이면 며칠 만에 나갈까요가 더 현실적이다. 월세 65만 원을 받을 수는 있는데 두 달 비면, 월세 60만 원에 2주 만에 나가는 집보다 못할 수 있다. 임대업은 최고가 맞히기 게임이 아니라 비는 기간을 줄이는 일에 가깝다.

싸게 낙찰받은 투룸이 오래 비는 이유

투룸월세는 수요가 넓어 보이지만 의외로 까다롭다. 원룸은 혼자 참고 살 수 있다. 그런데 투룸은 둘 이상이 보는 경우가 많아서 한 사람이 마음에 들어도 다른 사람이 싫어하면 계약이 깨진다. 계단이 가파르다, 냉장고 자리가 애매하다, 작은방에 창이 없다, 세탁기 놓으면 문이 안 열린다. 이런 것들이 월세 5만 원보다 크게 작용한다.

초보 투자자는 싼 낙찰가에 마음이 흔들린다. 저도 예전엔 그랬다. 300만 원만 더 쓰면 되겠지 하고 들어갔다가, 누수 보수와 명도 협의로 몇 달을 날린 적이 있다. 그 뒤로는 입찰 전에 제일 나쁜 상황을 먼저 적는다. 월세가 10만 원 낮아지는 경우, 공실이 3개월 가는 경우, 수리비가 두 배 드는 경우. 그 숫자를 넣고도 버틸 수 있으면 그 물건은 한 번 더 볼 만하다.

투룸월세 투자는 화려하지 않다. 매달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반갑지만, 그 돈이 그냥 생기는 건 아니다. 사람 사는 집이라 민원도 있고, 보일러도 고장 나고, 계약 만기 때마다 다시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 그래도 권리분석을 차분히 하고, 현장에서 임차인이 실제로 선택할 집인지 냉정하게 보면 꽤 오래 버티는 자산이 된다. 저는 아직도 입찰 전날에는 시세표보다 골목을 한 번 더 걷는다. 숫자는 책상에서 맞추지만, 임차인은 결국 그 골목을 지나 현관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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