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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중도해지 복비를 내라는 말에 계약서부터 다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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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중도해지 복비를 내라는 말에 계약서부터 다시 봤다

현장에서 전세 세입자가 이사 날짜를 앞당길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말이 있습니다. “나가는 사람이 복비 내야죠.” 보증금이 급하면 일단 알겠다고 답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전세 중도해지 복비는 이사 사유만 듣고 누가 낼지 단정할 수 없습니다. 처음 정한 계약기간이 남았는지, 갱신된 계약인지, 중도해지 특약이나 별도 합의가 있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계약기간이 남았다면 복비보다 해지 합의가 먼저다

가령 2년 전세를 맺고 8개월이 남았는데 직장 때문에 먼저 나가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죠. 계약서에 중도해지 조항이 없다면 세입자가 이사 날짜를 통보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이 바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집주인과 언제 계약을 끝낼지 합의해야 합니다.

이때 집주인이 “새 세입자를 구하고 중개보수 상당액도 부담하면 그날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하는 일이 많습니다. 세입자가 그 조건에 동의하면 해지 합의의 일부가 됩니다. 하지만 중도에 나간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세입자에게 새 임대차의 복비를 법이 자동으로 청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제처의 생활법령 안내도 새 계약의 중개보수를 중개업소에 내는 의뢰인과, 기존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해지 조건으로 비용을 지급하는 문제를 구분합니다.

계약서에 “중도 퇴거 시 임차인이 중개보수를 부담한다”는 특약이 있다면 그 문구도 읽어야 합니다. 얼마를, 어떤 거래를 기준으로, 언제 지급한다는 뜻인지에 따라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특약이 없어도 집주인과 나중에 비용을 부담하기로 합의했다면 그 합의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구두로 “복비는 제가 낼게요”라고만 말해두면 새 전세금이 달라졌을 때 금액부터 어긋납니다.

묵시적으로 갱신됐다면 날짜 계산이 달라진다

원래 2년이 끝난 뒤 서로 갱신 거절 통지를 하지 않아 묵시적으로 갱신된 전세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세입자는 언제든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집주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해지 효력이 생깁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을 써서 갱신된 경우에도 해지에 관한 이 규정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건 ‘통지한 날’과 ‘상대가 받은 날’의 차이입니다. 3월 1일에 문자만 써두고 보내지 않았다면 시계는 돌지 않습니다. 통화로 알렸더라도 나중에 날짜를 두고 다투면 피곤해집니다. 저는 해지 의사, 집 주소, 보증금, 희망 퇴거일을 문자로 보내고 집주인의 답장까지 남겨두는 편입니다. 3개월보다 일찍 이사할 수는 있지만, 그날 곧바로 계약이 끝나고 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고 계산하면 자금 계획이 꼬일 수 있습니다.

이런 갱신 계약에서 세입자가 법에 따른 해지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새 임대차의 복비를 당연히 부담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3개월이 지나기 전 특정 날짜에 보증금을 돌려받기로 따로 약속하면서 비용 부담 조건을 붙였다면, 그 약속은 별도로 봐야 합니다. 처음 계약인지 갱신 계약인지 헷갈린다면 계약서 날짜와 그사이 주고받은 갱신 관련 메시지부터 확인하는 게 빠릅니다.

전세 2억 4천만원이면 72만원이라는 숫자

금액도 막연히 “복비 전부”라고 하지 말고 계산해야 합니다. 새 임대차가 주택 전세 2억 4천만원이라면, 1억원 이상 6억원 미만 구간의 중개보수 상한요율은 0.3%입니다. 한쪽 의뢰인 기준 상한액은 72만원입니다. 이는 반드시 72만원을 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상한 안에서 중개의뢰인과 중개업소가 협의한다는 뜻입니다. 부가가치세가 별도로 붙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의 중개보수 기준과 마이홈포털 안내에서 해당 구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기존 세입자가 새 임차인 몫까지 내는 것으로 말이 번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새 임대차의 집주인 측 중개보수 상당액을 세입자가 해지 조건으로 부담하기로 했다면, 적어도 어느 쪽 비용을 얼마까지 부담하는지 적어야 합니다. 새 세입자가 중개업소에 낼 몫까지 당연히 기존 세입자에게 넘길 수 있는 것처럼 말하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상가라면 적용 요율도 다를 수 있으니 물건 종류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복비만 보고 이사 날짜를 잡는 것도 위험합니다. 위 사례에서 집주인 측 비용 72만원을 부담하기로 합의하더라도, 이삿짐 비용과 새집 계약금은 따로 필요합니다. 더 큰 변수는 보증금 반환일입니다. 새 세입자의 잔금일이 한 달 늦어지면 새집 잔금에 쓸 돈이 묶일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 들어오면 드릴게요”라고만 말한다면, 언제 얼마를 돌려줄지부터 문서로 맞춰야 합니다.

제가 해지 합의에서 먼저 적는 네 가지

중도 퇴거 상담을 받으면 복비 약속보다 일정표를 먼저 씁니다. 집을 비우는 날과 보증금을 받는 날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합의서든 문자든 아래 내용이 남아 있으면 나중에 서로 기억이 달라질 여지가 줄어듭니다.

  • 기존 임대차가 끝나는 날짜와 집을 인도할 날짜
  •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할 날짜, 금액, 지급 방법
  • 중개보수 상당액을 누가 부담하는지와 그 금액 또는 상한
  • 새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거나 새 계약이 취소될 때의 처리 방법

특히 “새 세입자 구해지면 해지”라는 문장은 조건은 있지만 기한이 없습니다. 언제까지 새 세입자를 찾을지, 그때까지 기존 계약은 어떻게 유지되는지 적어야 합니다. 계약 종료와 보증금 반환이 맞물린 날에는 열쇠를 넘기는 절차도 함께 맞춰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돈을 받기 전에 전입신고를 옮기거나 집을 먼저 비워야 하는 상황이라면 보증금 보호 문제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복비 몇십만원을 아끼려다 보증금 수억원의 반환 시점을 흐리게 잡는 경우를 봤습니다. 반대로 부담할 이유가 없는 비용을 ‘관행’이라는 말만 듣고 내는 것도 아깝습니다. 전세를 일찍 끝낼 때는 계약이 왜 끝나는지, 언제 끝나는지, 그 대가로 무엇을 약속했는지를 한 장에 적어보면 복비 다툼의 대부분은 그 자리에서 선명해집니다.

전세 중도해지 복비를 내라는 말에 계약서부터 다시 봤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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