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중개수수료를 빼고 입찰가를 썼더니

입찰장에서는 낙찰가만 적어 놓고 수익을 계산하는 사람을 종종 봅니다. 저도 초반에는 그랬습니다. 법원에서 직접 낙찰받으면 중개사를 거치지 않으니 복비가 없다는 생각까지는 맞습니다. 그런데 그 집을 팔거나 세를 놓을 때 부동산중개수수료가 생깁니다. 출구 비용을 빼놓은 채 입찰가를 올리면, 낙찰 순간 예상했던 수익과 잔금을 치른 뒤 통장에 남는 돈이 달라집니다.
직접 낙찰받은 집에 복비가 붙을까
법원 경매에서 본인이 직접 입찰해 낙찰받았다면 일반 매매를 중개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낙찰가에 주택 매매 중개보수를 곱해 취득 비용으로 넣을 이유도 없습니다. 공매 역시 직접 응찰해 취득했다면 먼저 따질 것은 실제로 어떤 서비스를 의뢰했느냐입니다.
현장에서 헷갈리는 건 입찰을 도와준 사람에게 돈을 주는 경우입니다. 권리분석, 현장조사, 매수신청대리의 보수를 모두 ‘복비’라고 부르면 계약 내용을 놓치기 쉽습니다. 특히 법원 경매의 매수신청대리는 법원에 등록한 개업공인중개사가 맡는 별도 업무입니다. 공인중개사법과 관련 대법원규칙에도 일반 매매 중개와 구분해 규정돼 있습니다. 누군가 낙찰가의 몇 퍼센트를 요구한다면 업무 범위와 보수 근거, 지급 조건을 서면으로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권리분석을 맡겼다고 입찰가 판단까지 넘겨서는 안 됩니다. 선순위 임차인 보증금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지, 점유자는 누구인지, 매각물건명세서에 적힌 부담은 무엇인지 직접 다시 봐야 합니다. 수수료를 아끼는 것보다 한 줄을 놓치지 않는 일이 훨씬 큽니다.
되팔 때는 거래금액으로 다시 계산한다
낙찰받은 집을 중개사를 통해 되팔면 그때는 매매 중개보수가 생깁니다. 계산 기준은 과거 낙찰가가 아니라 새 매매계약의 거래금액입니다. 서울시 주택 중개보수표를 기준으로 보면, 주택 매매가 2억 원 이상 9억 원 미만인 구간의 상한요율은 0.4%입니다. 이는 반드시 0.4%를 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 범위 안에서 협의한다는 뜻입니다. 주택 소재지의 시·도 조례와 거래 시점의 요율도 확인해야 합니다.
가령 3억 8천만 원에 낙찰받은 아파트를 4억 4천만 원에 중개사를 통해 판다고 해보죠. 매도인 쪽 중개보수 상한은 4억 4천만 원에 0.4%를 곱한 176만 원입니다. 계약 전에 0.3%로 합의했다면 132만 원입니다. 차이는 44만 원입니다. 매수인이 자기 중개보수를 낸다고 해서 매도인의 비용까지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각자가 부담할 금액을 따로 봐야 합니다.
저라면 매물을 맡기기 전에 예상 매도가와 희망 보수율을 같이 이야기합니다. 광고와 집 안내, 계약 진행을 누가 맡는지도 확인합니다. 공동중개가 들어간다고 해서 내가 중개보수를 두 번 내는 것으로 단정할 일은 없지만, 실제 지급할 금액과 상대방은 계약 전에 분명히 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청구액인지도 그때 물어봅니다.
월세를 놓으면 낙찰가와 다른 숫자가 나온다
낙찰 후 바로 팔지 않고 임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 임대차 중개보수는 낙찰가를 기준으로 계산하지 않습니다. 전세라면 보증금, 월세라면 보증금과 월차임을 법령상 방식으로 환산한 거래금액을 봅니다. 월세 거래금액은 보증금에 월세의 100배를 더하고, 그 결과가 5천만 원 미만이면 월세의 70배를 더해 다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2천만 원, 월세 70만 원이라면 거래금액은 9천만 원입니다. 서울시 주택 임대차 요율표에서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 구간은 상한요율 0.4%, 한도액 30만 원입니다. 9천만 원의 0.4%는 36만 원이지만, 한도액이 있어 중개보수 상한은 30만 원입니다. 요율만 곱하고 끝내면 6만 원을 더 잡는 셈입니다.
물건이 오피스텔인지, 상가인지에 따라서도 적용 기준이 달라집니다. 등기부에 적힌 이름만 보고 주택 요율을 넣으면 계산이 틀어질 수 있습니다. 물건 종류와 실제 용도, 해당 지역의 요율표를 함께 확인하는 이유입니다.
입찰 전 수익표에는 팔 때 드는 돈까지 적는다
위 아파트를 4억 4천만 원에 팔면 낙찰가 3억 8천만 원과의 차이는 6천만 원입니다. 하지만 그 6천만 원을 수익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매도 중개보수를 상한인 176만 원으로 잡고, 취득 관련 세금과 등기비용 500만 원, 수리비 700만 원, 대출이자와 보유비용 400만 원, 명도비용 300만 원을 가정하면 차액은 3,924만 원입니다. 이 비용 숫자는 계산을 보여주기 위한 가정일 뿐이고, 실제 금액은 물건과 보유 기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양도 시 세금까지 계산하기 전 숫자이기도 합니다.
제 수익표에는 낙찰 단계, 보유 단계, 매도 또는 임대 단계를 나눠 적습니다. 중개보수는 실제로 중개를 맡기는 단계에 넣고, 계약 전에 협의한 요율과 부가가치세 포함 여부를 메모합니다. 지급 시기를 따로 정했다면 그 약정도 확인합니다. 약정이 없다면 중개보수 지급 시기는 거래대금 지급이 완료된 날이라는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기준이 있습니다.
경매에서 복비가 없다는 말은 직접 낙찰받는 그 순간에 한해서는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건을 어떻게 운영하고 빠져나올지까지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저는 입찰표를 쓰기 전, 팔거나 세 놓을 때 들 돈을 먼저 적어봅니다. 그 숫자를 보고도 남는 물건이어야 마음 편히 응찰할 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