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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월세 수입표만 믿고 입찰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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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월세 수입표만 믿고 입찰할 뻔했다

얼마 전 고시원으로 운영 중인 건물을 보러 갔는데, 입구에 붙은 방값표부터 눈에 들어왔다. 월 38만 원. 방이 30개라니 계산기에는 금세 월 1,140만 원이 찍혔다. 그런데 복도를 한 바퀴 돌고 관리인과 이야기를 나눈 뒤에는 숫자가 달라졌다. 비어 있는 방이 있었고, 월세에 포함된 공과금도 만만치 않았다. 고시원월세는 방값표에 방 개수를 곱해서 판단하면 위험하다.

월 38만 원짜리 방 30개가 전부 수입은 아니다

고시원 물건을 볼 때 나는 먼저 ‘받을 수 있는 월세’와 ‘실제로 들어온 월세’를 나눠 적는다. 방 30개의 표시 가격이 모두 38만 원이어도, 24개만 사용 중이면 월 수입은 912만 원이다. 장기 거주자 할인이나 연체가 있으면 실제 입금액은 더 낮다. 계약 때 한 달치를 미리 받는 방과 매달 날짜를 맞춰 받는 방도 현금 흐름이 다르다.

여기에 전기·가스·수도, 인터넷, 세탁기와 정수기 관리비, 소모품, 청소비, 관리 인건비가 붙는다. 월 912만 원이 들어오고 이런 비용이 505만 원이라면 일단 407만 원이 남는다. 이것도 대출이자와 세금, 갑자기 터지는 수리비를 빼기 전 금액이다. 같은 조건에서 사용 중인 방이 20개로 줄면 월 수입은 760만 원, 비용이 그대로라고 가정할 때 남는 돈은 255만 원이다. 숫자는 설명을 위한 예시지만, 빈방 네 개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는 잘 보인다.

그래서 최근 몇 달의 입금 내역과 방별 이용 현황을 함께 봐야 한다. 소유자나 운영자가 제시하는 표에 ‘입실’이라고 적혀 있어도 실제 납부액, 할인, 연체 여부가 빠져 있으면 수익표로 쓰기 어렵다. 현장에서 방마다 불이 켜져 있다고 입실이 확인되는 것도 아니다. 입찰 전까지 자료를 확인할 수 없다면, 확인되지 않은 수입은 입찰가에서 보수적으로 다루는 편이 맞다.

고시원월세 계약서보다 먼저 볼 것은 점유 관계다

경매에서는 고시원 건물의 소유자, 고시원 운영자, 각 방을 쓰는 사람이 서로 다를 수 있다. 운영자가 건물 전체를 임차해 방을 내주었다면 건물 임대차와 각 방의 이용 관계를 따로 봐야 한다. 방 이용자가 운영자에게 돈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낙찰자가 그 돈을 돌려줘야 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반대로 ‘고시원이니까 임차인 권리는 없다’고 넘겨도 안 된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주거용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빌린 경우를 다룬다. 고시원이라는 간판이나 건축물대장의 용도만으로 각 방 이용자의 법적 지위가 자동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사용 방식, 계약 내용, 점유와 주민등록, 돈을 받은 사람과 그 사람의 임대 권한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적용되는 주택 임대차라면 대항력은 주택 인도와 주민등록을 갖춘 다음 날부터 문제 되며, 선순위 권리와의 날짜 비교가 중요해진다. 확정일자만 보거나 전입신고만 보고 보증금 인수 여부를 판정할 일도 아니다.

나는 법원 경매자료에서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감정평가서를 나란히 놓고 본다. 등기부의 권리 설정일과 임차인으로 기재된 사람의 점유·전입 시점도 맞춰 본다. 다만 현황조사서에 이름이 없다고 건물 안에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료가 서로 어긋나거나 운영자와 방 이용자의 관계가 불분명하면, 그 불확실성 자체가 비용이다. 초보라면 이런 물건을 억지로 해석해 입찰할 이유가 별로 없다.

빈방보다 더 무서운 것은 당장 못 쓰는 방이다

현장에 가면 비어 있는 방부터 세고 싶어진다. 그런데 빈방이 곧바로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방인지는 별개다. 벽지 냄새가 심하거나 환기가 안 되는 방, 누수가 지나간 방은 청소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공용 샤워실과 세탁실 상태가 나쁘면 한 방만 고쳐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좁은 복도와 출입구, 소방시설의 상태까지 확인해야 운영을 이어갈 수 있을지 가늠된다.

건축물대장에 적힌 용도와 실제 방 배치도 대조한다. 고시원은 관련 건축기준과 안전 기준을 받는 시설이다. 현장 사진이 말끔해도 구조를 바꾼 흔적이나 확인되지 않은 추가 방이 있다면 그 방의 월세를 수익으로 먼저 잡지 않는다. 필요한 보수 범위와 적법한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 부분은 담당 행정기관 확인이나 전문가 검토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운영 자료를 볼 수 있다면 최근 공과금 고지액과 설비 수리 내역도 부탁한다. 여름 전기료와 겨울 난방비는 평달 비용 한 장으로 짐작하기 어렵다. 관리인이 빠진 뒤 누가 청소하고 민원을 받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운영을 직접 맡으면 인건비 일부가 줄어들 수 있지만, 그만큼 내 시간이 들어간다. 내 노동을 비용에서 지워버리면 수익률은 쉽게 부풀려진다.

내 입찰가에는 명도와 공실 기간도 들어간다

고시원월세가 매력적으로 보여도 낙찰 직후부터 임대료가 안정적으로 들어온다는 가정은 조심한다. 기존 운영자와의 관계, 각 방 이용자의 퇴실 일정, 보증금 반환을 둘러싼 다툼에 따라 인수와 운영 시작이 늦어질 수 있다. 점유자가 있다면 우선 대화와 자료 확인으로 권리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낙찰받았으니 바로 비우면 된다’는 생각으로 일정과 비용을 잡으면 현장에서 틀어진다.

입찰가를 적기 전에는 예상 월 순수입에서 대출이자와 세금, 수리비 적립액을 빼고, 공실이 몇 달 이어져도 버틸 수 있는지 계산한다. 앞의 예시에서 월 407만 원이 남는다고 해도 이자 180만 원, 수리비 적립 80만 원을 잡으면 147만 원이다. 취득 비용과 이후 세금까지 고려하면 체감 수익은 다시 달라진다. 경락잔금대출도 원하는 금액이 반드시 나온다고 가정하지 말고, 금융기관이 제시하는 조건과 내 자금 계획을 맞춰야 한다.

나는 수익표의 가장 좋은 달보다 공실이 생긴 달을 더 오래 들여다본다. 고시원은 방이 많아서 월세가 촘촘히 쌓이는 만큼, 사람이 빠지고 설비가 고장 날 때도 작은 비용이 여러 곳에서 동시에 나온다. 권리 관계와 실제 입금액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가격이 싸 보여도 손을 떼는 편이 낫다. 입찰장에서는 한 번의 낙찰보다 오래 버틸 수 있는 숫자가 더 중요했다.

고시원월세 수입표만 믿고 입찰할 뻔했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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