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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수익률 계산 직접 해보니 비용이 더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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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수익률 계산 직접 해보니 비용이 더 무서웠다

입찰장에서 오래 서 있으면 ‘시세보다 5천만 원 싸게 받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낙찰가와 시세의 차이가 통장에 남는 돈은 아닙니다. 저는 물건을 볼 때 예상 매도가격보다 먼저 비용 칸을 채웁니다. 그 칸이 비어 있으면 경매수익률 계산은 대개 지나치게 좋아 보이거든요.

낙찰가 2억 원, 매도가 2억 5천만 원이면 5천만 원을 벌까

숫자를 놓고 보겠습니다. 아래는 계산을 보여주기 위한 가상 사례입니다. 낙찰가 2억 원, 6개월 뒤 예상 매도가 2억 5천만 원인 아파트라고 합시다. 두 금액만 빼면 차액은 5천만 원, 낙찰가 대비 25%입니다. 현장에서 가장 흔히 듣는 수익률이 이런 식입니다.

제가 입찰 전에 적어둘 비용은 다릅니다. 취득세 등 취득 관련 비용 600만 원, 등기·법무 비용 100만 원, 수리비 1천만 원, 점유자와의 인도 협의 및 명도 비용 300만 원, 대출이자 500만 원, 보유 중 관리비와 공과금 200만 원, 매도 중개보수 200만 원, 추가 수리나 일정 지연에 대비한 예비비 300만 원입니다. 합계 3,200만 원입니다. 이 금액들은 해당 물건의 견적이나 확정 세액이 아니라 계산을 위한 가정입니다.

그러면 총투입액은 2억 3,200만 원이고, 세전 예상이익은 1,800만 원입니다. 총투입액을 기준으로 한 수익률은 약 7.8%죠. 처음 보였던 25%와 거리가 큽니다. 실제로는 양도 관련 세금까지 검토해야 하니 손에 남는 금액이 더 줄 수 있습니다. 국세청의 양도소득세 계산도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과 인정되는 필요경비를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투자자가 현금으로 쓴 모든 돈이 세법상 필요경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 수익을 계산하는 장부와 세금 신고용 계산은 따로 봐야 합니다.

대출을 쓰면 수익률 숫자가 커지는 이유

같은 물건에 경락잔금대출 1억 4천만 원을 쓴다고 가정해 봅시다. 낙찰대금 중 자기 돈 6천만 원과 앞서 잡은 비용 3,200만 원을 합쳐 자기자본 투입액은 9,200만 원입니다. 매도대금 2억 5천만 원에서 대출 원금 1억 4천만 원을 갚고 나면 1억 1천만 원이 남습니다. 처음 넣은 9,200만 원을 빼면 이익은 여전히 1,800만 원, 자기자본수익률은 약 19.6%입니다. 위 비용에 대출이자 500만 원을 이미 넣었으므로 여기서 이자를 다시 빼면 이중 계산입니다.

숫자만 보면 대출을 많이 쓸수록 좋아 보입니다. 근데 매도가가 2억 3천만 원으로 내려가면 이 사례는 세전 200만 원 손실로 바뀝니다. 이자는 매각이 늦어질수록 더 붙고요. 대출 원금은 비용이 아니지만, 잔금 지급일에 필요한 돈과 매도 후 갚아야 할 돈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은행 상담에서 들은 예상 한도를 확정 대출금처럼 적어두면 잔금 계획부터 어긋날 수 있습니다.

저는 수익률을 적을 때 보통 세 칸을 나란히 둡니다. 빌리지 않고 전체 투입액으로 계산한 수익률, 대출을 쓴 자기자본수익률,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을 때의 손익입니다. 자기자본수익률 하나만 보면 가격 변동에 얼마나 약한 물건인지 놓치기 쉽습니다.

엑셀에 빠지기 쉬운 돈은 현장에서 나온다

수리비는 사진 몇 장으로 맞히기 어렵습니다. 벽지만 바꾸면 될 줄 알았는데 누수 흔적이 드러나면 일정과 비용이 함께 늘어납니다. 현장 방문 때 공용부 상태, 외벽, 창호, 누수 흔적을 보고, 내부 확인이 안 되면 견적의 불확실성을 예비비에 반영합니다. 못 들어가 본 집의 수리비를 0원으로 놓는 건 낙관적인 계산입니다.

명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점유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협의 기간과 지출이 달라집니다. 인도 협의에 드는 이사비만 떠올리기 쉬운데, 지연되는 동안의 이자와 관리비도 같이 쌓입니다. 관리비 체납 역시 전액을 무조건 매수인이 부담한다고 단정할 일도, 전액 무관하다고 넘길 일도 아닙니다. 관리사무소에 금액과 항목을 확인하고 부담 범위를 검토해야 합니다.

권리분석에서 인수할 권리를 놓치면 계산표 자체가 무의미해집니다. 법원경매정보의 매각물건명세서와 현황조사서, 등기사항증명서를 대조하고 임차인의 대항력·배당 관계와 점유 상태를 확인합니다.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처럼 매수인이 인수할 수 있는 부담이 있다면 그 금액은 낙찰가 밖의 지출로 잡아야 합니다. 판단이 애매한 물건은 ‘아마 괜찮겠지’라는 가정으로 입찰가를 만들지 않습니다.

수익률보다 먼저 매도가를 낮춰 적는다

위 사례의 예상 매도가 2억 5천만 원도 확정된 돈은 아닙니다. 저는 호가보다 실제 거래된 가격을 보고, 같은 단지라도 층·향·수리 상태가 비슷한 사례를 골라 비교합니다. 매물이 오래 쌓여 있다면 빨리 팔기 위해 가격을 낮춰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매도가가 2억 5천만 원일 때 1,800만 원 이익인 물건이 2억 3천만 원에 팔리면 200만 원 손실입니다. 세금과 추가 보유비용을 반영하기 전 숫자인데도 그렇습니다.

입찰가는 목표 수익률에서 거꾸로 구합니다. 예상 매도가에서 취득·수리·명도·보유·매도 비용과 원하는 이익을 빼고, 남는 금액을 최대 입찰가의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다만 비용 중 낙찰가에 따라 달라지는 세금과 이자도 있으니 입찰가를 바꿀 때마다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낙찰받고 싶은 마음에 예상 매도가만 올려 적는 순간, 숫자는 투자 판단을 도와주지 못합니다.

경매수익률 계산을 여러 번 해보면 화려한 할인율보다 비용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잡았는지가 오래 남습니다. 저는 계산표에서 예비비를 빼야만 수익이 나오는 물건이면 한 걸음 물러섭니다. 입찰장에서 놓친 물건은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지만, 잘못 써낸 입찰가는 낙찰된 뒤에 고치기 어렵습니다.

경매수익률 계산 직접 해보니 비용이 더 무서웠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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