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보증금 납부 방법 몰라 입찰장에서 식은땀 났다

처음 법원 입찰장에 갔을 때, 입찰표보다 손에 쥔 수표가 더 신경 쓰였습니다. 금액을 잘못 맞추면 써낸 가격이 아무리 좋아도 소용없으니까요. 입찰보증금 납부 방법을 묻는 분들께 저는 먼저 이렇게 말합니다. 법원 경매인지, 온비드 공매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돈을 내는 곳과 계산 기준이 다릅니다.
법원 경매에서는 내가 써낼 가격의 10%가 아닙니다
법원에서 하는 기일입찰의 보증금은 원칙적으로 그 회차의 최저매각가격 10%입니다. 민사집행규칙 제63조에 적힌 기준이죠. 감정가가 4억 원이고 이번 회차 최저매각가격이 2억 8천만 원이라면 보증금은 2천 8백만 원입니다. 내가 3억 3천만 원을 써내더라도 3천 3백만 원으로 계산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10%만 외워 가면 위험합니다. 법원이 보증금액을 다르게 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앞선 매수인이 잔금을 내지 않아 다시 나온 물건은 특별매각조건을 봐야 합니다. 사건 화면의 숫자만 훑지 말고 해당 회차 매각기일 공고와 조건에 적힌 보증금액을 확인하세요. 예전 회차에 저장해 둔 화면을 보고 수표를 끊는 실수도 있습니다.
저는 입찰 전날 사건번호, 물건번호, 최저매각가격, 보증금액을 종이에 한 줄씩 적습니다. 물건번호가 여러 개인 사건이라면 더 꼼꼼히 봅니다. 비슷한 주소의 다른 물건을 열어 놓고 계산하면, 금액을 맞췄다고 생각해도 엉뚱한 입찰을 준비한 셈이니까요.
수표를 준비했다면 봉투에 넣기 전 한 번 더 봅니다
법원 기일입찰에서는 현금이나 은행 자기앞수표 등 법원이 인정하는 방식으로 보증을 냅니다. 큰돈을 현금으로 들고 다니기보다 자기앞수표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은행에 가기 전에는 발행 가능한 시간과 필요한 금액을 확인하고, 수표를 받으면 액면과 장수를 그 자리에서 세어 봅니다. 2천 8백만 원을 준비해야 하는데 2천 7백만 원만 넣으면 부족한 만큼 나중에 채우는 방식으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보증금 부족은 입찰 무효 사유입니다.
입찰장에는 기일입찰표, 매수신청보증봉투, 기일입찰봉투가 비치돼 있습니다. 입찰표에 사건번호와 물건번호, 입찰자 정보, 입찰가격을 쓰고 보증금은 별도의 보증봉투에 넣습니다. 작성한 서류와 보증봉투를 기일입찰봉투에 넣어 제출하는 순서입니다. 현장 서식과 집행관 안내에 맞춰 봉함하면 됩니다.
제가 입찰표를 쓸 때 특히 오래 보는 칸은 가격입니다. 3억 1천만 원을 쓰려다 자릿수를 하나 더 적으면 수표를 제대로 준비한 일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봉투를 닫기 전에는 사건번호와 물건번호, 입찰가격, 보증금액을 각각 소리 없이 다시 읽습니다. 입찰 마감 직전에 서두르지 않으려고 법정에도 여유 있게 들어갑니다.
법원 경매 보증금을 입찰 당일 아무 계좌에 이체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기일입찰은 입찰장에 보증을 제출하는 절차입니다. 다만 매각 방식이 기간입찰이라면 제출 절차가 다르므로, 반드시 해당 사건 공고의 매각 방식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온비드 공매는 입찰서마다 납부계좌를 확인합니다
공매는 법원 경매의 10% 계산법을 그대로 가져오면 곤란합니다. 온비드에서 진행하는 입찰은 공고기관과 물건에 따라 보증금 비율이 다릅니다. 입찰금액의 5%를 요구하는 공고도 있고 10%를 요구하는 공고도 있습니다. 최저가격을 기준으로 할지, 내가 써낸 금액을 기준으로 할지도 공고문을 읽어야 합니다.
온비드에서는 입찰서를 제출하면서 안내받은 보증금 납부계좌에 정해진 금액을 마감 전까지 입금하는 방식이 흔합니다. 계좌는 입찰서별로 부여되므로 같은 날 두 물건에 응찰했다면 계좌도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운영기관 계좌처럼 보이는 예전 입금처를 저장해 뒀다가 다시 쓰면 안 됩니다. 은행 이체 화면에서 계좌번호와 금액을 확인한 뒤, 온비드 입찰내역에서도 납부 완료 상태를 확인합니다.
마감 시각에 송금 버튼을 누른 것과 보증금 납부가 완료된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온비드도 마감에 임박한 이체가 지연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이체 한도나 은행 점검 시간까지 생각하면 전날 준비하고 마감일에는 일찍 처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분할 납부 가능 여부도 모든 공고에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해당 입찰 안내를 따르세요.
보증금은 돌려받을 돈일 수도, 잃을 돈일 수도 있습니다
법원 경매에서 최고가매수신고인과 차순위매수신고인을 제외한 입찰자는 절차가 끝나면 보증금 반환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차순위매수신고를 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앞선 매수인이 대금을 낼 때까지 책임이 남을 수 있어서 보증금도 바로 돌려받는 구조가 아닙니다. 개찰 뒤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고 곧장 법정을 떠나기보다 자신의 지위를 확인하는 이유입니다.
낙찰받았다면 보증금은 매각대금의 일부가 됩니다. 예를 들어 3억 3천만 원에 낙찰받고 현금 보증금으로 2천 8백만 원을 냈다면, 이후 낼 매각대금은 3억 200만 원입니다. 여기에 취득세, 등기 비용, 점유자와의 인도 협의 비용, 수리비까지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대출을 알아보고 있다면 예상 대출액만 믿고 응찰하지 말고 실제 잔금 조달 가능액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기한 안에 잔금을 내지 못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입찰가를 정할 때 보증금부터 꺼내 놓고 나머지는 낙찰되면 생각하자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보증금은 입찰장에 들어가는 표값이 아니라, 그 가격에 사겠다는 약속에 걸어 둔 돈입니다. 수표를 봉투에 넣기 전 잔금까지 계산해 보는 습관이 결국 가장 값싸게 실수를 막아 줬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