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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계약갱신요구권을 놓칠 뻔한 입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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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계약갱신요구권을 놓칠 뻔한 입찰 이야기

경매 물건을 보러 갔을 때, 현관문 옆에 붙은 월세 납부 메모가 눈에 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매각물건명세서에는 임차인이 있었지만, 입찰을 준비하던 사람들의 관심은 보증금 배당 여부에 쏠려 있더군요. 저는 그보다 먼저 계약 만기일을 확인했습니다. 낙찰 뒤에도 임대차가 이어지는 물건이라면 월세 계약갱신요구권 때문에 집을 사용할 수 있는 시점이 달라질 수 있어서입니다.

월세도 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전세에만 적용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주거용 월세 임차인도 계약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임대인에게 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은 법에서 정한 사유가 없으면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임차인이 행사할 수 있는 횟수는 한 번이고, 갱신된 임대차 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만기가 12월 31일이라면, 달력에 6월 말과 10월 말만 대충 표시해 두고 판단하면 위험합니다. 통지가 임대인에게 도달해야 하는 시점을 따져야 하고, 계약서에 적힌 만기일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전화로 말한 뒤 서로 기억이 달라지는 일도 있습니다. 임차인이라면 문자나 내용증명처럼 요구한 날짜와 내용이 남는 방법이 안전합니다.

여기서 자주 헷갈리는 게 묵시적 갱신입니다. 만기 전 법정 기간에 서로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 의사를 제대로 통지하지 않아 종전 조건으로 이어지는 경우와,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경우는 구분해야 합니다. 계약이 한 차례 더 이어졌다는 사실만으로 갱신요구권을 이미 썼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전에 오간 문자, 새 계약서의 문구, 당시 합의 내용을 함께 봐야 합니다.

월세 5% 인상은 자동으로 붙는 금액이 아닙니다

보증금 2,000만 원에 월세 80만 원인 집을 떠올려 보죠. 갱신할 때 임대인이 월세를 84만 원으로 올려 달라고 했다면, 4만 원은 기존 월세의 5%입니다. 하지만 법의 5%는 언제나 올려 받을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증액청구의 상한입니다. 차임이나 보증금이 경제 사정 등의 변화로 적절하지 않게 된 경우 증액을 청구할 수 있고, 실제 조정은 사정과 당사자 간 협의에 따라 달라집니다.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바꾸는 제안은 더 조심해서 봅니다. 보증금 1,000만 원을 낮춰 주는 대신 월세를 얼마 올릴지 계산할 때는 월차임 전환에 관한 별도 제한도 걸립니다. 단순히 ‘월세 5% 이내니까 괜찮다’고 넘길 일이 아닙니다. 갱신 계약서를 쓰기 전에는 기존 보증금과 월세, 새 조건, 전환 금액을 각각 적어 놓고 계산해야 숫자가 보입니다.

낙찰자가 바뀌면 임차인을 바로 내보낼 수 있을까

경매에서는 이 질문에 물건마다 답이 달라집니다. 먼저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마쳐 언제 대항력을 얻었는지, 그 시점이 말소기준권리 등과 어떤 관계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대항할 수 있는 임대차가 낙찰자에게 이어지는 경우라면 새 소유자도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각으로 임대차가 소멸하는 사안에 갱신요구권만 떼어 적용해 점유 기간을 계산해서도 안 됩니다.

제가 입찰가를 검토할 때 쓰는 가상의 숫자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시세가 3억 원이고 예상 낙찰가가 2억 4,000만 원인 집에 보증금 3,000만 원, 월세 70만 원인 임차인이 있다고 합시다. 임차인의 대항력과 배당 결과에 따라 낙찰자가 떠안을 보증금이 생길 수 있습니다. 3,000만 원을 인수해야 하는데 이를 빠뜨리면, 겉으로 보이는 낙찰가와 실제로 들어가는 돈부터 달라집니다. 여기에 임대차가 이어지고 갱신요구권까지 행사할 수 있다면, 내 집으로 쓰거나 비워서 매도하려던 일정도 다시 잡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등기부만 보고 입찰가를 쓰지 않습니다.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임대차계약 내용, 전입 시점, 확정일자와 배당요구 여부를 서로 맞춰 봅니다. 서류상 임차인과 현장에서 만난 점유자가 다른 경우도 있어요.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명도하면 되겠지’라는 기대 대신 비용과 일정의 불확실성으로 계산합니다.

갱신을 거절할 사유도 기록으로 확인합니다

임차인이 월세를 두 달 늦게 냈다는 말만 듣고 곧바로 갱신 거절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곤란합니다. 법은 ‘2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연체한 사실’을 사유로 정합니다. 납부 내역과 연체액을 확인해야 합니다. 무단 전대, 주택의 중대한 훼손, 임대인이나 직계존속·직계비속의 실제 거주 등도 법에 적힌 사유지만, 이름만 갖다 붙인다고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거주 문제는 낙찰자 입장에서 특히 예민합니다. 대법원은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주택 양수인도 정해진 갱신 거절 기간 안에 실제 거주를 이유로 거절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렇다고 낙찰받은 뒤 ‘제가 들어가 살겠습니다’라는 말 한마디로 이미 진행된 모든 갱신을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소유권을 취득한 시점, 임차인의 요구 시점, 거절 통지가 도달한 시점과 실제 거주 계획을 차례로 봐야 합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해 놓고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하면 손해배상 문제도 생길 수 있습니다.

갱신요구로 계약이 이어진 뒤에도 임차인은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그 통지는 임대인이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생깁니다. 낙찰자가 월세 2년치를 확정 수입처럼 계산하면 여기서 또 틀어집니다. 경매 현장에서는 ‘언제 비울까’만 묻기 쉽지만, 저는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의 계약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부터 적어 둡니다. 그 한 줄이 입찰가와 보유 계획을 바꿀 때가 있습니다.

월세 계약갱신요구권을 놓칠 뻔한 입찰 이야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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