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비드 입찰 시간 놓칠 뻔한 날 배운 것

얼마 전 지인이 온비드 화면을 보여주며 “개찰이 내일 오전 10시니까 오늘 밤에 입찰하면 되죠?”라고 물었다. 공고를 다시 보니 입찰 마감은 그날 오후 5시였다. 개찰은 입찰이 끝난 뒤 공고기관이 결과를 확인하기 시작하는 시각이다. 이 둘을 헷갈리면 물건을 아무리 오래 조사했어도 입찰서를 낼 수 없다. 법원 경매 입찰장에서는 마감 시각이 몸으로 느껴지는데, 온비드는 화면 앞에 앉아 있다 보니 시간이 넉넉하다는 착각을 하기 쉽다.
온비드 입찰 시간은 물건마다 다르다
온비드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매일 몇 시 마감’ 같은 시간표를 외우면 위험하다. 공고마다 입찰 시작과 종료 시각이 따로 적혀 있다. 실제 온비드 공고를 보면 오후 5시에 끝나는 물건도 있고 오후 6시에 끝나는 물건도 있다. 같은 공고 안에서도 회차에 따라 입찰기간과 개찰일이 달라진다. 먼저 물건 상세 화면의 입찰기간을 보고, 이어서 해당 회차의 공고문을 읽어야 한다.
특히 여러 차례 유찰된 물건은 회차가 줄줄이 표시된다. 가격이 마음에 들어 화면을 열어 놓고도 엉뚱한 회차의 날짜를 읽는 경우가 있다. 저는 관심 물건을 볼 때 물건 이름보다 입찰관리번호와 회차, 최저입찰가격, 입찰 종료 시각을 한 줄에 적는다. 예를 들어 ‘3회차, 최저가 2억 4천만 원, 수요일 17시 종료’처럼 써두면 다른 회차와 섞일 일이 줄어든다. 유찰 뒤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더라도 다음 회차가 실제로 진행되는지는 새 공고와 진행 상태로 다시 확인한다.
입찰 종료 시각 옆의 개찰일시도 따로 적어둔다. 온비드 이용안내에 따르면 개찰일시는 공고기관이 개찰을 시작하는 때라서, 그 시각에 결과가 바로 뜬다는 뜻은 아니다. 개찰 완료 뒤 결과를 확인하게 된다. 마감, 개찰, 낙찰 후 계약기한은 각각 다른 일정이다.
제출 버튼을 누른 시각보다 접수된 시각이 중요하다
마감 1분 전에 입찰서 내용을 다 채웠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온비드 공고에는 입찰서가 온비드 서버에 접수된 시점을 제출시간으로 본다고 명시한 사례가 있다. 마지막 화면에서 전자서명이나 전송이 지연되면 내 시계에는 마감 전이어도 접수는 늦을 수 있다. 입찰서를 보낸 뒤에는 화면에 제출 완료 응답이 나왔는지, 나의 온비드 입찰내역에 해당 물건이 잡히는지 직접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처음 쓰는 사람이라면 로그인과 본인확인, 전자서명 수단을 입찰 당일 처음 시험하지 않았으면 한다. 인증서가 만료됐거나 비밀번호가 막히는 일은 컴퓨터 앞에서 의외로 자주 생긴다. 대리입찰이나 공동입찰은 추가서류와 별도 제출기한이 붙을 수 있으니, 입찰서만 보내면 끝난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서류를 온라인으로 받는지 직접 받는지도 공고마다 확인해야 한다.
제가 잡는 내부 마감은 공고상 시각보다 훨씬 이르다. 오후 5시 마감이면 적어도 그날 오전에 가격과 서류를 확정하고 제출 절차를 시작한다. 이건 온비드 규칙이 아니라 제 실수 방지 기준이다. 입찰가격을 마지막 순간까지 올렸다 내렸다 하면 시세 판단도 흐려지고 계좌 이체 시간도 부족해진다.
입찰보증금은 송금보다 정상 납부 확인까지 봐야 한다
입찰서를 제출했다고 유효한 입찰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공고에서 요구하는 입찰보증금을 지정 계좌에 기한 안에 납부해야 한다. 온비드 약관과 여러 공고는 마감 전까지 보증금이 납부되지 않으면 입찰이 무효가 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보증금 비율도 물건별 공고를 따라야 한다. 실제 공고에는 입찰금액의 5%를 요구하는 사례와 10% 이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모두 있다. ‘공매 보증금은 무조건 10%’라고 외워두면 금액부터 틀릴 수 있다.
가령 입찰가가 3억 원이고 공고상 보증금이 10%라면 3천만 원이 필요하다. 평소 이체한도가 하루 1천만 원이라면 마감 당일 계좌에 돈이 있어도 납부를 못 할 수 있다. 은행별 이체 가능 시간과 한도, 본인 명의 계좌 사용 조건, 가상계좌 번호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온비드 이용안내에는 보증금이 1천만 원을 초과할 때 분할 납부가 가능한 경우가 안내돼 있지만, 공고기관이 납부방법을 별도로 정할 수 있다. 실제로 전액 일시 납부를 요구하는 공고도 있으니 일반 안내보다 해당 물건의 공고 조건을 먼저 읽는다.
송금 앱에서 ‘이체 완료’를 봤다고 화면을 닫지 않는다. 계좌번호를 잘못 옮겼거나 은행 전산 처리에 시간이 걸리면 온비드에는 미납으로 남을 수 있다. 나의 온비드 입찰내역에서 보증금 납부 상태까지 확인한다. 온비드가 고액 보증금 송금 뒤 정상 입금 여부를 직접 확인하라고 별도로 당부한 것도 이런 이유다. 확인이 안 되면 마감 전에 온비드 고객지원센터와 공고기관에 문의할 시간이 남아 있어야 한다.
시계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물건의 위험이다
입찰 시간을 맞추는 일은 시작에 불과하다. 화면에 표시된 최저가가 싸 보여도 점유자가 누구인지, 인수할 권리가 있는지, 체납 관리비와 명도 비용이 얼마나 들지에 따라 실제 투자금은 달라진다. 등기사항증명서와 매각 관련 서류를 맞춰 보고, 현장에서는 출입 상태와 점유 흔적을 확인한다. 공고에 적힌 잔대금 납부와 계약 일정도 자금 조달 계획에 넣어야 한다. 낙찰 뒤 대출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으면 보증금을 잃을 위험까지 생긴다.
저라면 입찰가를 정할 때 예상 매각가에서 취득세, 명도비, 수리비, 금융비용, 보유기간 비용을 먼저 뺀다. 예를 들어 예상 매각가가 3억 5천만 원이어도 각종 비용과 안전 여유분이 5천만 원이라면 3억 원을 넘는 입찰가는 신중해야 한다. 숫자는 물건마다 달라지지만 계산 순서는 같다. 마감이 다가온다고 조사하지 못한 권리관계를 ‘아마 괜찮겠지’ 하고 넘길 이유는 없다.
온비드 입찰 시간을 묻는 분에게 저는 종료 시각 하나만 답하지 않는다. 해당 회차의 시작과 마감, 서류 제출기한, 보증금 정상 납부 여부, 개찰 시각을 같이 본다. 그 네 가지를 차분히 확인할 여유가 없는 물건이라면 저는 이번 회차를 보내는 편이다. 놓친 입찰은 다음 기회를 찾을 수 있지만, 서두르다 잘못 낸 입찰은 낙찰 뒤에도 오래 따라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