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주택수 포함 기준일을 놓칠 뻔한 입찰 이야기

입찰표를 쓰기 직전에 휴대전화로 분양계약서를 다시 확인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낙찰받을 집의 시세나 권리관계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가진 분양권이 주택 수에 들어가면 취득세 계산이 달라지기 때문이었죠. 경매에서는 몇 백만 원 차이로 낙찰이 갈리는데, 세금을 잘못 잡으면 낙찰받고도 수익 계산이 뒤집힙니다.
분양권 주택수 포함 기준일을 찾을 때는 먼저 세금 이름부터 나눠야 합니다. 취득세와 양도소득세의 적용 시작일이 다릅니다. 또 분양권을 갖고 다른 집을 사는 경우와, 분양권으로 완공된 집을 취득하는 경우에도 주택 수를 판단하는 시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취득세는 2020년 8월 12일을 먼저 본다
경매로 주택을 낙찰받는다면 취득세 계산에서 기존 분양권이 주택 수에 들어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원칙적으로 2020년 8월 12일 이후 취득한 주택 분양권은 취득세 중과 여부를 판단할 때 주택 수에 포함됩니다. 그 전에 취득한 분양권에는 경과 규정이 적용됩니다. 날짜가 경계에 걸려 있다면 분양계약서와 계약금 지급 자료까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예를 들어 무주택자가 2022년에 아파트 분양권을 취득했고, 그 권리를 보유한 채 2026년에 경매 주택을 낙찰받는다고 해보죠. 낙찰받는 주택의 취득세를 계산할 때 분양권을 없는 셈 치고 ‘첫 집’으로 계산하면 위험합니다. 세대의 다른 주택과 권리, 낙찰 주택의 소재지, 중과 제외 사유를 함께 봐야 실제 세율이 나옵니다.
여기서 제가 현장에서 자주 보는 실수가 있습니다. 분양권 취득일과 새 아파트 입주일을 같은 기준일로 생각하는 겁니다. 분양권을 보유한 상태에서 별도의 주택을 낙찰받을 때는 그 낙찰 주택의 취득 시점에 세대가 무엇을 보유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반대로 그 분양권으로 완공된 주택을 취득할 때는 원칙적으로 분양권 취득일, 분양사업자와 직접 계약했다면 분양계약일의 세대별 주택 수를 기준으로 세율을 판단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취득세는 완공된 주택을 취득할 때 내더라도, 주택 수를 세는 날짜까지 입주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양도소득세는 2021년 1월 1일이 갈림길이다
살던 집을 팔 계획이라면 날짜를 한 번 더 바꿔 봐야 합니다.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2021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분양권은 기존 주택의 1세대 1주택 비과세 여부 등을 판단할 때 주택 수에 포함됩니다. 2020년에 취득한 분양권을 보유한 경우와 2021년에 취득한 경우를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가령 2019년에 산 집 한 채를 가진 사람이 2022년에 분양권을 취득하고, 집값이 올랐으니 기존 집을 팔겠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등기된 집은 한 채여도 양도소득세 판단에서는 1주택과 1분양권을 가진 세대가 됩니다. 곧바로 비과세가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일정한 요건을 갖춘 일시적 1주택·1분양권 특례가 있지만, 종전 주택 취득 후 분양권 취득까지의 기간과 종전 주택을 파는 기한 등을 따져야 합니다. 국세청 질의회신에서도 종전 주택을 취득한 지 1년이 지나기 전에 분양권을 취득한 사례는 해당 특례를 적용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당첨 문자 받은 날부터 무조건 한 채 추가’라고 외우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최초 공급계약인지, 남의 분양권을 사들였는지, 증여받았는지에 따라 확인할 계약과 취득 시점이 달라집니다. 경계일 근처 물건은 청약 당첨 화면만 보지 말고 공급계약서, 분양권 매매계약서, 잔금 자료를 나란히 놓고 봐야 합니다.
입찰가 100만 원보다 세금 차이가 클 수 있다
실제 물건을 검토할 때 저는 숫자를 두 장에 나눠 적습니다. 첫 장에는 낙찰가, 취득세, 경락잔금대출 이자, 명도비, 수리비를 적습니다. 둘째 장에는 기존 집을 언제 팔지와 그때의 양도소득세 조건을 적습니다. 분양권이 있으면 두 장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입찰표에 적을 금액만 정교하게 계산하고 세금은 나중에 세무사에게 묻겠다는 방식은 순서가 거꾸로입니다.
가정해보죠. 낙찰가 4억 원짜리 주택에서 취득세율을 1%로 잡으면 본세는 400만 원입니다. 같은 가격에 8%가 적용되면 본세만 3,200만 원입니다. 차이는 2,800만 원입니다. 실제 적용 세율은 주택 수와 지역, 예외 규정에 따라 달라지고 지방교육세 등도 별도로 계산해야 합니다. 그래도 이 정도 차이라면 예상 수익 2,000만 원짜리 입찰은 시작부터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특히 분양권을 가진 사람이 조정대상지역 주택에 입찰할 때는 ‘나는 아직 집이 없다’는 말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세법상 세대의 보유 현황을 확인하고, 일시적 2주택 요건에 해당하는지도 따로 검토합니다. 처분 기한이 있는 특례라면 팔 집의 매도가격과 거래 가능성까지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기한 안에 팔 생각이라는 말만으로 특례가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입찰 전에는 날짜 세 개를 종이에 적는다
제가 분양권이 얽힌 물건에서 먼저 적는 날짜는 분양권 취득일, 경매 주택 취득 예정일, 기존 주택 양도 예정일입니다. 첫 날짜로 분양권이 어느 제도의 적용 대상인지 가르고, 둘째 날짜에 세대가 가진 주택과 권리를 세고, 셋째 날짜로 양도소득세 비과세 특례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분양권으로 완공될 집의 취득세를 계산하는 상황이라면 분양계약 당시의 세대별 주택 수도 따로 적습니다.
- 분양권: 최초 공급계약인지 전매·증여 취득인지와 계약서상 날짜
- 세대: 배우자를 포함한 보유 주택, 입주권, 분양권 현황
- 낙찰 물건: 소재지와 취득세 중과 제외 가능성
- 매도 계획: 종전 주택 취득일과 실제 처분 가능 시기
경계일이 걸리거나 세대 구성이 바뀐 사례라면 입찰 전에 관할 지방자치단체 세무부서에 취득세를, 세무전문가에게 양도소득세를 각각 확인합니다. 저는 권리분석표의 말소기준권리만큼이나 이 날짜들을 중요하게 봅니다. 낙찰은 한 번의 입찰로 끝나지만, 날짜를 잘못 읽어 늘어난 세금은 그 뒤의 수익에서 그대로 빠져나가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