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권리금 세금 계산해봤더니 입찰가가 달라졌다

상가 경매 물건을 보러 갔다가 임차인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여기 권리금만 3천만 원은 받아요.” 그 말을 듣고 낙찰 뒤 받을 돈처럼 계산하면 위험합니다. 상가 권리금 세금은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넘기는지부터 따져야 합니다. 건물을 낙찰받는 일과 임차인의 영업을 넘겨받는 일은 서로 다른 거래니까요.
낙찰가에 권리금을 얹기 전에
권리금은 흔히 시설, 거래처, 단골, 입지에서 생긴 영업상의 가치를 주고받는 돈입니다. 보통 기존 임차인과 새 임차인 사이에서 오갑니다. 경매로 건물 소유권을 취득했다고 해서 기존 임차인의 영업권까지 함께 취득하거나, 그 임차인이 말한 권리금을 곧바로 받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제가 입찰가를 잡을 때는 권리금을 예상 수입에 먼저 넣지 않습니다. 임차인의 대항력과 보증금 인수 여부, 점유 상태, 임대차가 이어질 가능성을 따로 확인합니다. 그 뒤 실제로 새 임차인을 구할 수 있는지 봅니다. 주변 가게에서 권리금 거래가 있었다는 말만으로 내 물건에도 같은 금액이 붙는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낙찰 후 기존 임차인에게 시설이나 영업을 넘겨받기로 했다면 권리금 계약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는 임대차보증금, 시설 대금, 영업권 대가를 계약서에서 구분해야 합니다. 전부 ‘권리금’이라고 한 줄로 적으면 나중에 세금 계산과 분쟁에서 서로 다른 주장을 하게 됩니다.
권리금 3천만 원이면 264만 원이 먼저 보인다
기존 임차인이 영업권이나 점포임차권을 개인 자격으로 양도하고 받은 돈은 일반적으로 기타소득에 해당합니다. 국세청 안내와 소득세법 시행령상 이 유형은 지급액의 60%를 필요경비로 인정하는 방식이 적용됩니다. 원천징수 대상 거래라면 나머지 40%에 소득세 20%, 지방소득세를 더해 계산하므로 지급액 기준 8.8%가 됩니다.
권리금이 3천만 원인 예를 들면 필요경비는 1,800만 원, 기타소득금액은 1,200만 원입니다. 원천징수세액은 소득세 240만 원과 지방소득세 24만 원을 합쳐 264만 원입니다. 지급자가 이를 떼고 지급하는 구조라면 양도자가 받는 돈은 2,736만 원입니다. 계약서에 적힌 3천만 원이 ‘세전 금액’인지, 양도자가 실제로 받을 ‘실수령액’인지부터 합의해야 금액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8.8%를 내면 세금이 끝난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다른 기타소득과 합친 연간 기타소득금액이 300만 원을 넘으면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 될 수 있고, 다른 소득과 합산한 결과에 따라 추가 납부나 환급이 생깁니다. 권리금 3천만 원 사례의 기타소득금액은 1,200만 원이므로 원천징수만 보고 거래를 끝낼 상황이 아닙니다. 사업용 고정자산과 함께 넘기는 영업권 등은 소득 구분이 달라질 수 있어 거래 내용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부가세까지 붙는지 계약 전에 확인한다
권리금에서 가장 자주 부딪히는 말이 “부가세는 별도인가요?”입니다. 사업자가 영업권이나 시설 등을 개별적으로 넘기는 거래라면 부가가치세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일반과세 거래에서 권리금 3천만 원을 부가세 별도 공급가액으로 정했다면 부가세 300만 원을 더한 지급액은 3,300만 원입니다. 앞의 8.8% 계산은 소득세 원천징수 예시이고, 부가세 계산과 같은 세금이 아닙니다.
사업에 관한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넘기는 ‘사업의 양도’에 해당하면 부가가치세법상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서에 ‘포괄양수도’라고 써두기만 하면 인정되는 건 아닙니다. 실제로 무엇을 승계하는지, 재고와 시설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새 임차인이 어떤 사업을 이어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세금계산서 발급 여부도 이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시설비 1천만 원, 영업권 2천만 원이라는 설명을 듣고도 계약서에는 권리금 3천만 원만 적힌 경우를 봅니다. 그러면 양도자는 자신이 설치한 설비값이라고 하고, 양수자는 단골과 영업자리를 산 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품목별 목록과 금액, 인도 상태를 남겨두면 세금 문제뿐 아니라 철거·원상복구 문제를 따질 때도 도움이 됩니다.
제가 계약 직전에 다시 보는 세 장
첫째는 임대차계약서입니다. 기존 임차인의 보증금과 차임, 계약기간을 확인하고 새 임차인이 건물주와 임대차계약을 맺을 수 있는지도 봅니다. 권리금 계약만 먼저 체결했다가 임대차 조건이 맞지 않으면 돈과 시간이 함께 묶일 수 있습니다.
둘째는 권리금 계약서입니다. 지급 주체와 수령 주체, 시설·재고·영업권의 범위, 부가세 포함 여부, 원천징수 처리, 임대차계약이 성립하지 않을 때 돈을 어떻게 돌려줄지를 적습니다. 사업자등록 상태와 실제 돈을 받는 사람이 일치하는지도 확인합니다. 말로 합의한 금액은 나중에 세전·세후 다툼으로 번지기 쉽습니다.
셋째는 입금 내역과 증빙입니다. 현금으로 주고받으면 거래 자체를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지급자가 원천징수 의무를 지는지, 지급명세서 제출이 필요한지 거래 당사자와 사업 형태에 맞춰 확인하고, 양도자는 다음 해 소득세 신고 때 쓸 자료를 보관해야 합니다. 경매 투자자라면 이 서류를 보기 전까지 권리금을 확정 수익처럼 입찰표에 넣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권리금 3천만 원이라는 말은 현장에선 꽤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세금과 계약 조건을 적어 내려가면 누가 얼마를 내고 얼마를 받는지부터 다시 계산하게 됩니다. 저는 그 숫자가 맞아야 비로소 입찰가에 반영합니다.
